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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5월23일은 휴일이었다. 모친집 소파에 흐느적거리며 누워있다가 속보로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했다. 현실성 없는 뉴스가 믿기지 않아 한참을 딴 생각을 했다. 아파트 베란다를 통해 본 파란하늘에 날이 좋구나라고 말했을지 모르겠다. 며칠이 지난 뒤에야 울었다. 그리고 세월이 이렇게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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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을 맞이해 책장에서 대통령 관련책 3권을 골랐다. #노무현전집 은 전에 피드에 따로 올렸기에 제외했다. 나만의 작은 추모다.
* 운명이다
유시민작가가 대통령이 남긴 기록들을 정리하여 대신 집필한 자서전이다. 어린시절의 노무현부터 서거직전의 미완성 회고록에 담긴 노트 안의 노무현까지 연대기순으로 대통령 노무현의 시간을 담았다.
*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
노무현의 퍼주기 회담이었다는 보수언론의 공세가 심하던 때였다. 유시민작가는 김정일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재정리하는 동시에 회담 당시 상황과 분위기를 재현하여 의도적인 오독에 대한 '정당한 해석'을 다시 내린다
* 기록
오랜시절 대통령을 모셨던 윤태형비서관의 인간 노무현에 대한 기록이다. 가장 가까운거리에서 자신의 모든것을 기록하게 했던 대통령. 윤비서관은 노대통령의 공식과 비공식의 거의 모든 미팅에 배석하여 대통령의 상황과 고뇌, 판단의 실체를 온전히 기록하게 했다. 특히 봉하에서의 400일간의 에피소드도 풍성하여 인간 '노무현'을 읽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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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노대통령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는 본인의 고통을 참지 못하고 도피한 것이 아니다. 그가 믿었던 '생각'과 함께 했던 '사람들', 사랑하는 가족들이 자신으로 인해 더럽혀지고 짓밣히는 것을 막아내고자 몸을 던졌던 것이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그가 추구했던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외쳤었다. '조선 건국 이래 600년 역사에서 한 번도 제대로 된 정권교체가 없었다. 권력의 편에 서야만 비로소 권력을 이어받을 수 있었던 역사였다. 권력에 맞섰던 사람 가운데 패가망신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자손들의 앞길까지도 막아 버렸다. 적어도 무사하게 밥이라도 먹고 살려면 권력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시비를 가리지 말고 납작 엎드려 살아야 했던 기회주의 역사가 무려 600년이었다.'고 말이다. 이기고 싶었으나 그는 그 기득권 권력들에게 지고 있었다. 몸을 던지기 전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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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퇴임식 다음날, 서울동부지검은 문재인정권에서의 산업부장관과 청와대 비서관의 수사기록을 전에 담당하던 대전지검으로부터 열람 복사해 왔다. 문정권의 블랙리스트를 수사하는데 원전경제성 평가에 관여했던 장관과 청와대가 관계가 있을까를 본다는 취지다. 장관의 윗선이 관여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했단다. 이 뉴스를 전해준 김어준앵커의 말대로 장관의 윗선은 대통령 한명 밖에 없다.
노대통령 13주기 추도식에 오늘 열렸다. 친구 문재인대통령은 5년만에 추도식을 찾았다. 힘은 지켜보는 우리들에게서 나온다. 희망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물론 행정부를 장악한 검사들은 더 촌스럽게 권력의 단물에 심취할 것이고, 자본의 사냥개가된 언론은 더 패악질을 질러댈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추도식을 바라보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p330 운명이다 "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와 검찰,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나의 실패를 진보의 실패라고 조롱했다. 노무현의 인생만이 아니라 부림사건 변론을 맡았던 이래 내가 했던 모든 것을 모욕하고 저주했다. 민주화운동과 시민운동, 그리고 대통령직 5년을 포함한 정치 20년, 그 모든 것에 침을 뱉었다. 재판이 다 끝날 때까지 그런 일이 끝없이 되풀이될 것이다. 그들은 나의 실패를 진보의 실패로 만들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이것이 가장 두려웠다. 그래서 수십 년 동안 나를 도와주고 나와 함께 무엇인가를 도모했던 분들을 향해 말했다. 노무현의 실패가 진보의 실패는 아니고 "
p298 기록 " 사람들은 되지도 않을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만류한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다르다. 세상에는 안 된다고 한 일이 사람의 의지로 이루어진 사례가 무수히 많다. 옳은 일이면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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