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거짓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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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알고리즘 덕에 이 책을 발견했다. 문학동네 직원들이 이 책을 보고, 자기가 편집을 맞지 못한 걸 아쉬워하는 영상이었다. 연기자들도 아니고, 진심이 느껴지는 한탄과 감정표현에 이 책은 ‘찐’이다 싶었다. 배송을 받고 읽기 시작하면서 왜들 그렇게 아쉬워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이 책은 책태기 극복용 ‘신나는 스릴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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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러에서 아픈 어머니와 힘든 삶을 이어가던 소녀 루카는 이쁜 외모에 비상한 머리를 이용해 생계형 도둑질로 생활을 이어간다. 어느 날 위기의 그녀를 구해준 신비의 인물 ‘스미스’는 그녀를 자기의 부하로 삼는다. 스미스는 그녀에게 특정 인물의 삶을 선사하고, 그 사람인척 하면서 무엇을 훔치거나 정보를 빼내는 일을 시킨다.

이번 임무는 ‘라이언’이라는 미남 사업가에게 접근하여 정보를 캐라는 명령이다. 루카는 ‘에비 포터’로 신분세탁을 하고 자연스럽지만 (치밀한 계획하에) 라이언에게 접근할 수 있었고, 이 두 선남선녀는 사랑에 빠진다. 라이언의 삶에 한걸음 씩 잘 들어가고 있다고 믿던 순간에 ‘에비’는 황당한 상황에 쳐하고 만다. 눈앞에 ‘루카’라는 여성이 나타난 것이다. 자신이 숨기고 있던 과거를 그대로 가진채 말이다. 

이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과거의 사건은 현대의 사건으로 엮혀 소환되고 인물들의 의도는 꼬이고 풀리고를 반복한다. 반전의 반전은 이어져 끝날 때까지 결말을 예측하기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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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스릴러는 몇가지 공통점들이 있다. 

먼저, 도입부의 흡입력이다. 개성적이며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독자의 시선을 확 끌 수 있어야 한다. 이 소설의 첫 부분은 부잣집 아들 ‘라이언’의 부자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는 사건이 진행된다. 작은 사건이지만 비밀을 가진 루카 아니 에비는 멋지게 자신의 계획을 성공한다. 바로 다음 사건이 중금해 진다. 

자칫 스릴러는 핍진성을 잃기 쉽다. 반전에 대한 중요성 때문에 논리적 구조가 약한 경우들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의 플롯은 탄탄하다. 독자로서 속을 수밖에 없는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그 속임을 당한 것에 대한 불만이 안 생긴다. 높은 밀도, 단서의 배분방식, 전개의 속도감 등 잘 만든 스릴러 소설이 갖추어야 할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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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소설로 타협할 수 밖에 없었을 ‘결말’도 이해할 만하다. 읽는 독자 모두가 행복해야 하는 목표 하에 설정된 결말일 것이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책을 덮으며 만족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나 역시, 이런 장르소설을 좋아라 하는 사람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살짝, 주제가 되었던 인물이 되었던 좀 더 깊이 있는 고민거리를 주었으면 싶었는데, 그런 부분은 사실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이런 종류의 소설에 바라기엔 너무 큰 욕심이긴 하다.  

✍ 한줄감상 : 이쁘고 똑똑한 여주인공과 선하며 잘생기고 돈 많은 남주인공이 ‘흥미진진한 사건’에 휘말려 그것을 잘 풀어 나가는 이야기. 스릴러 팬이라면 강추!☺

p33 “ 거짓말을 할 때는 가급적 진실에 가깝게 유지하며 군더더기를 붙이지 않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지만 이건 또 그것과 느낌이 다르다. 나는 라이언에게 불필요한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다. “

p43 “ 첫번재 거짓말이 중요하다. 생각 없이 던지는 사소하고 무해한 거짓말을 말하는 게 아니다. 중차대한 거짓말을 가리키는 것이다. “

p151 “ 나는 나 자신의 삶을 잠깐 스쳐지나가는 유령이다. “

p181 “ 죽음은 상당한 조직력과 체계를 요구한다. “

p339 “ 나는 내게 우리의 가능성에 대해 애도할 5분 준다. 가능할 수도 있었던 미래를 슬퍼하는 5분. “

p350 “ 그 아이는 이 트레일러에서 만은 것을 깨우쳤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때론 충분치 않다는 것을 배웠다. “

p390 “ 도망치는 것이 선택지였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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