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Life

편안함의 습격

기시군 2025. 8. 5. 12:51

#편안함의습격 #마이클이스터 #수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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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편안함에 습격당한 자다. 문명의 발달에 따라 우린 너무나 손쉽게 판안함에 중독된다. 하지만 그 결과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망치고 있다면? 사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디테일에 약할 뿐, 우리는 뛰고 달리고 덜 단 걸 먹어야 하고 기름진 고기보다 싱싱한 야채를 먹어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문제는 그 실천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이동진평론가의 추천으로 알게 된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는 실천을 위한 ‘자기 계발서’이다. 단지 돈과 성공을 목표로 설계된 책이 아닌, 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조언들을 자신의 경험을 담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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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마이클 이스터는 건강 관련 저널리스트이자 대학교수다. 전 세계를 돌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인간의 삶, 건강, 행복, 의미에 관한 것들을 인터뷰하고 기록하며 생활해 왔다. 

이번에 그는 큰 결심을 했다. 불편함이 삶에 도움이 된다는 가설을 경험해 보고자 문명을 떠나 알래스카 오지에서 한 달 살기를 결정한다.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만을 가지고 한 달을 살며 180Kg짜리 순록을 사냥하기로 했다. 덜덜거리는 경비행기를 타며 착륙한 그곳은 너무나 추웠고, 다음 비행기는 한 달 뒤에나 온다. 그곳에서 그는 죽지 않을 정도까지만 힘들었고, 절대 고요 속에서 따분함이 편안함으로 변하는 경험도 하게 된다. 죽을 것 같은 보름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사냥이 가능한 거대한 순록을 만났다. 그는 그 순록을 겨냥한다. 망설여진다.  

내용의 흐름은 단순하지만, 저널리스트의 책답게 중간중간 계속 상황에 맞는 최신 연구결과들을 삽입한다. 각종 불편함들이 어떻게 인간에게 유익하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한다. 특히나 배고픔의 ‘불편함’을 어떻게 이해해야 적당한 체중조절이 가능하게 하는지를 설명해 주며, 단순 운동이 아니라 어떤 ‘불편한 운동’이 건강한 몸을 만드는지를 쉽게 이해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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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먼저 사냥에 대한 윤리 이슈는 없을까 생각했다. 순록사냥은 엄격한 룰이 있다고 한다. 늙은 수컷만 사냥이 대상이 된다고 한다. 오래된 인류의 본능인 ‘사냥’이 현대 사회에서 이런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괜찮은 일일까? 하긴 대규모 사육으로 죽어가는 소나 돼지의 공장형 사육이 더 큰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 비건이 되어야 할까. 인간 이성이 비건을 선택할 수 있지만, 동물의 한 종류인 인간은 기나긴 진화과정에서 다른 생물의 목숨을 끊어 그 살로 에너지를 채워왔다. 육식을 금지시킬 방안은 불가능하다. 내 몸에 새겨진 사냥’ 본능’은 좀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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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적인 목표의 달성, 재테크 등을 말하지 않은 점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특히 죽음을 바라보는 성찰적 태도는 다시 한번 삶의 여유를 고민하게 해 주었다.

인상적인였던 부분 중 하나는 따분함이었다. 내가 따분함에 취약한 상태라 그렇다. 멍하니 있는 시간을 자주 보내지 못한다. 책이라도 들고 있어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따분함은 동기를 자극하는 상태다. 아무것도 없던 어린 시절 우리는 말 그대로 뒹글거리며 심심하다 뭘 하면 재미있을지 궁리를 했었다. 라디오, TV, 그리고 아이폰의 출현은 모든 따분함을 사라지게 했다. 뇌는 쉬지 못하고 계속 혹사되는 상태를 인류는 맞아하게 되었다. 나도 그중 한 명이다. 멍하니 보내는 시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아무튼, 실용적인 면이 많은 책이다. 가장 좋은 운동은 23kg 정도의 무게의 짐을 메고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자연을 향기를 맡으며 밖을 빠르게 걷는 ‘러킹’이라 추천한다. 그리고 좀 지저분하게 사는 게 오히려 건강에 좋다고도 한다. 이런 조언 사이에 가득 담겨있는 ‘교양’과 ‘지식’은 보너스다. 즐겁게 읽히는 책이었다. ☺️ 

✍ 한줄감상 :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유한한 우리 삶에 ‘불편함’이라는 외면하고 싶은 아이템을 끌어들여보자. 생각하지 못한 ‘행복’을 맞이할지 모른다. 작가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덧, 
몇 부분에서 반론도 떠올랐다. 인구밀도가 낮아야 행복하다는 이 책의 주장에 반해, #도시의승리 같은 책은 대도시 밀집된 인간들이 만들어 내는 시스템들이 더 많은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하나, ‘책임을 전제로 한 총기 소지’에 찬성한다는 저자의 입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총기 소지는 불안전한 ‘책임’이란 단어로 허용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p31 “ 인간은 편안함을 추구하도록 진화해 왔다. 본능적으로 인간은 안전, 은신처, 온기, 잉여 음식물, 최소한의 노력을 추구한다. “ 

p34 “ 미국인은 하루 중 83퍼센트 이상의 시간을 냉난방 시스템에 있는 실내에서 지낸다. “ 

p44 “ 인간의 뇌는 상대적인 비교를 하도록 진화했다. 자신이 보거나 경험한 모든 상황을 기억하는 것보다 상대 비교를 하는 것이 뇌의 에너지를 훨씬 적게 소모하기 때문이다. “ 

p85 “ 요즘 사람들은 너무 바깥만 보면서 살고 있습니다. 무더기의 ‘좋아요’를 받기 위해 튀는 행동을 하고 그걸 소셜미디어에 올립니다. 인생의 진짜 도전은 내면을 향해야 합니다. “

p88 “ 평생을 보호 속에 살아온 사람들에 비해 역경을 겪은 사람들이 정신적 안녕 지수가 높다는 것이 지난 몇 년에 걸친 연구의 결론입니다. “ 

p94 “ 노련한 사냥꾼도 사냥 성공확률이 25퍼센트 정도입니다. “

p129 “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은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과 함께 있으면서 불편함을 느끼거나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는 능력이다. “ 

p196 “ 프랙털은 우리 뇌가 좋아하는, 조직화된 혼돈이다. 실제로 오리건대학교의 연구진은 폭음과 재즈음악 속에서 탄생한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록의 그림이 프랙털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p225 “ 체중 감량은 배고픔이라는 불편함을 동반한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바로 이런 불편함에 저항하는 능력이다. “. 

p229 “ (가공식품의 문제점) 그런 음식들이 칼로리 밀도가 높은 반면에 포만감이 덜하기 때문에 과식하게 만들어 살을 찌게 한다는 겁니다. “ 

p252 “ 우리가 감자 한 알로 얻을 수 있는 포만감을 느끼려면 무려 1,190칼로리에 해당하는, 크루아상 일곱 개를 먹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

p268 “ 배고픔은 단순한 결핍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 몸이 더 강력하게 기능하도록 돕는 생존 메커니즘이다. “ 

p315 “ 내 인생에서 가장 지속적인 행복은 사회가 정해준 조건에서 온 것은 아니었다. 돈, 학위, 직위, 직업, 물질 그 어느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내 마음 상태에서 비롯됐다. “

p332 “ 폭력에 의한 죽음, 추위로 인한 죽음, 굶주림으로 인한 죽음, 이것이 숲 속을 우아하게 거니는 아름다운 야생동물들의 ‘일반적인 최후’ 다.

p346 “ 운동으로 인한 피로가 대부분 방어적인 ‘감정’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운동 중 느껴지는 피로감은 심리적 상태일 뿐이며, 실제로 신체적 한계와는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 

p388 “ 물론 운동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하지만 운동은 뇌졸증과 우울증치료에 약물보다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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