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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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칼라’라는 계급에 관심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치러진 선거는 대부분 중도라 불리는 이들이 승패를 좌우한다. ‘중도’를 차지하는 사람들의 분류를 보자면, 노동의 어려움에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없는 노동자계급과, 화이트칼라로 급여노동자이지만 자본가 친화적인 가고를 하는 사람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런저런 책을 통해 그들의 사고패턴과 정치적 성향 변화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지만, 그 시작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기에 한 번은 힘줘서 공부하고 싶었다.
마침, 평소 애정하는 출판사인 ‘돌베개’에서 이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협찬제의는 받지 않지만, 내가 협찬제의를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뻔뻔스러운 생각에 책 요청을 드렸고 흔쾌히 책을 보내 주셔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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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50년대, 당시 자본주의의 새로운 계급으로 만들어진 ‘화이트칼라’의 형성과정과 특성을 정리한 방대한 책이다.
유럽처럼 농노에서 시작되지 않은 미국의 자작농의 역사를 보면 조금은 일반적인 유럽 자본주의 체제와는 다른 발전단계를 거쳤다. 원주민들의 땅을 빼앗아 어느 정도 힘을 가진 자작농들은 구중간계급을 형성하여 일정정도 영향을 을 발휘할 수 있는 시기가 있었으나, 미국의 급속한 산업화가 자본의 집중화를 거쳐 초대기업으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농경마저도 대형화 시스템화가 되며 구중간계급은 몰락한다. 그러며 나타나는 계급이 대기업의 시스템을 움직이기 위한 관료제와 관료제의 톱니바퀴인 ‘화이트칼라’였다.
물론 이 화이트칼라도 단순하진 않다. 기업의 법률자문을 하거나 병원에 고용된 의사 등 고소득 화이트칼라부터 사무실에서 서류를 만들거나 영업을 하는 하위 화이트칼라까지 계층은 분화되고 각각의 특성을 띄게 된다. 지금도 유효한 화이트칼라의 성격에 관한 예시를 보자. ‘ 좋은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상사에게 공을 돌리고 나쁜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질타를 감수해야 한다. p154’ 7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런 계급적 특성은 동일하다.
미국의 경우 기업의 소유권은 확대되었지만 운영권은 축소되었다. (한국은 재벌체제 때문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사실이 재산의 힘(자본)이 약화되었다는 소리는 아니다. 오히려 ‘지산의 소유의 힘은 비개인화되고 간접화되며 감춰진다. 하지만 그 힘은 최소화되지도 감소하지도 않았다. p171’ 자본은 더 집중화되고, 모든 걸 자본화한다. 이제 저자의 예언은 현실이 되었다. 우리는 이미 ‘ 재능과 이데올로기가 상품 p243’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는 4가지 경우의 전망을 이야기했다. 첫째, 화이트 칼라가 다음의 지배계급이 되는 것, 두 번째, 사회의 갈등 완화를 통해 사회의 균형추 역할을 하게 되거나, 세 번째, 진정한 부르주아지로 보수, 반동, 파시즘 쪽을 향하게 되거나, 마지막으로 마르크스의 이론에 따라 이들도 프롤레타리아가 될지 모른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는 시점에 따라 사람에 따라 선호하는 전망이 다를 것 같다. 책 전체에서 가장 오래 생각한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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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도 몇 번 언급되지만 카프카가 계속 생각이 났다. 이 사회학 책은 카프카 #성 등의 작품을 통해 말했던 관료제의 인간소외의 현현이다. 1950년대 타자기 앞에서 영혼 없는 타이핑을 하던 하층 화이트칼라는 2020년 감정노동을 하는 서비스직, 플랫폼에 고용된 자영업자라 불리는 배달노동자로 이어진다. ‘관리자’라 불리는 관료 역시 화이트칼라이나 이들은 권력의 하수인이자 전달자 또는 ‘생각 없는’ 문지기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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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의 성의 있는 해설도 좋았다. 역자의 비판에도 일부 동의한다. 저자는 일에서 얻는 노동자 또는 화이트칼라가 얻는 성취감에 대한 사유 부족하며 매우 당연하지만 매스미디어에 영향력의 판단엔 부족함이 보인다. 특히 구중간계급과 때서 생각할 수 없는 ‘노예제도’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한 시대 자체에 대한 깊이 있는 조망은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시도이자,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이미 현실 자본주의가 거의 완벽하다 판단하는 사람은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다. ‘이즘’도 움직인다. 현존 자본주의 하에서 사회구조의 변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사회학 고전이라 말하고 싶다.
✍ 한줄감상 : 자본주의의 발전과정을 시대의 스냅샷을 찍어내어 그 의미를 파악한다는 점,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내겐 아주 의미 있는 독서였다.
덧,
책의 홍보문구를 통해 저자를 처음 알게 되었다. 찰스 라이트 밀스는 신좌파라는 단어의 시작을 알린 사회학자이자 자유주의와 교조적 맑스주의 모두를 비판하며 당대 미국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분석한 유명한 사회학자였다. 개인적으로 호기심이 더 갔던 부분은 50년대 보수적인 미국에서 BMW오토바이를 몰며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컬럼비아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는 점이 너무 멋져 보였다. 👍
p18 “ (화이트칼라) 소득의 원천은 같아도 이들이 얻는 소득의 양은 매우 다르다….. 거대한 위계질서의 파라미드에서 위와 아래에 어지러이 분산되어 있다. “
p19 “ (화이트칼라는) 기쁘게 응시할 장인정신의 산물이 없다. 그는 노동의 산물에서 소외된 채 해마다 똑같은 서류 업무의 일상을 반복하며, 여가를 더욱 열광적으로 모조품 사들이기에 쏟고, 자신을 편하게 해 주지도 풀어주지도 않는 인조 흥분에 취한다. “
p60 “ 남북전쟁 이후 산업가들은 높은 관세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 자국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외국상품을 차단했고, 필요한 외국 상품과 서비스는 잉여 농산물 생산을 통해 구매했다. “
p67 “ 1862년 링컨 대통령이 서명, 공포한 자영농 육성법으로서, 1934년까지 미국 토지의 10퍼센트가 개척민에게 분배되었다. 반면 원주민들은 많은 땅을 잃었다. “
p93 “ 1930년대 중반까지 5개의 담배회사가 전체 담배 작물의 절반 이상을 사들였고, 4개의 육류 포장업체가 도축된 모든 육류의 3분의 2를 가공했으며, 13개 밀가루 공장이 시판되는 모든 밀의 65퍼센트를 가공했다. “
p123 “ 중간계급의 변화는 부정적으로 보면 유산자에서 무산자로의 전환이며, 긍정적으로 보면 재산으로부터 새로운 계층화의 축인 직업으로의 전환이다. “
p145 “ 당신(관료)이 휘두르는 권력은 빌린 것이다. 당신에게는 부하의 표식이 붙어있고, 당신의 말은 평범하다. 당신이 다루는 돈은 타인의 돈이고, 당신이 분류하고 섞는 서류에는 이미 타인의 표지가 남아 있다. 단신은 결정의 하수인, 권위의 조력자, 관리의 앞잡이다. “
p208 “ 학교 교사, 특히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의 교사는 전문직의 경제적 프롤레타리아다. “
p225 “ 모든 중간계급 집단 중에서 지식인은 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이질적이다. “
p325 “ 노동에 대한 사랑이나 증오는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지 않으며, 특정한 종류의 노동에 내재되어 있지도 않다. 노동에는 본질적인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노동은) 그 일에 대해 자신이 부여하는 의미,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그 일에 대해 갖는 견해의 합이다. “
p347 “ 직업의 네 가지 측면(숙련, 권력, 소득, 지위)을 모두 고려해야만 노동의 의미와 기쁨의 원천을 이해할 수 있다. “
p361 “ 위신에 대한 화이트칼라의 주장은 그들의 호칭이 암시하듯이 외모 스타일로 표현된다. 화이트칼라는 직장에서 평상복을 입을 수 있고, 또 그렇게 요구받는다. “
p381 “ 베블런은 계속 말한다. ‘ 만나는 사람 대부분에게 지불 능력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것 말고는 우리에게 ‘보여줄 게 많지 않다. ‘ “
p438 “ 다음 세대가 경과하면서 하위 화이트칼라와 임금노동자 사이에 ‘사회 계급’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
p511 “ 비인격적이고 익명성이 강화된 통제 시스템에서는 명시적인 대응이 불가능하다. 불안이 두려움을 대체하고, 불안정이 근심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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