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Life

영수와 0수

기시군 2025. 9. 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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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와0수 #김영탁 #arte #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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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의 작가 김영탁감독(이자 작가)이 신작 장편을 출간했다. 영수와 O수라니 무슨 소린가 했다. 복제인간이 가능한 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었다. 작가는 갑갑하고 제한된 현실보다 폭넓게 상상력을 펼치고 싶어 하나 보다 생각했다. 두 영수를 만나러 소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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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배경과 앞부분만 살짝 살핀다.

바이러스와 AI가 세상을 바꿔놓은 곳에 영수는 산다. 신체 컨디션에 따라 가족여부와 상관없이 A구역부터 E구역에 나눠서 거주해야 하며, 치료에 실패한 바이러스 덕에 외출은 방호복을 입고 해야 하는 세상이다. AI기술은 극도로 발달하여 인간은 노동에서 해방된 시대다. 문제는 노동이 사라진 세상에서 사람들은 삶의 무의미 때문에 자꾸 자살을 한다. 인구소멸을 우려한 정부는 강제 근무제를 시행했다. 자살은 법으로 금했다. 식구 중에 한 명이 자살을 하면 의무 근무일이 주 5일에서 6일로 늘었다. 

주인공 영수는 이미 아빠가 자살을 해 주 6일 근무 중이다. 영수는 죽고 싶다. 그런데 자기가 또 자살하면 한 명 남은 가족 엄마는 주 7일을 일해야 한다. 나 좋자고 엄마를 힘들게 할 수 없다. 그라다 좋은 방법을 찾았다. 나를 복제하여 복제인간을 만들어 놓고, 그놈은 일 시키고 나는 원하는 자살을 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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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의 디스토피아 한국버전이라고 할까? 복제인간이 나온다는 측면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미키17 이 떠오르기도 했다. 물론 다른 이야기다. 해야 할 일을 앞에 두고 몸이 두 개면 좋겠다는 발언의 김영탁식의 서사다.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이야기’를 시작했고, 나름의 ‘개연성’을 이어가며 하나의 긴 이야기를 완성했다. 

기억을 편집하고, 사고팔고, 이식할 수 있는 시대에 인간에게 사랑과 이별, 죽음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묻는다. 작가 말처럼 ‘삶에 대한 핑계(이유)를 찾기 위한 습관’은 이렇게 질문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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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중반까지 캐릭터와 구성, 전개 모두 빠르고 재미있게 진행된다. 죽음이 소재이긴 하지만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문제는 후반부 서사가 복잡해지면서, 이야기가 늘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뮤즈의 힘으로 찾은 이야기의 서두가 작가의 ‘노력’으로 출구를 찾으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무사히 마무리까지 끝냈지만, 전체의 균형감 측면에선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인물들을 통해 전달하는 이야기들, 기억, 사랑, 살아갈 이유 등 힘들게 하루하루를 메꿔가는 ‘우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경청하며 잘 들을 수 있었다. 잘 읽었다. 

✍ 한줄감상 : 작가는 이 작품을 외로워서 썼을 것이라 추정해 본다. 곰탕 영상화 완료될 때까지 죽으면 안 됩니다. 작가님. ☺️ (참고로 곰탕이 미니시리즈로 방영될 계획인 것 같다.)

덧,
이 책은 협찬도서로 받은 책이다. 받기로 한 이유는 전작 ‘곰탕’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에 작가에 대한 기대가 컸다. 곰탕엔 미치지 못했으나 즐겁게 읽었으니, 그걸로 되었다. ☺️ 단, 표지는 내 스타일이 아니닷!

p9 “ 너는 죽지 마라, 니 죽음의 죄까지 짊어질 자신이 나는 없다. 

p15 “ 회사 입구에서 에탄올 샤워를 했다. 직사각형의 긴 철제 프레임 안에 일렬로 늘어서면 촤하하 소리와 함께 에탄올이 뿜어져 나왔다. “ 

p18 “ (기억편집자는) 고된 편집을 마치고 나면 편집자의 기억도 지워야 했다. “ 

p32 “ 이놈의 개연성 집착은 죽기 직전까지도 못 버리겠지? “

p70 “ 그 사람도 몰랐던 거지. 그 기억 하나가, 겨우 자신을 지탱하고 있었다는 걸. 나는 그때 분명히 봤어. 기억의 힘을. “ 

p101 “ 여행이 왜 좋은가 하면, 여행은 인생에서 방관자가 될 수 있게 해 주니까. “ 

p170 “ 시간의 흐름도 인력이 관여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 사람은 시간을 빠르게 흐르게 하는 초능력자였다. “

p177 “ 어떻게 연애한 기억만 홀랑 있어. 헤어진 기억도 생기기 마련이지. 그 정돈 감수해야지. “ 

p180 “ 골 빠지게 애써봐야 결국은 한두 개, 많아 봐야 몇 가지 깨달음 안에 갇혀서 사는 거예요. 표현만, 말만, 단어만 좀 바꿔가면서, 지가 깨달은 그 몇 가지 안에 갇혀서 답답하게 사는 거라고. 그러니까 인생이 이렇게 지루한 거야. “ 

p285 “ 죽으려는 이유가 대단했던 게 아니라, 그렇게 많은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니라, 그냥, 나 외로웠었나 싶고. “ 

p329 “ 뭐래? 누나, 인간들도 원해서 태어나는 거 아니야. “ 

p331 “ 해도연은 삶을 이루는 게 거대한 하나의 감정이 아니라 잘게 나눠진 소소한 순간들이라는 걸 알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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