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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없는 집

기시군 2025. 10. 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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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없는집 #알렉스안도릴 #Fee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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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홈즈 다음으로 좋아했던 탐정이 미스 마플이었다. 아가사 크리스티는 기존에 없던 멋진 캐릭터를 만들었다. 뜨개질을 즐기는 평범한 할머니, 하지만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사람들을 행동패턴을 분석해 사건을 명쾌하게 풀어내는 통쾌함을 주는 여성캐릭터가 그녀다. 

스웨덴 작가, 알렉스 안도릴은 현대판 미스마플을  만들어 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식히려 오랜만에 추리소설이나 읽어볼까 싶어 집어든 책에서 ‘정통파 추리소설’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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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탐정 율리아는 아름다운 미모의 소유자이긴 하지만 어릴 때 당한 큰 사고로 다리가 불편해 지팡이에 의지해야 하고, 얼굴엔 큰 흉터가 있다. 사랑했던 남편과도 이혼을 하고 혼자서 탐정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어느 날, 그녀는 목재업의 재벌 만하임 그룹의 대표 페르 귄터의 사건의뢰를 받는다. 자신이 만취하여 기억이 없었던 다음날 아침 자신의 휴대폰의 시체의 사진이 찍혀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취중에 엉뚱한 짓을 하긴 하지만 설마 살인까지 벌인 걸까. 그걸 밝혀달라는 의뢰였다.  율리아는 사건을 진행하기로 하고, 전남편이자 현친구인 시드니와 페르귄터(PG)의 저택을 방문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은 사람은 PG의 형 베르테르임이 밝혀지고, 그가 살인을 당한 날은 만하임 그룹의 주주들이자 친척들이 모인 주주총회이자 파티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단 범인의 범위는 좁혀졌다. 그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다. PG본인, 그의 부인인 모니카, 지분을 가지고 있던 3명의 사촌 비에른, 안드레, 시리, 총 6명의 용의자. 사건에 가까이 갈수록 이 가문의 오랜 비밀에 조금 씩 다가서게 된다. 그리고 결국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말이 독자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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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상류사회의 모습 그리고 시골 저택의 생활상, 대자연의 풍광 등이 눈앞에 흘러 지나간다. 스웨덴 사람들의 상식선과 대화방식들은 익히 알고 있는 일반 서양인과도 조금은 다른 뉘앙스로 다가온다. 

사건 또한 그렇게 엽기적이거나 잔인하여 흥미를 유발하는 형태도 아니다.  너무나 일반적인 둔기에 의한 살인, 그것도 한 명이 죽었을 뿐이다. 책의 재미는 그 관계를 풀어가는 율리아의 능력에 있다. 흩어져 있는 단서들을 모아서 그 안에 담긴 의미들을 찾아내고, 다른 단서와 연결시켜 하나의 가정을 만들어내, 결국은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시키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솔솔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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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하거나 스펙터클한 추리소설을 원하시는 분들껜 추천드릴 만한 작품은 아니다. 잔잔하게 말로 하는, 머리로 하는 추리물을 좋아하신다면 잘 짜여진 한 편의 추리극을 관람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피와 시체가 사방에 널브러져 있는 하드고어 추리소설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머리싸움을 하는 추리소설도 좋아하기에 즐겁게 읽었다. ☺️

✍ 한줄감상 : 보통 작가와 머리싸움을 하는 ‘정통파 추리소설’은 작가에게 이겼냐 졌냐가 중요한데, 난 졌다. 🫩 거의 막판까지 범인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p40 “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비밀과 미스터리는 다 연결되어 있어. “ 

p75 “ 시드니를 만나기 전에도, 후에도 다른 남자들과 잠자리를 한 적이 있지만 율리아의 트라우마를 이해한 남자는 시드니가 유일했다. 오직 시드니와 있을 때만 죽고 싶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 

p179 “ 아는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페르귄터)은 조울증 환자예요. 조증기에는 섹스를 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심각하게 우울한 상태로 있어요. “ 

p218 “ 언젠가 내 영혼을 훔친 편지를 읽은 적 있다. “ 

p244 “ 너는 시드니를 너무 의지해. 율리아가 손길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시드니 하나만은 아니었다. 시드니가 무슨 마법사도 아니고, 율리아와 어쩌다 사랑에 빠진 평범한 남자에 불과했다. 제정신이 아니라라는 이류로 율리아를 배신한 남자이기도 했다. “ 

p288 “ 운명 그 자체가 붉은 방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각자의 인생이 복잡하게 뒤얽힌 이 가족을 한 명씩 쳐다보는 것만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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