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Life

레슨

기시군 2025. 11. 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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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이언매큐언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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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색 표지에 어린아이의 피아노 연주하는 장면의 표지는 매력적이었다. 이미 #속죄 #견딜수없는사랑 #암스테르담 등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터라, 주문단추를 클릭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받아 든 책은 생각보다 두꺼운 700페이지 정도의 볼륨이었다. 😅 

자전적 이야기라는 것은 알고 있었고, 한 사람의 삶을 담으려면 이 정도 분량은 되어야 한다고 이해해 줬다. 😋 일단 병렬독서로 서서히 읽어 나갔다. 작가 한 명의 ‘생’을 읽어 내려가는 길을 길고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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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가족들에게 ‘좋은 사람’은 아니었던 직업군인 아버지 그리고 자신의 무력함에 분노조차 하지 못하는 여자인 어머니 밑에서 주인공 롤런드는 성장한다. 

14세, 음악 레슨을 해주던 아름다운 여선생과 피아노 레슨과 다른 육체적인 레슨을 받으며 그는 한 번의 고비를 넘긴다. 쾌락과 자기 파괴의 위험은 그 둘의 공모였지만, 집착은 미리엄이라는 그녀가 더 컸다.

다행히 그물에서 탈출한 롤런드는 아름다운 곳에서 시간을 낭비할 이십 대를 보내며, 같이 작가 지망생인 엘리사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한다. 그리고 아들을 가진다. 가난한 그들은 사랑은 하지만 생활의 고통에 시달리게 되고, 어느 날 갑자기 아니 엘리사는 그 둘을 버리고 사라지고 만다.  

이제  이 긴 소설은 시작된다. 떠난 여자 엘리사, ‘너무’ 한 것이 아니라 ‘확고’ 한 것이라 말하는 그녀에 대해서, 그 이후에 롤런드가 관계 맺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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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연애는 편안하고 달콤하게 썩어간다. 서서히 p411 ‘ 그렇다면 어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불평과 분노 그리고 가끔 씩 찾아오는 평온 사이에서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다시 관계를 끊어가며 인생이라는 주어진 ‘시간’들을 서서히 만들고 허무는 행위의 연속 안에서. 당당히 썩어가는 것이 우리 인생이 아닐까.

롤런드가 당하는 것처럼, 갑자기 날아와 박히는 ‘사건’들은 우리에게 삶에 대해서 무엇을 알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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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후반부로 갈수록 깊어지는 감정의 정동을 같이 느낀다. 아버지를 미워하는 건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엘리사의 충고가 꼭 내게 던지는 말처럼 느껴진다. (나는 아직 나의 아버질 용서할 생각은 없다.)

미모를 가진 연상의 여선생님의 레슨이라는 자극적인 사건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읽어 나가면서 조금씩 다른 색깔로 내게 다가왔다. 그저 유명한 소설가 한 사람의 세월은, 그 전체가 ‘레슨’이었다고,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아주 ‘혹독’하고 모진 것이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는 그 ‘레슨’들을 잘 견디고 살아 남고 있다고, 왠지 작가는 말하는 것 같았다. 

스스로의 삶의 경의를 표할 수 있다면, 더 무엇이 필요할까? 좀 더 깊은 사유가 필요하다. 이런 책을 우리는 흔히 ‘좋은 작품’이라 한다. 

✍ 한줄감상 : 격랑의 시간을 지나는 ‘그’의 삶을 읽고 있다가 어느 순간 겹치는 시대를 지나고 있는 ‘나’의 삶에 대한 생각을 불러오게 만드는 소설.

p35 “ 결혼은 이인용 고문 기계로 킹사이즈의 가능성, 공유 정신병의 모든 변종을 아우른다. “

p157 “ 자신이 텅 빈 우주 공간의 멀고 무심한 별들 사이로 동쪽을 향해 시속 1600킬로미터로 굴러가는 거대한 바윗덩어리 위의 하찮은 유기체에 지나지 않음을 상기한다. “ 

p196 “ 피아노 레슨은 이제부터 일어날 일을 위한 리허설이었다. 그 모든 게 하나의 레슨이었다. 그녀는 그가 죽음과 마주할, 행복하게 증발할 준비를 갖추도록 해줄 터였다. “ 

p238 “ (이십 대) 이 년 후 그는 테니스장을 떠났다. 노트 기록에 의하면 338권의 책을 읽고 메모했다. “ 

p266 “ 반복되고 재개되는 무아지경, 탐욕, 집착, 탈진, 그건 사랑이었을까? “ 

p429 “ 롤런드는 아버지의 모든 것에 연루되어 있었다. “ 

p453 “ 작가 플로베르 자신도 열네 살 때 스물여섯 살 유부녀와 사랑에 빠졌다. “ 

p473 “ 세상에 ‘물질’이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사건만 존재할 뿐이다. “ 

p559 “ 훌륭한 결정은 합리적 계산보다 갑작스럽게 밀려드는 좋은 기분에서 나오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그가 내린 최악의 결정들도 마찬가지였다. “ 

p603 “ 그녀가 스스로 무너질 때까지 고통 속에서 살아남도록 하는 것이 법이 정한 의학적 의무였다. “

p621 “ 삶을 돌아보며 너무 많은 패배를 인정하는 건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니었다. “ 

p627 “ 엔트로피는 인간의 많은 수고의 슬픔의 중심에 놓인, 불안하면서도 아름다운 개념이다. “

p650 “ 오래전에 끝난 연애와 결혼은 과거에서 온 엽서와도 같다. “

p674 “ 롤런드에게 죽음의 한 가지 심각한 문제점은, 이야기에서 제외된다는 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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