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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내가 행복한 이유

by 기시군 2022.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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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무엇인가. 문과적인 정의말고 이과적인 정의로 들어가보자. 행복감은 뇌에서 세로토닌이 많이 분비될때 나타난다. 세로토닌은 신경전달물질이다. 신경전달물질은 뇌안에서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세포가 분비하는 화학물질이다. 결국 인간의 행복이란 이 화학물질을 많이 확보하면서 시작된다. 이상하지 않나? 이 책의 제목이자 표제작인 '내가 행복한 이유'는 이런 이상함에 대한 걸작SF다. 최소 이 한편은 경쟁자인 #테드창 의 어떤작품보다 뛰어나다고 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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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걸작과 다수의 수작으로 구성된 단편집이다. 몇편의 개요를 보자.

*적절한사랑
남편이 큰사고를 당해 온몸이 망가졌다. 다행이 좋은 '보험'에 들어있어 남편의 세포를 배양해 2년 뒤에는 남편의 몸에 그의 뇌를 담아 되살릴 수 있다. 문제는 보험비용문제로 2년간 남편의 뇌를 가장 최소비용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장 저렴한 방법은 아내의 자궁에서 2년간 뇌를 유지하는 것 뿐이다.

*내가 행복한 이유
거대한 뇌종양이 발병했다. 힘들어 하는 부모님을 위로하는 나는 이상하게 괴롭지가 않다. 종양의 부작용으로 뇌안에 행복감을 만들어내는 신경전달물질이 과다분비되었기 때문이다. 아들을 살리고자 부모는 엄청난 비용을 써서 종양을 깨끗히 제거했다. 병은 나았지만 좋은 부작용이였던 '행복감'마저 사라졌버렸다.

*도덕적 바이러스 학자
혼외섹스와 동성섹스가 신의 뜻을 거스르는 죄악이라 믿는 종교 근본주의 과학자 '쇼크로스'는 신박한 바이러스를 개발한다. 혈액과 정액과 질분비물에서만 생존할 수 있는 3개의 바이러스 세트. 복잡한 설계의 결과물인 이 바이러스들은 결론적으로 평생의 단 한명의 이성과만 섹스가 가능하게 한다.  

*내가 되는 법배우기
지금의 사람들은 모두 태어나면서 '보석'이라는 불리우는 특수한컴퓨터를 뇌에 이식한다. 뇌는 오랜시간 인간의 뇌활동은 분석,모사,저장하여 뇌를 대체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인간은 뇌성능이 최고조되는 시기인 30살 전후에 인간의 뇌를 끄집어  내고 보석을 뇌로 대체한다. 신체는 이미 언제나 신제품으로 교체할 수 있음으로 이후에 인간은 영생에 가까운 생명을 얻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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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드SF계열이다. 테드창을 재미있게 본 독자라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책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테드창보다 조금 더 어려운점도 있어보인다. 생명공학쪽 소재들은 조금 쉽게 읽히고 다차원세계 등 물리학관련 소재의 작품들은 조금 복잡한 구성과 필요과학지식이 있어야 더 풍부히 즐길 수 있다. 조금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강력추천할 만한 책이다. 근래들어 읽은 SF중 최고의 지적유희와 철학적 고민을 제공한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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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누군가를 더 잘 알려고 결심하는 계기는 반쯤은 우연(p132)'하게 일어난다고 한다. 사람 뿐이라 과학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과학분야는 의외로 인문적인 성찰을 유도시킨다. 얇고 넓은 지식을 선호하는 내 입장에서 주변에서 책은 좋아하지만 SF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테드창을 추천해왔다. 우연이라도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 앞으론 테드창와 그렉이건을 추천할 생각이다. 책 홍보문구에서 처럼 이런 작가들을 만나면 이 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아래 북마크의 마지막 문구, 작가의 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p77 " 나의증세 대부분은 두골 내의 압력이 높아진 것이 원인이지만, 뇌척수액을 검사해 본 결과 루엔케팔린이라는 물질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과 결합하는 수용체들 일부는 모르핀이나 헤로인같은 마약성 진정 물질과 결합하는 수용체들과 동일하다. "

p138 " 인간은 모두 나와 같은 유산으로부터 스스로의 인생을 만들어가기 마련이다. 반쯤 보편적인 동시에 반쯤 특수하며, 가차 없는 자연도태에 의해 반쯤 예리해지고, 우연이라는 자유에 의해 반즘 누그러진 유산을 물려받는 것이다. "

p223 " 삽입된 임플란트는 뇌 안으로 진입한 다음 나노머신 대군을 방출해서 목적하는신경계를 찾아내고, 그것들과 결합한 후 미리 정해둔 시간동안만 활성화됨으로써 목적한 작업을 수행한다. 왼쪽 슬개골로 다중 오르가즘을 맛다든지, "

p522 " 저는 우주의 크기나 나이, 양자역학의 반직관적인 기이함 따위를 낸세워서 독자가 그 '경이로움'에 넋을 잃도록 유도하거나, 신의 부제라든지 애당초 '초자연적인'의도와는 무관한 인간이라는 존제의 무의함과 덧없음에 천착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진정한 현실 참여 문학은 그런 자명한 사실에 충격을 받는 대신 우리가 우주에 관해 그토록많은 것들을 알아냈다는 사실을 기뻐하고, 그 세부사항에 환의하는 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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