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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는 어디에? 브런치 링크 : https://brunch.co.kr/@cylee89/28- 강호는 어디에? - 책을 펴기 전에 윤희가 물었다. 엄마, 오늘은 끝까지 읽을 거지? 미영은 그럼, 하고 대답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가기 전까지 매일매일 해줄 미영의 일과였다.오늘은 '해님 달님'이었다. 떡을 다 얻어먹은 호랑이가 오누이네 문을 두드리는 대목이었다. 얘들아, 엄마 왔다, 문 열어라. 미영은 그 줄을 호랑이 목소리로 읽다가 잠이 들었다. 오른팔엔 여섯 살 윤희가, 왼쪽 겨드랑이엔 막내 강호가 파고들어 있었다. 두 아이 숨이 따뜻해서 눈꺼풀이 저절로 내려앉았다.눈을 떴을 때 왼쪽이 서늘했다. 강호 자리의 이불이 깊게 꺼져 있었다."강호야."화장실 불은 꺼져 있었다. 거실에도 없었다. 미영은 맨발로 현관까지 뛰었다.. 2026. 10. 15.
비둘기 ✔️#비둘기 #파트리크쥐스킨트 #열린책들🕊️열린책들의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는 책이 참 이쁘다. 얼마 전 '깊이에의 강요'를 읽었고, 이번엔 이 책을 골라 들었다. 주문하는 김에 예전에 읽었던 '향수'까지 담았으니 아마 이 시리즈는 조금씩 모아갈 듯하다. 책러버의 수집벽이다. 😅🕊️조나단 노엘은 쉰을 넘겼다. 파리의 은행 경비로 일하며 별일 없는 세월을 20년 넘게 보냈다. 건물 꼭대기 층의 작은 방은 좁아도 자기 식대로 꾸며 놓아 불편할 게 없다. 평일엔 은행 정문을 지키고, 일요일엔 방을 '반들반들'하게 닦는다. 그걸로 충분했다.그놈의 비둘기가 방문 앞에 떡하니 나타나기 전까진 말이다.🕊️러닝머신 위에서 손에 든 것을 떨어뜨리지 않으려 버티며 달리는 게 삶이라면, 참 고단한 일이다. 크든 작든.. 2026. 10. 14.
오독의 발견 ✔️#오독의발견 #김민철 #김영사관련글 : https://brunch.co.kr/@cylee89/26📓책은 수만 갈래로 갈라지는 숲과 같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혼자 자기 길을 찾아갈 수도 있지만, 김민철 작가는 함께 읽는 쪽, 연대의 독서를 택했다.'오독'이라는 단어가 주는 자유로움에 기대어, 같이 오독하자는 꾐으로 사람들을 모았다. 정작 작가 자신은 모임지기로서 치열하게 읽어 내면서도,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길을 찾으라 응원하며 글을 쓰고 모임을 이어 갔다. '오독의 발견'은 그 기록이다.📓해석을 나누는 즐거움을 위해 모임지기는 일단 먼저 해석해야 한다.한강의 '희랍어 시간'과 알베르 카뮈의 '안과 겉·결혼·여름'으로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인생 책을 이야기하고, 토니 모리슨의 '재즈', .. 2026. 10. 10.
기쁨에도 슬픔에도 아랑곳없이 ✔️#기쁨에도슬픔에도아랑곳없이 #박준 #난다함께 쓴 글 - https://brunch.co.kr/@cylee89/24🪟시를 허세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맞다. 다만 그 허세에는 멋과 감동이 있다는 점에서 세속의 허세와 다르다.시도 쓰며, 남의 시집을 만드는 일을 하는 시인 박준이 시인 67명의 시 68편에 산문을 한 편씩 짝지었다. 시를 설명하는 글이 아니다. 시상에서 이어지는 자기 이야기를 풀어낼 뿐이다. 시가 멀게 느껴졌던 독자에게 좋은 레퍼런스 북이다.🪟박시인은 ‘사랑에게 존대할 생각’이라 쓰지만, 난 존대할 생각은 없다. 내가 생각하는 시인은 두 갈래다. 일상의 감각을 조탁해 감동을 끌어내는 장인 계열, 그리고 마음 깊이 가라앉은 무언가를 게워 내는 시인들. 박준, 오은이 앞쪽이라면 최승자.. 2026. 10. 7.
우리 세희 ✔️#우리세희 #조해진 #현대문학 🪻표지가 너무 예쁘게 잘 빠져서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다. 아무 정보 없이 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서늘한 분위기로 시작하는 소설은 ‘내력이 죄가 되고, 죄는 죄책감으로 수렴해 버린’ 삶, 우리보다 먼저 그 삶을 살아낸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였다.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제주 4·3을 작업의 주제로 삼은 일본계 영국인 예술가 '제이비 류'를 취재하던 '연주'는 일본에서 '선생님'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는다. 선생님은 엄마 '세희'의 오랜 지인이다. 엄마를 먼저 떠나보낸 연주에게는 아버지 같은 분이다. 엄마에게는 이름이 두 개였다. 오사카에서 태어난 재일조선인 소녀에게 일본 이름 '히로코’, 한국이름 '세희’. 선생님의 기억 속 세희는 어린 그에게 조선말을 가르치던 당차고.. 2026. 10. 2.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쿨하고와일드한백일몽 #무라카미하루키 #문학동네관련글 링크 : https://brunch.co.kr/@cylee89/21💘신작 #가호 출간을 앞두고, 책장에 얌전히 꽂혀 있던 에세이 걸작선 중 한 권을 뽑았다. (가호 예약구매는 완료했다.😉) 마음의 평화가 필요할 때, 혹은 널브러져 아무 생각 없이 가벼운 글을 읽고 싶을 때 아껴가며 꺼내 먹는 책이다. 껍질을 벗겨 입안에 쏙 넣는 사탕처럼. 🍬제목도 마음에 들었지만 표지 그림이 특히 예뻤다. 자세히 보니 가운데는 하루키 아저씨 같고, 양옆의 두 여자분은 똑같이 생겼다. '이거 쌍둥이랑 연애하고 싶다는 백일몽 이야기 아니야?' 했는데, 읽어보니 진짜였다. 엉큼한 아저씨 같으니라구. 😎💘80년대 중반, 작가가 서른을 지나 마흔을 향해 가던 무.. 2026.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