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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21

세상끝의 살인 ✔️ #세상끝의살인 #아라키아카네 #북스피어 #此の世の果ての殺人 💫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다. 멸망 후 살아남은 자들의 생존기도 흥미롭고, 멸망 직전 사람들의 광기와 그 안에서의 인간들의 선택에 관심이 많다. 게임으로도 영화로도 소설로도 많이 보아온 소재이다. 이 책 ‘세상끝의 살인’은 특이한 구도의 소설이다. 지구 멸망 2달 전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두 명의 여성이야기라니. 사방엔 자살자들의 시체가 넘치고 사회질서는 거의 무너진 상태에서 이들이 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묵직한 책들에 조금 질려, 쉴겸 집어든 장르소설, 미스터리 소설인데 세계관이 너무 흥미로웠고 역시나 빠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 💫 소행성이 지구, 특히 일본에 충돌하기까지 두 달 남았다. 일 년 전쯤인가 사실이 알려지자마.. 2024. 3. 18.
디 에센셜 다자이 오사무 ✔️ #디에센셜다자이오사무 #다자이오사무 #민음사 #교보문고 #한정판 🙈 작년에 단종된 디에센셜 시리즈를 힘들게 다 모았다. 그중에 한 권을 집어 들었다. 두 번인가 읽었던 ‘인간실격’을 다시 볼 생각은 없었다. 그저 짧게 모아져 있는 대표 에세이, 단편들을 살펴볼 요량이었다. 재미있게 읽었고, 역시 다자이오사무 답다는 생각을 했다. 한없이 부끄러워하며 인간적이고 인간적이었던 작가. 다시 확인했다. 🙈 9편의 작품의 실려있다. 인간실격을 빼면 8편이다. #6월19일 (1940) : 독자의 초대에 ‘자신은 보잘것없는 사내라 실망할 것이라고 거절하는 작가의 짧은 에세이. #여치 (1940) : 이혼을 통보하는 부인의 독백, 가난하지만 예술가였던 작가가 돈과 물욕에 물들어가는 모습을 견디지 못한 그녀의 말은 .. 2024. 3. 15.
그래도 우리의 나날 ✔️ #그래도우리의나날 #시바라쇼 #문학동네 📝 자신도 모르는 이유를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렇게 우리는 산다. 왜 나의 마음이 텅 비어버렸는지 알듯말듯한 감흥안에서 우리는 가까운이의 질문에 다른 이야기로 핑계 꾸려대며 살고 있다. 1960년대 ‘시바라 쇼’라는 소설가는 그 시대와 불협하여 사그라지거나 ‘자신도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세상을 견디어 갔던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어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190만부의 판매부수, #아쿠타가와상 수상보다 평론가 #신형철 교수의 인생의 책이란 이야기를 얼핏 듣고 책을 골랐다. 📝 동경대 영문과 졸업을 앞둔 후미오는 한살 아래 사촌이자 비슷한 시기에 여대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세쓰코와 약혼을 한 사이다. 평온한 연애 시절을 보내던 중, .. 2024. 2. 18.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도시와그불확실한벽 #무라카미하루키 #문학동네 🌇 한명의 작가는 평생 하고 싶은 한두가지의 이야기를 계속 변주해 간다는 말에 긍정하게 된다. 6년만에 읽게된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많이 익숙한 인물과 상황, 아이템들이 살짝 옷만 바꿔입고 재출현한다. 비판적으로 본다면 자기표절이겠고, 긍정적으로 본다면 가장 맛난 요리들만 골라 내어놓은 특급요리사의 스페셜한 만찬이다. 판단은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며, 난 서사보다 마음을 끄는 그의 문장의 매력에 빠져 편하게 그를 즐겼다. 🌇 17세소년은 16세소녀를 만나 사랑을 한다. 소녀는 현실의 자신은 그림자이며 진짜 자신은 높은벽으로 둘러쌓인 도시에 살고 있다는 말을 남기고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소년은 끝없이 소녀를 기다리며 세월을 쌓아간다. 독신에, 요리.. 2023. 9. 10.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얼마전 2권 분권으로 재출간되었지만 그 전에 한권짜리 두꺼운 양장본이 먼저 출시되었었다. 반가운 마음, 깨끗하게 제작된 책으로 30여년만에 다시 이 책을 만났다. 잘 정비된 올드카에 탑승하는 기분이였다. 90년대 이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이 떠오른다. 하드보일드와 환타지의 만남. 낯설고 새로웠다. 당시 소설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상실의시대 로 이후 연달아 출간된 하루키의 책들 중에서도 이책이 하루키스타일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내 청춘의 시간에서도 매력적이였고, 노쇠해가는 지금도 그 매력은 여전하다. 세월 때문에 살짝 바랜 색감은 용서해 주자. 의식과 무의식이라 할 수도 있고, 현실과 이상이라고 할 수 도 있다. 두가지 세계는 각자의 사건과 인물들로 바쁘게 전개된다. 처음 읽을 때는 이 두 사건.. 2022. 6. 11.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사실, 몇년 전 구매해 놓고 몇 페이지 읽지 않고 덮어두었던 책이다. 서정적인 묘사가 인상적이긴 하지만 소설적인 재미가 떨어졌다고나 할까 아무튼 읽지 않고 지나가버릴 뻔 한 책이였다. 우연히 #김영하북클럽 에서 이책을 7월에 책으로 선정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다시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의외로 중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책 넘기는 속도가 가속이 붙고 꽤 재미있게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다. 건축에 대한 아주 깊이 있는 지식과 묘사, 별장을 둘러쌓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풍관을 그려내는 방식. 특히나 일본소설 스러운 아주 선 얇은 남녀의 긴장관계 등 한편의 여름특집 단막극을 보는 듯 했다. 냉정하게 평하자면 내러티브는 일본소년만화스럽니다. 남자독자들의 환타지가 다 들어가 있다. 예술에 소질이 있는 말수적고 말쑥한 남.. 2022.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