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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세상끝의 살인

by 기시군 2024.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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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끝의살인 #아라키아카네 #북스피어 #此の世の果ての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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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다. 멸망 후 살아남은 자들의 생존기도 흥미롭고, 멸망 직전 사람들의 광기와 그 안에서의 인간들의 선택에 관심이 많다. 게임으로도 영화로도 소설로도 많이 보아온 소재이다.  

이 책 ‘세상끝의 살인’은 특이한 구도의 소설이다. 지구 멸망 2달 전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두 명의 여성이야기라니. 사방엔 자살자들의 시체가 넘치고 사회질서는 거의 무너진 상태에서 이들이 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묵직한 책들에 조금 질려, 쉴겸 집어든 장르소설, 미스터리 소설인데 세계관이 너무 흥미로웠고 역시나 빠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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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이 지구, 특히 일본에 충돌하기까지 두 달 남았다. 일 년 전쯤인가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엄마는 집을 뛰쳐나갔고, 남동생은 이층 자기 방에 처박혀 보이지도 않는다. 어제는 결국 아빠가 자기 방에서 목을 맸다. 23살의 ‘하루’는 지구 멸망할 때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장롱면허는 가지고 있지만 이왕이면 제대로 운전연수를 받고 운전을 하고 싶어 운전교습소를 찾았다. 아직도 한 명의 여자 강사가 교습소를 지키고 있었다. 며칠 연수를 받던 어느 날, 이들은 연수용 차 트렁크에서 온몸에 칼자욱이 가득한 여성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시체를 싣고 경찰서를 찾지만 폐쇄직전 경찰서 담당자는 시큰둥하기만 하다. 불끈 자신이 범인을 잡겠다는 강사, 하루는 그녀와 함께 수사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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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주인공의 나이인 23살에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평범하고 소심한 회사원으로 먼 출퇴근길 지하철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적어 내려 가던 소설. 그 작품이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계 상 인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게 된다. 대단하고 할 수밖에 없다. 작가는 하늘에서 내려준 재간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끈기로 쓰는 것일지 모르겠다. 주요 사건의 전개는 무난했으며 흥미롭게 진행된다. 사건의 진행보다 더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는 부분은 아포칼립스 세계 속의 인간 군상의 모습들, 흔적들이었다. 무난하고 좋은 두 부분이 잘 합쳐져 세상의 인정을 받은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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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을 궁금해 하며 추리해 가며 읽어 내려가면서 머리를 떠나지 않은 생각이 있다. 두 달 후,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에 세상이 멸망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까? 몇 가지 상상을 해봤다. 돈은 의미가 없는 세상. 폭력이 넘실 거릴 것이 뻔하다. 방어와 식량 및 원하는 것들을 확보하기 위해선 무기를 마련해야 한다. 예비군 병기창을 털든, 경찰서에 숨어 들어가 권총이 라도 확보해야 할 것이다. 🤓 그다음엔, 2달간은 먹고살아야 하니 그만큼 분량의 식량을 확보하고, 그다음은? 음… 아마도 화요 60병과 조지워커블루 6병 정도를 챙기려 돌아다닐 것 같다. 😋 지구 종말의 순간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또는 전야제쯤에 벌일 마지막 파티용 필수음료다. 

✍ 한줄감상 : 내용은 여성들의 로드무비의 형식을 띤 본격 미스터리 수사물, 설정은 너무나 재미있는 세상의 종말에 대한 스케치. 

덧,
꽤 오랫동안 일본미스터리물 팬이었다. ‘십각관 시리즈’ 같은 본격물도 읽었지만 주로 사회파 미스터리를 좋아했다. #미야베미유키 여사, 이렇게 유명해지기 전 #히가시노게이고 의 초기작품들, 진지한 #요코야마히데오 , 환상적인 #온다리쿠 , 그 어두움을 사랑했던 #기시유스케 , 유스케보다 10배는 더 어둡고 무서웠던 #기리노나쓰오 여사님까지. 내 책장 구석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애정하는 작가들이다. 요즘은 다른 책들에 밀려 미스터리를 자주 읽지 못하지만, 가끔 이렇게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책을 읽으면 기분이 좋다. ☺️ 

p33 “ 테로스(운석)가 충돌하면 그 충격파로 먼저 30억 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다….. 살아남은 약 50억 명의 인류를 기다리는 것은 아사나 동사, 어차피 인류는 멸망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 

p169 “ 우리는 한국으로 밀입국할 거야. 한국에는 북조선 핵무기에 대비해 견고한 쉘터가 많이 건설되어 있다잖아. 거기라면 운석이 떨어져도 괜찮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어. “ 

p204 “ 넓게 보자면 지구가 멸망하든 말든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원래 무의미한 거야. 그래도 무의미한 행위를 멈추지 않는 것이 인간이지. “ 

p241 “ 전 세계의 형사법 연구자들은 ‘사형은 살 권리를 침해한다. 야만스럽고 잔악하고 비인도적인 제도다’라고 인식하고 있지. 다시 말하지만 나도 이론은 이해할 수 었어. 하지만 감정이 받쳐주질 않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약탈한 놈이 이기는 거잖아. “ 

p316 “ 오래 사는 게 행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 “ 

#독후감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 #추천도서 #bookstagram #book #책추천 #책소개 #서평 #일본소설 #장르소설 #에도가와란포상 #미스터리소설  #기시리뷰 #세상끝의살인_기시리뷰 #荒木あか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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