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Life862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나의침울한소중한이여 #황인숙 #문학과지성사💔내 취향부터 말해보자. 고결한 만족보다 날것의 불만족이 좋다. 훈련된 사회성을 배제한다면 올바른 것보다 삐딱한 것을 선호한다. 윤리보다는 감성에 충실하며, 자기연민보다는 자기혐오가 낫다 생각하는 사람이다.1998년에 초판이 나온 이 시집. '나의 침울한, 소중한이여'는 정확히 내 취향의 시집이다. '영혼이라는 게 몸 안에서 불덩이처럼 굴러다니고 있다고 생각하면 멀미가 난다.p11'는데 내가 반하지 않는다고?더구나 대부분의 껍질을 벗겨버린 욕망에 대한 통찰은 이 시집을 읽는 즐거움 중에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얼마 전 읽은 뇌과학자의 책을 통해, 행운을 가진 자는 더욱 많은 행운을 가지고 갈 것이며 불운에 빠진 자는 더욱 불운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2026. 4. 24. Skeptic 45 ✔️#스켑틱 #skeptic #스켑틱45호 #바다출판사🔻과학적 회의주의는 내 이성을 훈련시키는 가장 좋은 도구다.오랜만에 과학적 회의주의 잡지, 스켑틱 피드를 올린다. 정기구독 중이고 지난호는 읽었지만 정리하지 않았다. 이번 호는 그냥 넘어가기 아쉬워 간단하게 정리해 본다. 스켑틱은 지적 자극이 많은 매체다. 책을 좋아하는 분들께 매번 추천하지만 관심도는 낮다. 아쉽다.🥲 🔻이번 호 특집은 유사역사, 환단고기다. 유사역사학은 식민사관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학문이라는 외피를 쓰고 정치적 수단으로 우리 역사에 개입해온 ‘무리’다. 민족주의로 포장된 국수주의는 역사를 왜곡할 수 밖에 없다. ‘환단고기’는 197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위서다. 삼국시대의 삼국은 한반도가 아닌 중국에 있었다거나 고.. 2026. 4. 22. 메리 스튜어트 ✔️#메리스튜어트 #슈테판츠바이크 #이화북스 👑왕의 목도 도끼 앞에서는 예외가 없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한 사건이다. 1587년, 25년간의 경쟁을 벌였던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와 잉글랜드의 여왕 엘리자베스의 정쟁은 힘들게 세번째 도끼질에서 메리의 목이 잘리면서 끝났다.이 사례 덕분에 수백 년 뒤 유럽인들은 루이 16세의 목에 칼을 댈 수 있었다. 메리의 목이 잘린 해, 조선은 선조가 20여 년간의 정사를 이끌고 있으며 왜란의 기운이 퍼지던 중이었다. 아들을 질투하던 암군은 역시나 동시대 왕들처럼 권력에 대한 달콤한 중독에 빠져있었다.👑제임스 5세의 딸, 태어난 지 6일 만에 스코틀랜드의 왕위에 올랐고, 17세에 프랑스의 왕비이자 여왕으로 등극한, 우리말로 초복이 좋은 팔자. 그녀는 잉글랜드를 지배하는.. 2026. 4. 20. 시를 어루만지다 ✔️#시를어루만지다 #김사인 #도서출판b📝시는 쓰여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이 흔들렸다.시는 살아가는 순간을 집어내여 명명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무의미해 보이는 일상에서 유의미한 무언가 솟아오르는 그것을 인지하고 라벨링을 하는 것이 시를 쓰는 일이라 생각했다. 따라서 시는 공부보다는 어쩔 수 없이 ‘쓰여지는 것’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시인 김사인은 시를 공부하는 법을 말한다. ‘시공부는 말과 마음을 잘 섬기는 데에 있고, 이 삶과 세계를 잘 받들어 치르는 데 있다p7’ 한다. 시인이 뽑은 시들과 그 시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시를 공부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기로 했다. 📝시인은 시 앞에서 겸허한 태도를 말한다. 그리고 어떤 예단과 선입견도 버리라 충고한다. 객관이 존재하지 않은 세계인 .. 2026. 4. 17. 향수 ✔️#향수 #밀란쿤데라 #민음사 🔳향수(鄕愁). 단어 자체에 이미 균열이 있다.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돌아가기 힘든 아픔이 같은 글자 안에 공존한다. 쿤데라의 소설은 바로 그 균열 안에 독자를 불러낸다. 감미로운 그리움이 아니라, 돌아온 자가 마주치는 '부재의 날 것'을.🔳오디세우스는 20년 만에 귀환했다. 우리는 그를 영웅의 귀환으로 기억하지만, 쿤데라는 묻는다. 20년만에 아내를 안던 그날 밤, 그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이레나와 조세프, 두 체코인도 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공산주의가 무너진 뒤의 프라하는 그들이 기억하는 도시와 달랐다. 그리고 돌아온 그들 자신도 달라져 있었다. '있었던 것과 지금 있는 것 사이의 거리'. 그 거리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이별도 마찬가지다. 지나간 .. 2026. 4. 15. 너의 나쁜무리 ✔️#너의나쁜무리 #예소연 #한겨레출판🦢'너에게는 지켜야 할 것이 있는가?'라는 작가의 질문 앞에 선다. 지킬 수 있는 것이 있는가, 라고 나는 되묻고 싶다. 예소연은 적당히 따뜻한 온수를 받아 사람들을 조심스럽게 씻기고 싶어 하는 작가다. 나는 그 욕조 주위를 서성이는 흙투성이 아저씨다.'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삶이 아니라 비선형적인 죽음뿐이라는 막연한 공포.' 이 문장이 오래된 기억 하나를 건드렸다.🦢언제였나. 술을 아주 많이 마신 날의 다음 날 아침이었다. 급격한 복통과 함께 잠에서 깼고, 고통은 초 단위로 강해졌다. 회사에 전화를 걸 때까지만 해도 말은 할 수 있었다. 택시를 잡아타고 가장 가까운 응급실로 향했고, 응급실 문 앞에서 무릎이 후들거렸다. 의사의 얼굴을 보는 순간 한마디밖에 나오지 .. 2026. 4. 13. 이전 1 2 3 4 ··· 1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