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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감정의 혼란

by 기시군 2025. 12. 19.

✔️
#감정의혼란 #슈테판츠바이크 #문학동네

😵‍💫
책태기가 올 것 같으면, 츠바이크를 주문한다. 나에게 츠바이크는 ‘이야기의 재미’를 다시 알려주는 소중한 작가다. 장편보단 노벨라나 단편이 많고 국내 다양한 판본이 있어 겹지는 작품들이 있어. 책 주문에 조금 신경을 쓴다. 이번 책엔 4편의 작품 중 2편은 전에 읽은 작품이다. 

그래도 뭐. 츠바이크니까. 책을 펼치고 그의 글빨에 퐁당 빠져본다. 😊

😵‍💫
작품을 보자. 표제작만 빼고 😂

*불타는 비밀
한량 귀족 젊은이가 휴양지 호텔로 휴가를 왔다. 일곱 살 어린아이를 케어하느라 장기 투숙 중인 매력적인 부인을 발견한다. 플러팅을 시도해 보려는데 만만찮다. 전략적으로 젊은이는 아이랑 의도적으로 친해진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부인과도 친분을 쌓아간다. 자. 이제 모종의 작업(?)이 가능한 시점. 그러나 이런, 어린아이가 문제다. 젊은이를 너무 좋아하여 엄마와 젊은이 사이에 끼어서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불타오르는 두 남자는 아이에게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이 둘은 어떻게 아이의 눈을 피해 자신들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까? 

*아모크 광인
사연이 있어 인도네시아 구석의 공공의로 근무하는 남자에게 묘령의 귀부인이 찾아온다. 돌려 돌려 말하는 뽐새가 애인과 불륜 끝에 아이가 생겼는데 조용히 낙태해 달라는 것 같다. 도도함에 반발하여 거부했다가 떠나버리는 그녀의 뒷모습에서 번개와 같은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 의사고 나발이고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자세로 그녀를 찾아 돌진한다. 그 결과는? 

*어느 여인의 생생의 스물네 시간
40대 초반의 돈많은 귀부인, 우연히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에 몰입해 있는 20대 초반의 청년을 보게 된다. 꽃미남 청년, 희한하게 손에 눈이 간다. 아름다운 손. 승리를 향한 갈망을 담은 손. 손이 그처럼 풍부하게 감정을 만들어 내다니. 귀부인은 의식하지 못한 채 그에게 빠지고 만다. 모든 돈을 잃고 비 오는 거리로 쫓겨난 그를 그녀는 뒤쫓는다. 말을 걸고 비 맞지 말고 쉬라고 호텔 방을 잡고 그를 두고 나오려고 했다. 진짜 그때는 그런 마음이었다…💕

😵‍💫
작가는 작중인물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한다. ‘인간을 심판하는 것보다 이해하는 편이 개인적으로는 더 기쁘니까요. p203’ 그가 다루는 사랑이야기는 도덕적으로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많은 구석이 많은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들을 심판하려 들지 않는다. 왜 그들은 그런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지 사연을 이해하고 싶어 한다.

사회적 관계, 도리, 의무보다는 ‘의지’와 ‘열정’에 방점을 두고 이야기를 꾸려간다. 그의 책이 재미있는 이유다. 사랑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애달프고 연애도 하지 말아야 할 연애가 더 달콤한 법. 

😵‍💫
도박에 빠진 미소년 부분을 읽으며 티모시살라메를 떠올렸다. 어떤 여성도 빠질만하지 않나 생각했다. 작품에서 아쉬웠던 건,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 그날 밤 그 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건너뛰고 넘어가…p236’겠다는 작가의 의뭉스러움이었다. 😅 그저 다음날 아침, 부인이 ‘이렇게 깊은 잠에서 깬 것은 난생처음이었어요. p237 ‘라는 대사로 퉁친다. 츠바이크 나쁘다. 

에로틱한 작가다. 그에게 ‘창조적 유희’는 에로스를 뜻한다고 해설자는 말한다. 아 물론 그의 모든 작품이 이렇지는 않다. 오해는 하지 마시길. 그리고 다루진 않았지만 표제작 ‘감정의 혼란’도 꽤 멋진 작품이다. 시대를 앞서간 퀴어소설. 아무튼 책에 실린 모든 작품이 일단은 ‘재미’ 있다.

✍ 한줄감상 : 심심할 땐 츠바이크 😉👍

p13 “ 이 부인은 젊은이가 매주 좋아하는 타입으로 농익어 터지기 직전 나이의 약간 풍만한 유대인 여성이었고, 열정도 풍부해 보이지만 격정을 고상한 우수로 가출 수 있을 만큼 노련했다. “ 

p30 “ 여자가 한 번도 사랑한 적 없는 남편을 위해 절개를 지킨 것을 후회하기 시작하는 나이, 노을빛으로 저무는 아름다움이 모성애와 이성애 사이의 선택을 마지막으로 화급히 채근하는 나이, 바로 그러한 갈림길의 순간에 부인은 들어서 있었다. “
 
p106 “ 인생이 각양각색임을 처음 예감하자, 인간의 본성을, 인간은 서로 적인 듯 보일 때도 서로가 필요하며 인간에게 사랑받는 것은 무척 달콤하다는 사실을 난생처음 깨달은 것 같았다. 

p150 “ (아모크 광인의 병증) 취기 이상이에요…. 발광이에요. 인간이 걸리는 일종의 광견병요… 살기를 띠는, 제정신을 잃는 단일광 발작으로, 알코올중독과는 전혀 종류가 다른 것이지요… “ 

p201 “ (어느 여인의 인생의 스물네 시간) 남편의 팔에 안겨 눈을 감고 다른 남자를 그리워하느니, 여성이 자유롭고 열정적으로 본능에 따르는 편이 더 솔직하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p211 “ (어느 여인의 인생의 스물네 시간) 제 가슴속에 감정이 무뎌지면 무뎌질수록 인생의 팽이가 가장 빨리 도는 곳에 더 강렬하게 끌렸던 거예요. 아무것도 체험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의 열정적 동요가 연극이나 음악처럼 신경을 자극해 주니까요. “

#독후감 #북스타그램 #bookstagram #독서 #추천도서  #book #서평 #기시리뷰 #Stefan_Zweig  #감정의혼란_기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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