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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센셀제인오스틴 #제인오스틴 #민음사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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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발간되고 있는 #디에센셜 시리즈가 이번에 10번째 책을 내놓았다. 주인공은 제인오스틴. 문제는 그녀는 내 취향이 아니어서 한 번도 그녀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시리즈 9권까지 모아가며 다 읽어왔는데 포기할 수 없었다. 포기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다. 😅 나도 뭐 영국 사교계 안에서의 알콩달콩 사랑이야기를 즐겨보지 뭐 하는 심정으로 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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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페이지가 넘는 볼륨이 처음엔 부담스러웠으나 책장은 쉽게 쉽게 넘어갔다. 책은 3파트로 나뉜다. 중편 #레이디수전 , 제인오스틴의 편지모음, 그리고 그녀의 대표작 #오만과편견 이 실려있다.
서간소설, 오직 주고받는 편지만으로 사교계의 요물 ‘수전’을 형상화한 ‘레이디 수전’도 인상적으로 읽었다. 한집 안의 두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정도의 미모와 화술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속엔 질투와 모략으로 가득한 인물. 현대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팜므파탈의 전형이 여기서 시작된 걸까 생각했지만, 남자의 파멸이 아니라 자기의 생존을 위한 (비열한) 행위자 정도로 이해해 주기로 했다. 😌
편지들을 통해 작가의 일상과 생각의 편린을 엿볼 수 있었고, 다음은 그녀의 대표작 ‘오만과 편견’을 정독했다. 책의 앞부분에선 내가 예상했던 시골 중상류층 인물들의 연찬과 파티, 무도회라는 형식 내에 밀당과 플러팅, 연애담이 소소하게 진행되었다. 조금 거리를 두고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 틈에 이야기 속에 빠져 있는 나를 발견했다. 엘리자베스의 매력에 빠지고, 그녀의 집이 처한 ‘한정상속(집안에 아들이 없고 딸만 있다면 아버지의 재산은 친척에게 상속됨)’이라는 말도 안 되는 법에 놀랐고, 군인이 그렇게 당시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리디아 멍청이 😠)
시대를 가로지르는 보편성 때문에 이 소설이 이렇게 인기가 있었구나 다시금 깨달았다.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해피엔딩을 이루는 구조. 많은 독자들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에 빠지게 하는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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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는데 그 이유를 알듯도 했다. 난 제인오스틴이 낭만주의 풍의 작가라 생각했다. 과장과 감정의 굴곡 안에서 사건을 묘사할 것 같았지만 아니었다. 비록 존재론적 한계 때문에 자신의 계급 상황 하의 일이긴 하지만, 자신 처해있는 현실을 바라보고 비판적으로 인물들을 그려내며 자신에게 또는 당시 비슷한 처지의 여성들에게 가장 중요했던 사랑, 결혼, 여성의 생존에 대한 날카로운 리얼리즘적 관념을 유지하며 ‘사랑스러운 사랑이야기’을 만들어 내는 작가였다.
작가가 활동하던 18세기말, 19세기 초는 우리나라는 정조가 죽고, 순조가 쇠망해 가는 조선을 다스리던 시기였다. 여성의 이러한 문학활동을 상상도 하지 못했을 시기였으나 어떻게 보면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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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쉽다는 느낌이 없진 않다. 그녀의 편지에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생각이 드러나는 구절을 읽었다. 사람이 전쟁으로 죽어가는 일은 끔찍하다며, 다만 그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다행이고 자기에게 축복이라고 표현한다. 🙂
하지만 너무 큰 욕심은 필요 없다. 유명한 그녀의 말 ‘ 나는 아주 가느다란 붓으로 겨우 2인치 너비의 상아 조각 위에 그림을 그리는 p223’ 행위 자체 만으로도 의미 있는 작가일 것이다. 200년전 쓰인 러브스토리를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빠져 읽게 만드는 힘 만으로도 제인오스틴은 능력자였다.
✍ 한줄감상 : 로맨스소설의 전형을 만들어낸 작품이 그녀의 ‘오만과 편견’ 아닐까? 초부자 귀족 꽃미남 남자가 오만한 줄 알았더니 나의 가족까지 살뜰히 챙기는 다정한 남자였고, 그 남자가 나를 사랑하다니. 🥰… 우리는 이런 스토리를 200년 이상 반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