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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두번째 미술사

by 기시군 2025.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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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미술사 #박재연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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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순수히 예술로만 존재하는 ‘미술’은 없다. 화가의 영감과 그 주위를 떠도는 권력, 욕망, 우연의 조합이 명화를, 어떤 화가의 몰락을 만든다. 저자는 이런 취지로 우리에게 잘못 알려져 있는 미술사의 상식을 깨려 한다. 범인들의 흥미로워하는 ‘뒷다마(?)’의 느낌을 풍기나 다 근거 있는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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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몇 개만 공유해 둔다. 나머진 책에서 확인하시길.   

고흐, 난 동생 테오가 죽은 고흐를 살려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테오의 부인 ‘요한나’가 ‘반 고흐 서간집’을 내며 각종 전시회 출품 등 많은 노력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한다. 고흐에겐 좋은 제수씨가 있었다. 😋

세잔이 사과를 많이 그린이유가, 과일 중 가장 늦게 썩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랜 관찰과 구도 설정을 통해 그림을 그려왔기에 사과 뒷면은 고정장치를 두기도 했단다. 

고갱이 낙원처럼 그린 ‘타히티’에서 그의 생활은 극심한 생활고과 막노동까지 해야 할 정도로 좋지 않았다고 한다. 첫 번째 현지처(?)의 나이는 13세라니…🥲

밀레의 ‘만종’, ‘이삭줍기’가 이발소 벽 등에 붙여진 이유가 단지 장식이 아니라 가난하지만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대중에 대한 캠페인 요소가 있었다고 한다. 

로뎅의 지옥의 문은 자신이 직접 만들지도 않았는데도 진품으로 인정을 받았고, 총 12점이 있다고 한다. 그중 한 점을 한국의 삼성문화재단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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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흥미로운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칸딘스키보다 먼저 추상화를 그렸던 여성화가, 프랑스 왕 품속에서 죽어갔다는 다비치의 소문에 대한 이야기,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카라바조의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이라는 작품이 자신의 범죄사실을 덮기 위해 고위 추기경에게 ‘내 목을 바친다’는 의미로 그린 것이라는 것이었다. 뭔가 환상이 깨진다는 느낌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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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베의 사실주의는 ‘이데올로기 없는 진실의 묘사’라는 저자의 말은 조금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물론 삶을 직시하되 그 안에 ‘예술적 질서’를 구출하려 했다는 문장이 붙어있지만, 이데올로기란 꼭 무슨무슨 사상이 아닌 ‘관점’이라 판단할 수도 있는데, 관점 없이 그대로 그린다면, ‘자연주의’와 사실주의는 뭐가 다른 걸까? 

아무튼, 언급하지 않은 이야기들도 많다. 어렵지 않으며 사진들도 풍부한 편이라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책이다. 미술사에 깊이 관심이 있으신 분들보다 나처럼 입문서 몇 권으로 얕게 알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란 생각을 했다. 

✍ 한줄감상 : 즐겁게 즐기는 미술사 뒷이야기들.

p26 “ 세잔이 그린 사과는 더 이상 현실의 과일이 아니다. 그것은 ‘무엇을 그릴 것인가’보다 ‘어떻게 볼 것인가’를 묻는 시각의 철학이며, 회화 자체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다. “ 

p53 “ 루벤스는 ‘예술가는 상상력을 제공하는 자’이며, 실행은 조수가 해도 된다는 르네상스 이후 이탈리아식 관념을 적극 수용했다. “

p97 “ 미켈란젤로나 다비치처럼 해부학적 사실성과 영웅적 인체미를 중시하는 화풍이 주류를 이루면서, 보티첼리의 섬세하고 선적인 양식은 점차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간주되었다. “ 

p130 “ (보지 않고 상상으로 그린) ‘코뿔소’는 재현과 창조의 경계를 묻는 하나의 이미지 철학 텍스트이기도 하다. “ 

p174 “ 미켈란젤로가 교황에 ‘필요한’ 예술가였다면, 라파엘로는 교황에게 ‘사랑받은’ 예술가였다. “ 

p205 “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작품의 진짜 제목은 프랑스어로 ‘이미지의 배반’이다. “. 

p226 “ (뭉크의 절규) 실제로 그림 상단에 ‘미친 자만이 그릴 수 있다’라는 문구가 연필로 적혀 있는데, 적외선 촬영 결과 이 글은 뭉크 본인이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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