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4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나는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경비원입니다 #패트릭브링리 #웅진지식하우스 🏫 어떤 큰 상처가, 상실이 온몸을 덮을 때, 우린 ‘ 애를 쓰고, 꾸역꾸역 긁고, 밀치고 매달려야 하는 종류의 일 p69’을 할 수가 없다. 그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적다. 한없이 침잠하거나 도망칠 곳을 찾을 것이다. 여기 특이한 선택을 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 사랑하는 형을 병으로 잃고, 원하던 #뉴요커 잡지사 직원의 길을 포기하고 상처 입은 자신을 달래기 위해 주인공 브링리는 메트로폴리탄 경비원에 취직을 한다. 박물관엔 2백만 개가 넘는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세계 3대 박물관이다. 시간제 비정규직이지만 그는 이곳을 선택했다. 다른 일을 찾을 수 없었다. 이곳의 일은 작품과 사람들을 지켜보는 일. 이것은 너무.. 2024. 3. 5.
묵묵 ✔️ #묵묵 #고병권 #돌베개 🌠 서점이든 북카페이든 눈앞에 펼쳐져 있는 책들을 고르는 일은 의미 있다. 매번 온라인상의 정보 만으론 만날 수 없는 책들을 만나게 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오늘 책은 북카페에서 집어든 책이다. 고병권이라는 니체를 많이 공부했던 철학자가 있었고, 과거 몇 편의 철학강좌를 들었던 기억은 있지만 달변가는 아니었고 그에게 집중하지 못했기에 무심히 넘어갔던 기억이 있다. 철학책이 아닌 에세이에서 만난 그는 달랐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 강의보단 글이 좋은 분들. 대학 때 만났던 교수님들 몇 분이 떠오른다. 책을 통해 ‘말’이 아닌 ‘몸’을 통해 철학하는 철학자의 이야기를 이렇게 우연히 만날 수 기뻤다. 🌠 새롭게 알았다. 아직도 야학을 중심으로 배우고, 가르치는 분들이 .. 2024. 2. 22.
✔️ #섬 #장그르니에 #민음사 #김화영 #Islands 🗿 프랑스의 작가이며 카뮈의 스승으로 유명하다는 장그르니에의 책을 처음 읽는다. 우연이 알게된 소문난 맛집. 까칠한 내 입맛에 맞는 정찬 일지 궁금해 하며 책을 읽었다. 일단 새로나온 개정판 전집의 첫권으로 책은 이뻐 마음에 든다. 😌 🗿 작가는 아주 천천히 세상을 걷는다. 느리게 걸으며 스스로의 발자국 소리도 아낀다. 그에게 섬은 멀직히 혹은 스스로의 가슴 가운데 잘 숨어있는 무엇이다. 진실일지 도피처일지 지양점일지 모르겠다. 아끼는 걸음만큼 말도 아낀다. 하지만 ‘ 정확하면서도 꿈결 같은 … 가벼운 언어p14’는 꼭 음악처럼 말하고 싶어한다. 큰이야기보다는 작은 이야기로, 내지르기 보다는 흘리고 싶어한다. 이런 작가에게 겁이 많다는 것이 약점이.. 2024. 2. 20.
새벽과 음악 ✔️ #새벽과음악 #이제니 #시간의흐름 #말들의흐름 🎵 시는 ‘ 자신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단어속에서 각자 자신만의 고유한 슬픔을 발견하는 것p19’는 시인의 의견에 동감한다. 난 거대한 것의 대한 찬양시를 믿지 않는다. 시는 사회적인 주제의식을 가진다 해도 철저하게 개인적인 것이며 사변화할 수 없는 감각의 맨 끝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시인 이제니는 첫 산문집 서두를 그렇게 시작한다. 🎵 어머니 임종이야기는 치트키다. 앞부분 이미 감정의 울렁임을 잔득 던져 준 후에 이어지는 새벽과 음악의 이야기들은 작가의 한걸음 (조금 더 과하다 할 수도 있을...) 농밀한 단어의 조탁을 너그러이 받아들이게 한다. 마음 가운데 이미 들어와 흐르는 음악에게 ‘과잉’과 ‘초과’는 ‘안정’과 ‘사유’의 맛을 살려주는 좋은 .. 2024. 2. 5.
고통 구경하는 사회 ✔️ #고통구경하는사회 #김인경 #웨일북 📸 그들에겐 자신의 일이 아니기에 '고통'을 구경할 뿐이다. 끔찍하다고, 놀랬다고 하면서 스마트폰 카메라를 켠다. 내가 목격한 고통의 장면들은 나의 '좋아요' 소재일 뿐이다. 나쁜 대중이라고 욕만 해야하나? 그들은 방송에서 배운다. '국민의 알권리'를 핑계로 선별적인 고통의 장면들을 TV로 내보낸다. 유튜버들은 더하다. 어떤 고통도 팔수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풍경이다. 이 책은 기레기가 아닌 진짜 기자의 양심고백이자 질문이다. 그리고 이런 비린내나는 상에 대한 나름의 실낱같은 처방을 모색하고 있다. 📸 고통의 '장면'이 팔리는 시대, 카메라를 들고 가장 가까이 고통의 현장에 있어야 하는 괴로움을 겪는 방송국 기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광주MBC보도국에서 오.. 2024. 1. 17.
시지프 신화 ✔️ #시지프신화 #알베르카뮈 #민음사세계문학전집 #Le_Mythede_Sisyphe #민음사 🪨 20대 읽은 시지프신화는 오독이였다. 자기연민에 찬 무지한 청춘이 자기 귀에 들어오는 소리만 골라 들은 것 같다.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나는 이 책은 다른 목소리를 들려준다. 부조리에 대한 책이 아니다. 이미 부조리는 전제된 상태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대찬(희망찬?) 의견이다. 🪨 ‘시간이 우리를 떠메고’ 가는 걸 보고만 있을것인가. 합리적이지 않은 세계, 난 세상에 내 던져졌고 그걸로 난 운명지워졌다. 선하게 노력한다고 나의 행복은 결정되어지지 않는다.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 기쁨은 짧은 시간에 끝나고 또 다른 욕망에 시달리게 된다. 그렇게 부조리한 세계는 자살로 종결할 수 있지만 부조리함을 .. 2024.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