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46 그대의 차가운 손 ✔️ #그대의차가운손 #한강 #문학과지성사 👤 한림원에서 노벨상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책 중 읽지 않았던 책을 찾아 읽고 싶었다. 그래서 고른 책이다. 이십 년도 더 전에 발표된 책이지만, 오래된 책이란 느낌이 별로 없다. 오히려 사람의 가슴을 힘들게 하는 후기작들보다 가독성이 좋아 말 그대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 작가 H에게 딱 한 번밖에 만난 적 없는 조각가 장운형의 스케치북이 전달이 된다. 그 안엔 어린 시절부터 성장해 오는 장운형 자신에 대한 내면의 이야기들과 작가가 되어 여인의 신체를 석고로 떠내는 작업을 해오며 만나게 되는 여자들과의 이야기가 담담히 적혀있다. 허위의식으로 가득한 부모 밑에서 살기 위해 가면이 필요하다는 걸 일찍 알아버린 운형은 모범생 연기을 잘 수행해 낼 수 있었다.. 2024. 10. 23. 커튼 ✔️ #커튼 #밀란쿤데라 #민음사 #밀란쿤데라전집13 📙 쿤데라의 에세이가 소설만큼이나 좋다는 추천을 들었다. #소설의기술 과 이 책 #커튼 이 눈에 띄었다. 이 책을 먼저 읽기로 한 것은 순전히 목차 때문이다. 뭔가 있어 보이는 소제목들이 매력적이었다. ☺️ 사실 소설의 기술이 품절 상태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 일곱개 단락으로 나뉘어 있다. 욕심이 생겨 조금씩이라도 메모해 둔다. 1부 연속성의 의식 소설은 ‘인간 본성의 대한 탐구’ 일 수 있다. 제한되지 않은 자유로의 확대가 현대 소설의 본령이라 볼 수 있을까. 쿤데라에 따르면 ‘ 역사는 반복되는 악취미를 가진 반면 예술의 역사는 반복을 용인’ 하지 않는다 한다. 2부 세계문학 소설은 사물의 핵심에 도달하는 과정이다. 자신만의 ‘기원’을 통해 ‘훌.. 2024. 10. 21. 작별들 순간들 ✔️ #작별들순간들 #배수아 #문학동네 🕯️ 이 에세이집은 ‘작별’보다는 ‘순간’에 방점이 찍혀있다. 그녀는 과정보다 자신에 마음에 무언가 들어오는 ‘순간’을 포착해 내는 재능으로 가득한 작가다. 책의 배경은 베를린의 작가가 거주하는 낡은 집. 문명의 이기들과 떨어진 채 조용히 책을 읽고 사색하는 과정에 떠오르는 ‘순간’들을 잘 낚아채어 책 안에 담았다. 내부가 보이지 않지만 빛나는 ‘빛’ 자체를 담았다. 🕯️ 글쓰기의 기원에 대한 글을 청탁 받았을 때, 작가는 비틀거린다. ‘나는 길이 보이지 않는 숲에서 방향을 잃은 채 오직 낙엽을 헤치며 가는 중 p40’이며 그것이 자신이 글쓰기이며 자신의 글이 읽히는 것으로부터 달아나는 중이라 말한다. 이 아이러니 자체가 그녀다움으로 새겨져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모양.. 2024. 8. 12. 어떤 마음은 딱딱하고 어떤 마음은 물러서 ✔️ #어떤마음은딱딱하고어떤마음은물러서 #문보영 #이소호 #오은 #황인찬 #아침달 💙 우연히 서점에서 집어 든 책이다. 시집도 산문집도 아닌 책. 얇은 두께도 부담스럽지 않아 어디서 미팅 기다릴 때나 살살 읽으려 샀다. ☺️ 4명의 시인이 자신의 시와 산문을 같이 담았다는 컨셉도 특이했다. 부제가 ‘시인들의 생활 풍경을 담은 시와 산문’이란다. 젊은 시인들의 생활이 궁금했다. 💙 첫번째, 문보영 시인 시인에게 여행은 힐링이 아니란다. 일상을 벗어나 떠난 유럽여행 이야기. 그녀 혼자만의 여행은 아니었다. 친구 ‘소롱포’와 유럽여행을 떠난 것은 존엄사 지원단체 #디그니타스 를 방문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연회비 40만 원씩 내고 있는 데, 별다른 소식도 없고 궁금해하는 소롱포가 꼭 그곳에 방문하고 싶다고 한.. 2024. 6. 27. 허송세월 ✔️ #허송세월 #김훈 #나남 🌲 김훈작가님의 에세이는 계속 챙겨 읽는 편이다. 처음엔 그의 글 맛을 즐기다가, 언제 부턴가는 먼저 늙어가는 선배님의 아우라를 느끼려 책을 읽는다. 이뻤던 여배우가 세월을 원망하며 얼굴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다. 없어진 주름에 자기는 만족할지 모르겠지만, 보는 이는 위화감을 느낀다. 가끔 여배우 중에도 손 안대고 늙어감을 같이 보여주는 이가 있다. 김훈작가님이 그렇다. 서늘하고 날카로움은 단어의 칼날은 무뎌졌을지 몰라도, 늙어가며 느끼는 회환과 사유는 깊어지기만 한다. 🌲 긴 서문의 제목은 ‘늙기의 즐거움’이다. ‘핸드폰에 부고가 찍히면 죽음은 배달상품처럼 와 있는p7’ 늙음에 어떤 즐거움이 있을까. 술과 담배, 그리고 그의 병 이야기 안에 삶에 대해 그리 초조해 하지 않.. 2024. 6. 25.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나는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경비원입니다 #패트릭브링리 #웅진지식하우스 🏫 어떤 큰 상처가, 상실이 온몸을 덮을 때, 우린 ‘ 애를 쓰고, 꾸역꾸역 긁고, 밀치고 매달려야 하는 종류의 일 p69’을 할 수가 없다. 그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적다. 한없이 침잠하거나 도망칠 곳을 찾을 것이다. 여기 특이한 선택을 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 사랑하는 형을 병으로 잃고, 원하던 #뉴요커 잡지사 직원의 길을 포기하고 상처 입은 자신을 달래기 위해 주인공 브링리는 메트로폴리탄 경비원에 취직을 한다. 박물관엔 2백만 개가 넘는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세계 3대 박물관이다. 시간제 비정규직이지만 그는 이곳을 선택했다. 다른 일을 찾을 수 없었다. 이곳의 일은 작품과 사람들을 지켜보는 일. 이것은 너무.. 2024. 3. 5.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