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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커튼

by 기시군 2024.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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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밀란쿤데라 #민음사 #밀란쿤데라전집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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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데라의 에세이가 소설만큼이나 좋다는 추천을 들었다. #소설의기술 과 이 책 #커튼 이 눈에 띄었다. 이 책을 먼저 읽기로 한 것은 순전히 목차 때문이다. 뭔가 있어 보이는 소제목들이 매력적이었다. ☺️ 사실 소설의 기술이 품절 상태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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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개 단락으로 나뉘어 있다. 욕심이 생겨 조금씩이라도 메모해 둔다.

1부 연속성의 의식
소설은 ‘인간 본성의 대한 탐구’ 일 수 있다. 제한되지 않은 자유로의 확대가 현대 소설의 본령이라 볼 수 있을까. 쿤데라에 따르면 ‘ 역사는 반복되는 악취미를 가진 반면 예술의 역사는 반복을 용인’ 하지 않는다 한다.

2부 세계문학
소설은 사물의 핵심에 도달하는 과정이다. 자신만의 ‘기원’을 통해 ‘훌륭한 모범’과의 반대편에서 저자 자신의 내면에 집중된 ‘서정’에서 벗어나 ‘소설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위해 일하게 된다.

3부 사물의 핵심에 도달하기
과거의 소설은 서사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이제 소설은 사물(혹은 인간, 인간들)의 핵심에 도달하기 위해 명패처럼 달고 있던 ‘개연성’도 위반할 수 있다. 

4부 소설가란 무엇인가
소설에 등장시키기 위해선 인물의 ‘본질적 태도’를 포착해야 한다. 이후 구체화 해가는 과정을 연출하는 것이 소설가이다. ‘서정시’는 시인 자체이나 ‘소설가는 자신의 서정 세계의 폐허 위에서 태어난다. p124 ‘

5부 미학과 삶
미추의 다양한 해석과 이해, 미학. 쿤데라는 미학을 존재의 개념으로 이해하며 ‘삶의 다양한 면모들’, 비극과 희극 그리고 그것들이 소설과 삶에 어떻게 녹여져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6부 찢어진 커튼
관료주의의 비판을 유머로 시작했던 #소송 의 카프카는 결국 심각한 끔찍함으로 소설을 끝낸다. 찢어진 커튼 뒤엔 ‘농담의 검은 밑바닥까지 내려가기’한 작가의 의지가 투영된다. 부조리는 일상이다.

7부 소설, 기억, 망각
소설을 포함한 예술은 오랫동안 ‘새로움을 추구하지 못하고 ‘ 반복을 아름답게 만들고 전통을 강화하고 집단의 삶을 견고히 하는데 충실했으나 예술가들에 의해 기적적으로 비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유순해지는 예술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 다른 형태의 반복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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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루는 작가들의 절반정도밖에 모르는 상황에서도 재미있게 읽었다. 좋아하는 소설가가 바라보는 소설의 세계는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과 과감한 주장들이 잘 정돈된 책장처럼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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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엄띄엄 알고 있었던 변방의 유럽인인 체코작가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조금은 구체적으로 와닿는다. 에세이로 가장한 질문들, 혹은 비유적인 주장들을 보며, 계속 ‘소설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책이 풀리면 ‘소설의 기술’까지 마저 볼 생각이다. 

✍ 한줄감상 : 서구 고전문학에 대해 어느 정도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최고의 산문집. 

덧,
책 중에 지인에 잘못된 책을 추천하여 쿠사리(?)를 먹는 쿤데라의 이야기가 있다. 지은은 자신의 짧은 인생에 그 책을 읽을 만큼의 시간을 허비했다고 우울해한다. 앞으로 ‘추천’에 더 신중해야겠다고 결심한다. 난 남의 시간을 허비시킬 권한이 없다. 🥲 이 책은 한 줄 감상에 해당하는 독자가 아니라면 추천할 책은 아니다. 

p25 “ 서술은 기억이다. 즉 그것은 요약, 단순화, 추상화다. 삶 그리고 삶의 산문성의 진짜 얼굴은 현재의 시간 속에서만 발견된다. “ 

p39 “ 톨스토이는 이렇게 오십 년쯤 후에 제임스 조이스가 ‘율리시스’에서 훨씬 더 체계적으로 실행하게 될 것. 내적 독백 혹은 의식의 흐름이라 부르게 될 방법을 예견하고 있는 것이다. “ 

p78 “ ‘키치’라는 말은 19세기 중반 뮌헨에서 생겨 났으며, 위대한 소설의 세기의 저질스러운 실추를 가리킨다. “

p90 “ 소설의 기술을 그 심리적인 매혹에서 은밀하게 벗어나 실존적 분석으로 향하게 했던 방향전환은 실존주의의 유행이 유럽을 사로잡기 이삼십 년 전에 일어났다. “ 

p97 “ 소설가는 역사가의 하인이 아니다. 소설가를 매혹하는 역사란, 인간 실존 주위를 돌며 빛을 비추는 탐조등. 역사가 움직이지 않는 평화로운 시기였다면 실현되지 않고 보이지 않고 알려지지 않았을 뜻밖의 가능성들에 빛을 던지는 탐조등으로서의 역사다. “ 

p115 “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은 자유로운 상상력 그 자체다.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시 작품 중 하나다…. 또한 시와 서정성이 서로 자매 개념이 아니라 거리를 두고 유지해야 하는 개념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 

p131 “ 세르반테스가 새로운 소설 기법을 개척했던 것은 바로 선해석의 커튼을 찢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의 이 파괴적 행위는 소설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소설이라면 그 어느 것에서나 반영되고 이어진다. 이것이 소설이란 예술임을 증명하는 표시이니까. 

p162 “ 인간의 크나큰 싸움을 선악의 다툼으로 보는 고지식한 해석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 이 싸움을 비극의 조명 아래서 이해하는 것, 이것은 정신이 이룬 엄청난 성과였다. “

p168 “ (오이디푸스가 눈을 찌른 행위) 자신을 벌주고자 하는 의지인가? 아니, 그보다는 절망의 외침이 아닐까? 자신이 그 원인과 대상이 되고 있는 무시무시한 상황들을 더 이상 보지 않으려는 욕망? “ 

p205 “ 괴테(노년의 괴테)는 한 에피그램에서 ‘ 젊은이는 무리에 강하고 노인은 고독에 강하다’라고 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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