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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디 에센셜 다자이 오사무

by 기시군 2024.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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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단종된 디에센셜 시리즈를 힘들게 다 모았다. 그중에 한 권을 집어 들었다. 두 번인가 읽었던 ‘인간실격’을 다시 볼 생각은 없었다. 그저 짧게 모아져 있는 대표 에세이, 단편들을 살펴볼 요량이었다. 재미있게 읽었고, 역시 다자이오사무 답다는 생각을 했다. 한없이 부끄러워하며 인간적이고 인간적이었던 작가. 다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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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편의 작품의 실려있다. 인간실격을 빼면 8편이다. 

#6월19일 (1940) : 독자의 초대에 ‘자신은 보잘것없는 사내라 실망할 것이라고 거절하는 작가의 짧은 에세이. 

#여치 (1940) : 이혼을 통보하는 부인의 독백, 가난하지만 예술가였던 작가가 돈과 물욕에 물들어가는 모습을 견디지 못한 그녀의 말은 작가 스스로의 독백일 터이다. 

#만원 (1938) : 행복한 다자이가 나온다. 평화롭게 지인의 집 마루에서 신문을 읽는 편안해 보이는 작가.

#아가을 (1939) : 제일 탐나는 다자이의 비밀노트 이야기. ☺️

#기다리다 (1942) : 기다리는 여자를 보며 지켜보며 ‘기다림’이 주는 몸과 마음의 변화, 조급함, 요동이 리얼하게 그려진다. 

#포스포렛센스 (1947) : 다자이가 그려내는 현실과 환상의 묘한 콜라보.

#미남자와담배 (1948) : 하나의 이벤트는 사람에게 큰 힘이 되기도, 강펀치가 되어 흔들거리게도 만든다. 

#비용의아내 (1947) : 가장 길고 재미있게 읽은 단편. 작가라는 놈팽이 오타니는 아내 ‘삿짱’에게 생활비를 가져다 주기는커녕, 사방에 빚잔치만 벌이고 있다. 오늘도 밤늦게 찾아온 술집부부. 오타니의 단골가게로 외상도 많은 상태에 심지어 오늘은 가게에 수금되었던 오천엔을 들고 도망쳤다고 한다. 문제해결을 위해 일단 삿짱은 다음날 가게를 찾아가 일을 돕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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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톨의 흠도 못 견디는 성격이 여실이 드러난다. 결벽증은 그의 글이 맑아지는 이유였으며 자꾸 삶을 놓아 버리게 하는 독의 요소를 가지게 만들기도 한 것 같다. 사람을 만나는 게 싫다 p58는 작가. 언제나 울고 싶어 하던 작가 p69. 그래도 최대한 길게 ‘홀로 오늘까지 싸워 오긴 했p79’다. 결국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리고 마흔이 되기 한해 전 자살에 성공했지만, 그때까지 라도 힘들지만 잘 버텼다고 한마디 해주고 싶은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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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으로 차갑고 비정함만 느껴졌던 작가의 이미지가 조금 달라졌다. 자기비하 에피소드가 유머스럽기도 하고 비장한 문장 속에서 페이소스가 느껴지기도 한다. 읽는 이에게 안쓰러움을 던져주는 모습 때문에 더 사랑을 받는 걸까? 작가에 대해 조금 더 느낄 수 있는 책 읽기였다.

✍ 한줄감상 : 조금은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다자이 오사무에 대한 선별된 텍스트 모음.

p21 “ 가난해지면 가난해질수록 저는 두근두근 설레고 묘하게 기쁘고, 전당포에도 고서점에도 머나먼 추억의 고향 같은 그리움을 느꼈습니다. “ 

p21 “ 세상 사람 모두에게 조소당하고, 그럼에도 태연스레 아무한테도 머리를 숙이지 않고 이따금 좋아하는 술을 마시고 평생, 속세의 더럽혀지지 않고 살아갈 분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 

p49 “ ‘가을에 대해’라는 주문이 오면, 좋았! 하고 ‘아’ 서랍을 열어 사랑, 파랑, 빨강, 가을(일본어 발음 아아, 아오, 아카, 아키), 여러 노트들 가운데 가을 노트를 골라, 차분히 그 노트를 뒤적인다. “ 

p80 “ 저는 아무리 술을 마셔도 흐트러지는 걸 아주 싫어하는 기질이라 그 험담도 웃으며 흘려들었는데, 집으로 돌아와 늦은 저녁밥을 먹으면서 너무 분한 나머지 으흑 오열이 터져 멈추지 않았습니다. “

p81 “ 남자는 괴롭고 슬프지, 아무튼 무엇이든 싸워서, 그리고 이겨야만 하니까요. “ 

p85 “ 사실 난, 아무것도 못 보고 왔습니다. 나 자신의 괴로움만 생각하고 오직 똑바로 보고, 지하도를 서둘러 빠져나왔을 뿐입니다. “ 

p126 “ 남자에겐 불행만 있습니다. 늘 공포와 싸울 뿐입니다. “ 

p133 “ 비인간인들 뭐 어때서요? 우린, 살아 있기만 하면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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