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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인 Hand to Mouth 보다 한국판 제목이 '빵굽는 타자기'가 더 분위기 있다. 젊은 폴 오스터는 배고픈 청춘시절 타자기에 매달려 매일 먹을 빵을 구워왔다. 이 책은 그 애잔한 기억들을 정리한 에세이집이다. 출간된지는 20년이 넘었고 이번 열린책들 리커버 박스셋 중 한권으로 재출간된 책이다. 읽지 않은 책이기에 처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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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전문작가로 먹고 산다는 건 이렇게 어려운 일이란 것을 성공한 작가의 상투적인 거들먹 없이 잔잔히 풀어내고 있다. 그는 자린고비 아버지와 낭비벽이 있는 어머니사이에서 그렇게 평화롭지 못한 어린시절을 보낸다. 고통은 사람을 빨리 성숙하게 한다 하던가. 돈이 머리에서 맴돌았지만 그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빠르게 꾸기 시작했다. 작가스러움을 갈망하던 20대 초반, 콜럼비아 대학에 입학을 하고 가장 먼저한 일은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 이 시절이 가장 여유롭던 시절이 아닐까? 알바로 모은 돈을 가지고 장기간 유럽의 여러 도시들을 걷고 책을 읽고 시를 쓰는 생활을 했다. 이후로의 생활은 파란만장하다. 학교를 자퇴신청하는 바람에 베트남전에 끌려갈뻔하기도 하고, 멕시코에서 부자집 마나님의 집필대행(?)이라는 알바를 하기도 하고, 먹고 살기위해 '카드게임'이라는 걸 발명해 여러 완구회사에 영업을 다니기도 한다. 그사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가지게 된다. 만들어야 할 빵은 많아졌으나 잘 팔리는 작품은 없다. 고생하던 폴이 유명한 소설가에 올라올 수 있었던 건 우연히 떠올린 '탐정소설' 한편 때문이였다. 책은 성공 이후의 모습을 그리진 않았다. 그 직전까지 얼마나 '작가'에 대한 꿈이 진심이었나를 섬세히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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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한 동안 작가나 기자가 꿈인 적이 있었다. 어린시절 지금과는 다르게 좀더 내성적이였던 나는 친구들과 공을 차는 것 보다는 집에 쳐밖혀 책읽는 것을 좋아했다. 많이 읽다보니 쓰는것도 그렇게 힘들어 하지 않았고, 교내 글짓기상을 수상한다던지 잡지같은 것에 글이 실려 인쇄된 글의 쾌감까지 살짝 경험하기도 했다. 호르몬과다 분비기인 고등학교 때, 듣기싫은 수업시간에 끌쩍였던 '버스에 만난 여학생 시리즈' 연작소설은 나름 반에서 열생팬을 거느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적도 있었다 😋(물론 독자들의 과다한 애정씬 삽입 요청때문에 부담을 느껴 일찍 연재를 마치긴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글쓰기와는 상관없는 일을 밥벌이로 삼아 긴 세월을 보내오면서 글쓰는 직업에 대한 꿈은 접었다. 폴 오스터의 이 책을 보니, 접길 잘했단 생각부터 든다. ☺️ 작가가 된다는 건 정말 일생을 걸어야 하는 것이구나. 화려한 유명작가의 글쓰기능력 이렇게 삶을 갈어넣어가며 만들어졌구나를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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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오스터 전집이 3권 남았다. 천천히 마저 다 읽을 것이다. 이 책에서 젊은날의 폴을 만났고, 앞으로는 절정기의 폴을 만날일이 남았다. 예전에 읽었으나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도 잘 안난다. 읽었던 기억 자체를 다 지워버리고 새 기분으로 한권씩 읽어내려갈 생각이다. 책이 이쁘니 손에 들고 있는것도 기분이 좋다. 😍
p9 " 내 꿈은 처음부터 오직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열예닐곱 살 때 이미 그것을 알았고, 글만 써서 먹고살 수 있으리라는 허황한 생각에 빠진 적도 없었다. 의사나 경찰관이 되는 것은 하나의 '진로 결정'이지만, 작가가 되는 것은 다르다. 그것은 선택하는 것이기보다 선택되는 것이다 "
p141 " 대부분 하드보일드 계열의 작품이었는데, 나는 그서이 스트레스와 만성적인 불안을 달래 주는 좋은 진통제라고 여기는 단계를 넘어 이제는 그 장르의 작가들에게 존경심까지 품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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