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Life

아무튼, 현수동

by 기시군 2023. 2. 5.

✔️
🌃
아무튼 시리즈에 장강명 작가가 합류했다. 작가 자신이 살던 동네을 대상으로 짧은 한권의 책을 냈다. 동네 이야기라니.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작가의 동네애정이 남다르단 생각을 했다. 지역의 역사 및 기초자료 준비도 꽤 많이 했고,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꺼리들이 있었다. 진심어린 글들이 다감하여 재미있게 읽었다. 이건 뭐 골목상권을 침범하는 대기업 느낌이다. 😅

🌃
현수동은 실재하는 지역명은 아니다. 작가가 오래전 살았던 광흥창역 근처, 현석동, 신수동 근처의 이야기를 기본적으로 담고, 거기에 장작가가 꿈꾸는 동네의 이야기를 덧붙혀 현수동이라는 가상의 마을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7개의 카테고리로 나뉜다. 현수동의 동네이름의 유래 등 역사이야기, 살던 사람들이 이야기, 지역의 오래된 전설이야기, 현수동에 포함되어 있는 '밤섬'이야기, 그리고 교통,상권 이야기를 거쳐 현수동의 도서관 이야기로 책 한권이 마무리된다.

🌃
밤섬이야기가 많이 남는다. 서강대교를 지나다 보면 보이는 작은 무인도. 영화 #김씨표류기 를 재미있게 본 기억 때문에 더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다. 그곳은 원래 사람이 살았단다. 많을 땐 천명 가까운 거주민이 있었고, 박정희 때 한강 홍수 조절을 이유를 섬을 폭파하면서 살던 사람들은 뿔뿔히 쫓겨난 것이다. 작가 따르면 그 후로도 꽤 오랫동안 밤섬출신 사람들은 짬짬히 모이고 서로 의지하는 실향민의 삶을 살았다 한다. 서울 한 가운데 실향민들이라니. 낯선느낌이였다.

🌃
작가의 말처럼, 어디에 살고 싶은지, 살고픈 곳을 그려 가다보면 '자신'이 보인다. 나 역시 장작가처럼 재산으로써의 '아파트'에 살며 차에게 주인자리를 내준 도시의 풍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걷고 싶은 거리가 있고, 아늑한 도서관이 있고, 살살 걸어가 맛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소박한 펍이 있는 그런 거리가 좋다. 이런저런 작가의 동네 스케치를 편안하게 따라가며, 내가 살고싶은 곳의 그림을 마음속에서 계속 덧붙히고 있었다.

🌃
마무리 부분, '자신이 사는 마을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삶을 사랑'한다는 문장에서 한참을 생각했다. 한 평생을 도시 떠돌이로 산 느낌이라 내가 살아오면서 사랑했던 지역이 있었나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삶을 살면서 일상을 살아내는 '지금 이곳'의 의미를 한참 생각했다. 의식은 환경에 응답하며 다른 삶의 양태를 만들어 낸다. 지금 내가 사는 모습를 지금까지 너무 당연하게만 여기고, 쳐다보지도 못하고 살아온건 아닐까하는 조금은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리쓸

p25 " 광흥창역 일대의 역사가 오래되었음은 그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다. '광흥창'이라는 이름은 무려 고려시대인 1308년에 나온 것이다.... 광흥창은 관료에게 봉급으로 줄 쌀과 다른 물품을 저장하는 창고이자 그 봉급을 주는 기관의 이름이었다. "

p26 " '창고 옆 개천에 있는 동네'라는 뜻으로 창천동이라는 지명이 생겼고, '창고 앞 동네'는 창전동이 되었다. "

p76 " 서울시는 1968년 한강 홍수를 방지하고 여의도를 개발하겠다며 밤섬을 폭파한다. "

p99 " 차를 몰고 다니면 나은가? 전투기를 모는 비행사가 러시아워에 운전하는 사람이 더 긴장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

p143 " 자신이 사는 마을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삶을 사랑하고 또 인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던 사람이 자기 삶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자기가 사는 마을만 사랑할 수 있을까? "

#아무튼현수동 #장강명 #위고 #아무튼 #아무튼시리즈 #한국에세이 #한국수필 #독후감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독서 #추천도서 #bookstagram #book #책추천 #책소개 #서평 #독서노트 #글스타그램 #일상 #독서기록

'Cul-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롤리타  (0) 2023.02.11
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  (0) 2023.02.08
고의는 아니지만  (0) 2023.02.01
차이에 대한 생각  (0) 2023.01.30
개의 힘  (0) 2023.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