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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

by 기시군 2024.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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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문화로쓴세계사 #마틴푸크너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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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진화가 아닌 문화의 진화를 세계사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이동진 평론가’의 말에 혹해서 읽게 되었다. 한 세대가 만들어낸 문화는 DNA를 통해서는 후세에 전달되지 않는다. 다양한 기록과 교육, 전파 등을 통해 남겨진 문화의 유산들은 중첩과 혼합의 과정을 걸쳐 지금의 우리를 만들어 내었다는 이야기다. 확실한 주제를 어떻게 풀어내는가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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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챕터로 구성되어져 있으며 47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다. 인상적인 장면들 위주로 정리해 둔다. 

1.
이집트에서 어떤 왕에 의해 시도 되었던 일신교 전파 노력은 유대교, 그리고 이어지는 기독교의 뿌리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집트가 조각과 회화로 기억을 남겼다면 그리스는 공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문화를 전파했다.  

2.
인도 땅에 불교문화를 정착시키려던 아소카왕의 노력은 인도에서는 힌두교에 밀려 사그라졌지만 중국의 현장법사의 대장정을 통해 동쪽으로 다시 한국과 일본의 더 동쪽세계로 전파되었다. 

3.  
로마인들은 자신들을 늑대의 후손이자 트로이의 후계자라 생각했다. 같은 그리스 문화권의 트로이였기에 로마는 순수히 그리스 문화를 거부감 없이 자기화했다. 

4.
인류 문화의 숨은 공신은 바그다드에 있었다. 그들은 지식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으며 과학, 기술, 공학, 수학, 인문학 등 전체 학문을 모으고 기록하고 연구하는데 진심이었다. 유실되었던 고대 그리스철학자들의 기록을 다시 찾아 정리한 곳도 바그다드였다. 

5.
어둠의 시대라는 중세에도 기록은 지속되었다. 십일조 차원에 집안에서 수녀원에 받쳐진 ‘힐데가르트’라는 여성은 기록하는 자로써, 수도원의 지식을 보전고 전파하는 한 사람이었다.

6. 
대항해시대의 포르투갈은 인도로 가는 길을 개척하는 경제적 목표를 위해 자신들의 경험을 모은 ‘인도의 집’이라는 장소를 리스본에 만들어 운영했다. 정보는 교환되고 축적되고 쌓아 올려져, 동서양 문화교류는 더 촉발제 역할을 하게 된다.  

7.
18세기 파리의 살롱은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세상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소중한 장소였다. 이 안에서 문화가, 혁명이 태동되었으며, 노예제를 없앨 수도, 반동에 되돌아가는 역사를 바로 잡을 수도 있었다. 

8.
19세기 서구는 새롭게 접하게 된 일본문화에 대한 신선함에 놀랐으며, 자신들 문화에 이들의 기법들을 차용하는 실험적인 시도들을 지속했다. 전통이 무너졌다 비판할 수 있으나 문화는 이렇게 발전한다.  우리가 ‘모더니즘’이라 부르는 것의 상당수가 이러한 절차를 거쳤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
문화가 발전하는 건 한 지역의 발전 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이질적인 문화를 자신의 방식과 접속시켜, 순화된 모습으로 받아들인다거나, 모습 그대로를 빌려오고, 심지어 훔쳐오는 과정에서 문화는 충돌하고 비약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저자는 얕고 넓은 방향이 아닌, 좁고 깊은 예시들을 통해 그 논지를 구체화했다. 순수함을 지키고자 하는 전통주의자들보다, 섞어내고 융합하는 실험론자들이 문화를 더 발전시킨다는 것은 너무 자명하다. 

🌏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고 문화란 기껏해야 세대가 바뀔 때마다 계속해서 수선해야 하는 끊어진 사슬이라는 점 p421’이 문화가 흥미로운 이유일지 모른다. 책 후반에 대표적인 문화융합의 예시로 다루는 ‘한류’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다. #서태지와아이들 이 등장하고 싸이가 나온다. 한류의 특징인 혼융합적인 음악성과 폭력과 외설이 없는 K-pop의 ‘깨끗한 재미’의 언급도 재미있다. #BTS 의 #뷔 가 보여주였던 시각예술을 언급하며 ‘결국 우리는 고립과 순환, 순수와 혼합, 문화의 소유와 공유 중 p428’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를 묻고 있다. 사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 

✍ 한줄감상 : 세계사를 좀 봤다는 사람들에겐 새로운 이야기들이 많아 아주 재미있게 읽혔을 것이고, 세계사 초보자들에겐 너무 깊고 다루는 범위가 너무 좁아 지루 할 수 있겠다.  

덧,
책을 통해 폼페이 유적, 인간 형상 그대로의 유적들이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었는가 하는 의문이 풀렸다. 도망가든지 다 타버리던지 할 것 같은데, 아이를 안고 쓰러진 모습 그대로 빈 공간을 만들어 내다니. 비밀은 이미 유독가스에 중독되어 쓰러진 사람들을 느린 용암이 서서히 집어삼키며 덮어버렸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다.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에서 그 모습을 기록한 시인이 있었다니. 끔찍한 지옥도 었을 것이다. 그나마 그 느린 용암들 덕분에 많은 유적들이 남았다고 하니 그것도 아이러니하다.

p16 “ 문화의 저장과 전파를 위해서 인간은 DNA가 아닌 다른 수단으로 지식을 저장하고 다음 세대로 넘겨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인간은 기억술, 즉 교육과 외부 기억 장치를 이용해서 지식을 전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 

p43 “ 고대 이집트에서 회화와 조각은 글에 가까운 것으로, 매우 추상적인 시각적 의사소통 체계였다. “ 

p54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차용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차용했느냐, 또 우리가 발견한 것으로 무엇을 하느냐이다. “ 

p63 “ 그리스는 과거를 저장해서 현재로 전달하는 문화 기술과 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위대한 과거를 알지 못한 채 영원한 젊음에 갇혀 있었다. 다행히도 이집트가 아테네의 고대 역사를 기록했고 “

p68 “ 공연 기반 문화 속에서 살았던 그리스인은 연극에 쉽게 동요했다. 그 글은 행진과 의식, 찬가 낭송에 정기적으로 참여했고, 디오니소스 축제에서도 찬가를 낭송했다. “ 

p75 “ 문화가 살아남는 또 다른, 어쩌면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 있었으니 바로 모방이었다. “ 

p130 “ 유교 경전은 과거 숭배 문화를 만들었다. 이 책들을 유교 경전이라고 부른 것은 기원전 5세기에 살았던 공자가 오경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직접 엮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 

p132 “ 2세기에 불교가 중국에 일으킨 가장 중요한 혁신은 아마도 다르마, 환생, 열반의 교리가 아니라 이 교리를 수행하는 제도, 즉 승려 공동체였을 것이다. “

p318 “ 18세기 파리에서 살롱은 굳건하게 자리 잡은 제도였다. 어느 살롱이든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모을 금전적 자원과 사회적 인맥을 가진 여성이 중심이었다. “ 

p337 “ 동인도회사는 1801년 런던 리든홀 스트리트 사무실에 동인도 박물관을 열었다. “ 

p345 “ 헤겔의 접근 방식은 진보적 역사의 원동력이 무엇인가라는 논쟁을 구 체화했다. 헤겔에게 그 원동력은 생각이었다. 포이어바흐에게는 물질적 환경이 이었다. 찰스 다윈에게는 환경이 인구와 종에 가하는 압력이었다. “ 

p380 “ 독일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산스크리터어 극, 페르시아와 아랍의 식, 중국의 소설을 접한 후 1827년 ‘세계문학’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 

p403 “ 다른 것만큼 훌륭한가라는 질문은 이제 말이 되지 않았다. 작품은 서로 다른 이유로 주목받을 가치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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