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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목과 책 모양새에 충동구매했음을 고백한다. 제 오랜 인친들은 아실것이다. 내가 얼마나 팔랑귀인지, 북마케터의 술수에 잘 넘어가는지 말이다. 😁 이 책 역시 같은 코스로 내 손에 들어왔다. 언제나 생각하는 것 처럼 '죽음'을 잘 맞이하고 싶어하는 나의 욕망을 충족 시켜 줄 수 있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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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스토아학파에 네임드 철학자인 '세네카'다. 검색해 보면 나오겠지만 #네로황제 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물론 황제에게 버림받아 '자살'당하는 신세가 된다. 이 책은 폭군 네로 옆에서 죽어가는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철학자가 생각한 죽음에 대한 사유가 담긴 책이다. 원전 그대로가 아니라 프리스턴대학교에서 관련 고전을 전공한 제임스 롬 박사의 코디네이션을 통해 세네카의 '죽음'에 대한 핵심적인 의견들만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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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죽음이 삶의 뒤에 오는 것이 아니라 삶의 본질적인 요소라 말한다. 동의한다. 언제나 죽음이 다가오면 기꺼이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하며 죽음을 연습하라고 한다. 그가 말한 죽음의 연습은 '자유'의 연습이다. 고통이나 억압 등에서 해방시키는 수단으로 '죽음', 자유로운 자아로서의 '죽음'에 의미의 방점을 찍는다. 조금 위험해도 보이나, 그가 보는 죽음은 '자유'가는 길이다. 삶을 유지하며 폭압과 고통 속에 있는 것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것을 긍정한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대한 철학적 기초를 2000년 전에 제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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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해 섬세한 철학적 접근과 분석이 있는 책이라 말하기 힘들다. ‘죽음'을 그저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라고 충고하고 있을 뿐이다. 거창하게 죽음의 의미와 이후에 대한 막연한 공포에 떨고 있지 말고, '자유'가 주어진 삶을 자연스럽게 살아가다가 그것이 제약된다면 자연의 순환 과정의 일부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차분한 이야기였다. 다시 동의한다. 사실, 내 입장에서도 죽음을 두려워하는 건 죽음으로 가는 과정에서의 '고통' 뿐이다. 어쩌면 그 이후에 있을 영원한 평화에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내 몸을 구성하는 분자들은 분해되어 더 작은 원자가 되어 또 다른 물질로 변해갈 것이다. '내 것'이 '내 것'이 아니게 되는 순간, 불교에서 말하는 무아(無我)의 상황을 편하게 받들이는 그 때가 진정한 자유의 시간이 아닐까 한다. 짧게 ‘죽음’에 대해 한번더 생각해 줄 기회를 주었고 이 오래된 할아버지의 말씀에 크게 대꾸할 마음도 없다. 죽음에 대해 과민하지 말자는 말씀에 고개 끄떡일 뿐이다. ☺️
덧,
출판사에는 미안한 말이지만, 제 인친님들께 이 책은 구매를 권하지는 않는다. 위에서 말한 핵심내용이 이 책의 전부다. 아주 나쁘진 않았으나, 기대했던 것에는 못 미치는 책이였다. 그래도 안락사를 권하는 철학자, 인상적인 단어로 남는 책이다. ☺️
p67" 나는 젊었을 때는 잘 사는 것에 관심을 두었고 늙어서는 잘 죽는 것에 신경쓰고 있다. 잘 죽는 것이란 기꺼이 죽는 것을 의미한다. 상황이 무엇을 요구하든 그것을 기대하며, 무엇보다 슬픔을 배제하고 죽음을 응시하기로 마음을 가다듬자. 우리는 삶을 준비하기 이전에 죽음에 대비해야 한다. 삶이 이미 잘 갖추어져 있는데도 우리는 더 채워 놓으려고 욕심낸다. 항상 무언가 부족해 보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래 보일 것이다. 그러나 충분히 살았음을 결정하는 것은 햇수도 아니고 날수도 아니고 정신이다. 소중한 루킬리우스, 나는 충분히 오래 살았다. 나는 마음 가득 죽음을 기다린다."
p112" 현자는 살 수 있는 만큼이 아니라 살아야 하는 만큼만 살 것이다. 그는 자기가 어디까지, 누구와, 어떻게 살며 무엇을 할지 고찰할 것이다. 얼마만큼이 아니라 어떤 종류의 삶이 자신의 삶인지에 관해 깊이 생각할 것이다.... 일찍 죽든 늦게 죽든 중요하지 않다. 잘 죽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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