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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책을 덮고 삶을 열다

by 기시군 2025.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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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덮고삶을열다 #정혜윤 #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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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시지프스 이야길 했었다. 물론 카뮈 때문이다. 무의미의 삶에서 의미를 찾는 건 바위를 밀어 올리는 인간의 몫이라는 점을 강조하려 할 때 소환했던 에피소드다. 

정PD는 책 서두에 일본 시인의 글을 빌어 그 삶을 정교화시킨다.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올라갔을 때는 ‘기쁨’을 느끼고, 다시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볼 때 우리는 ‘휴식’을 하며, 천천히 산을 내려갈 바라보는 주변 풍경은 짧지만 깊은 ‘위로’가 된다고 한다. 오래 기억될 문장들이다. 

정PD 책은 두 번째로 읽는다. 책에 대한 책 에세이라 흥미가 끌렸다. 정의롭고 섬세한,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작가이자 PD로 알고 있다. 이번엔 어떤 이야기들을 담았을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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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인용한 예술에 대한 생각들을 구경해 보자. 르귄은 예술은 세상 속에 존재하는 방법이라 했다. 보르헤스는 사람의 영혼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것이라 했으며 카뮈는 인간의 모습을 더욱 감탄스럽고 풍요롭게 만드것이라 했단다. 타르곱스키는 삶을 이해하려는 시도라는데 작가는 ‘예술은 사랑하는 것을 재료로 삶을 만드는 것’이라 한다. 어느 것에 공감하든 모두 보석 같은 말이기에 정리해서 옮겨둔다. 

작가에게 책은 사람이고 여행이다. 자연을 좋아하고 생명을 좋아한다. 인간을 좋아하는 이유도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란다. 그런 마음으로 세월호 유족들을 위한 활동을 했었고 각종 사회적 아픔 치유에도 동참하는 활동을 계속하는 멋진 사람이 정혜윤 PD다.

모비딕부터 버지니아울프, #호라이즌 (다행히 몇 달 전에 읽었다.☺️)의 베리로페즈를 소환하여 많은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참을 만한 절망의 반복과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웃을 수 있는 순간들이 공존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란 이야기도 마음에 와닿는다. 또는  울프는 존재의 반대인 ‘비존재’를 흔적이 남지 않는 시간이라 했단다. 그녀를 통해 책을 다시 보고, 내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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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플래그를 많이 다는 편이다. 작가는 ‘ 밑줄, 접어놓은 페이지, 옮겨 적은 글귀들은 우리의 정신상태를 알게 한다 p174’고 말한다. 내게 필요했던 말들을 만날 때 표시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필요는 감정을 전달하거나 몰랐던 사실이거나 나를 흔드는 문장들일 것이다.  

외롭고 괴롭기 때문에, 또는 희망이 필요하기에 읽는다는 문장도 있다. 모든 말이 맞는 말이기에 토를 달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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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덕분에, 4.16 가족 나눔 봉사단의 활동사를 덕분에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분들은 이태원참사의 현장에, 고공농성장에 산불 현장에, 무안공항참사 현장에 가셔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왜 가시는 거냐는 작가의 질문에 ‘ 곁에 있어주고 싶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단다. 사람은 숨과 결의 힘으로 살아간다. 고통에 몸서리치는 사람들에 곁에서 온기를 마음을 전하는 행위는 숭고하다. 

정작가는 이 긍정적인 인간의 힘을 믿는 사람이다. 나는 그녀가 정말 잘 살았으면 좋겠다. 

✍ 한줄감상 : 책을 읽고 다음 책을 찾을 것이 아니라, 이 책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숙고해야 한다는 이 한 줄은 꼭 기억하자. 

p20 “ 육체적인 욕구와 정신적인 희열 사이의 경계를 느낄 수 없는 고귀하고 낭만적인 사랑이지! “ 

p23 “ 예술가가 세상을 향해 부르짖는 것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날 내버려달라는 외침뿐이라고. “

p26 “ 나도 어딘가에 쓸모 있고 싶다는 욕망이 간절해질수록 슬픔이 짙어졌다. “ 

p43 “ 모든 여행의 최종 목적지는 우리가 귀환할 곳, 출발한 곳, 그리운 얼굴들이다. “ 

p63 “ (모비딕의 멜빌) 선장은 이런 생각을 한다. ‘세속에서 느끼는 가장 큰 행복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는 무의미한 하찮음’이 도사리고 있고 ‘모든 슬픔의 밑바닥에는 신비로운 의미가 도사리고’ 있다. “

p67 “ 세상은 의미는 모르겠지만 경이로운 것으로 가득하다. “ 

p97 “ 혼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서로 좋은 ‘ 관계를 더 많이 갈망한다. 이것이 어른의 몸짓이다. “

p111 “ 이야기하는 방식이 바뀌면 삶도 바뀐다…. 삶에 관한 이야기가 없다면 삶도 없다. “ 

p135 “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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