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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찌니주의보

by 기시군 2026.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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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니주의보 #정지아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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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득거리다 보면 속이 알싸해진다. 노인네의 사연에 먹먹해하다가도 찰진 전라도 사투리와 넉살에 다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 뭐? 느그는 꼬치 달렜다고? 젖도 없는 것들이 반의 반의 반도 안 되는 꼬치, 것도 딸랑 하나 달렜다고 지랄옘벵을 떨어쌓네. 조오컸다. 꼬치 달레서.p184 ‘ 

이런 욕을 먹으면 안 쪼그라들 남자는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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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정착한 삼십대 커플, 키 큰 성진이와 작은 예진이. 이들의 이름을 못 외워 동네 노인네들은 큰 찌니, 작은 찌니라 부른다. 한 일 년 적당히 동네 사람들과 잘 지내던 찌니들에게 큰일이 생겼다. 레즈 커플이라는 사실이 아우팅 당한 것이다.

노인네들에게 낯선 존재, 찌니들을 둘러싼 소동이 심상찮다. 일단 유일한 아군은 베트남에서 시집온 쑤언, 가장 강력한 적군은 독실한 신자 윤선생 할매다. 자, 이제 동네 절구댁, 이장, 양촌댁, 최씨댁의 사연까지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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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를 대하는, 한때 소수자였던 나이 든 여성들의 태도 변화가 작가의 능청스러운 필치로 속도감 있게,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소설의 소목차만으로도 할 말은 다 했다.

누구나 비밀은 있고, 누구나 조금씩은 나쁘며, 누구나 이상한 구석이 있고, 자기 기준으로 산다. 어떤 사람도 나름의 이유가 있으며, 누구나 자신에 대해 혹은 타자에 대해서 잘 모르고 산다. 그렇게 살아가기에 우리는 알기를 멈추지 말아야 하며, 관심 두기를 지속해야 한다. 자신의 거주 공간을 벗어나면, 이 땅 곳곳에 아직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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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진 사투리를 배우고 싶단 생각을 했다. 살면서 많이 들어본, ‘이기지도 못할 술을 왜 이렇게 많이 마셨냐’는 질책에 이렇게 대꾸하고 싶다.

‘ 질라고 마신다와? 술 이게(이겨) 머 흘라고? 니는 이길라고 술 처묵냐? 술허고 쌈박질허냐? p180 ‘ 

모름지기 소설가는 술을 좀 좋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 한줄감상 : 여성 연대에 대한 해학적 소설, 고통받은 여성들의 삶에 건네는 한마디.. ‘ 레즈나 헐 것을, 우리 어매랑 살 것을… ’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예상하셨겠지만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기본일 것이며,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를 추천한다. 애주가들을 위한 ‘술 에세이’. 감동적이다. (술꾼 입장에서😎)

p20 “ 찌니들이 말이여. 레지랴 레지. “

p31 “ 워매! 마사시러라. 여자끼리 워치케 한대? 널 것도 없는디 “ 

p33 “ 인사만 잘해도 천에서는 반은 묵고 들어가요이. “

p131 “ 지렁이 똥은 제 몸집만큼이나 길었다. 종일 흙을 먹고 제 몸집만 한 똥을 싸야 하는 지렁이의 생이 참 고단하겠다 싶기도 했다. “ 

p147 “ 누가 니 보고 공부허라디? 오래비 밥허라고 딸레보냈제 공부허라고 딸레 보낸 중 아냐? 공부 말고 밥을 허라고, 밥을! 지 공부는 뜻대로 안 되는디 가시내가 공부 쪼까 잘헌다고 우죽이 설쳐댔으먼 그랬겄어! “ 

p182 “ 내 새끼 한번만 더 건드레보씨요이. 눈깔을 뽑아가꼬 깍두기를 담가서 오독오독 씹어 묵어불랑게. “

p200 “ 서울에서 지금까지 만나온 사람들은 다들 그랫다. 고통이나 슬픔은 물론 자신의 비루함, 열등감 같은 것은 저 수면 아래 깊숙이 묻어놓고 수면 위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살았다. “ 

p214 “ 윤 선생네는 아버지가 빨갱이로 몰려 죽임을 당한 이후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 

p225 “ 느그가 난 년들이다. 난 년들이여. 한 년이 아프면 딴년이 밥이라도 채릴 것 아니냐. “ 

#bookstagram #bookreview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퀴어문학 #여성서사  #찌니주의보_기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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