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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대화 #정재승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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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니, 제목만큼 서늘한 대화는 아니었다. AI 비관론도 만만찮은 요즘, 정재승 교수는 AI와 함께 사는 삶을 이야기한다. AI 시대의 자기계발서라고 할까?
AI의 위험도 짚지만, 그보다는 일상 안에서 AI와 함께 지내는 법에 대한 조언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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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4개의 파트로 나뉜다.
교육자답게 첫 파트는 교육이다. 인간보다 정확하게 일하는 AI 앞에서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호기심, 창의성, 질문하는 법도 다루지만, 방점은 '사회적 민감성'이라는 인간 본연의 능력에 찍힌다.
두 번째 파트는 '세상'이다. 기업 안에서 효율을 높인 사례들을 들며, AI를 이기려 하지 말고 옆자리에 두고 쓰되 판단과 그 책임은 사람이 지라고 조언한다.
세 번째 파트 '어른'에서는 일찍 은퇴할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마흔에 익숙한 커리어를 바꾸고, 예순에 새 분야를 전공해 새 직업을 만들라고 한다. 음? 이건 그만한 능력의 바탕이 깔린 사람에게나 가능한 일 아닐까? 이 물음표는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따라다녔다.
마지막은 '행복'이다. AI 에이전트가 만들어 낼 가까운 미래. '로봇과의 섹스는 외도입니까?'라는 질문이 흥미로웠다. '다정함'을 구독하는 세상이라니, AI가 일상을 어디까지 바꿀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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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인 책이다. AI의 앞날에 대한 관측에도 동의하는 대목이 많았다. 제2의 아이폰 같은 혁신은 피지컬 AI에서 나올 것이다. 로봇에게는 백덤블링보다 알약을 봉투에 담는 일이 훨씬 어렵다는 사실도, '소수의 데이터' 영역에 새 기회가 있다는 통찰도 그랬다.
'완벽한 일은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우리는 충실히 인간이 되어야죠'(p290)라는 말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앞의 물음표가 다시 떠올랐다. 충실한 인간이 될 사회적, 경제적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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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숙달된 사람이 초심자의 처지를 상상하지 못해 생기는 소통의 오류다. 스포츠에서는 '스타 플레이어의 함정'으로 나타난다. 천재성으로 성공한 스타가 감독이 되면, 몸에 밴 감각을 평범한 선수가 따라 할 수 있는 단계로 풀어내지 못한다. 그러고는 묻는다. "이게 왜 안 돼?"
수업 시간에만 집중하고 평일에도 가족과 극장에 다니면서 과학고에 들어간 사람. 의대 교수와 카이스트 교수를 거치며 세계의 석학들과 만나 온 사람. 그 자리에서 쓰인 이 책이 그들만의 리그를 위한 책이 될까 봐 아쉽다. 그가 가르치는 카이스트 학생들처럼 이미 기본기를 갖춘, 앞서가는 사람들을 위한 AI 지침서에 머물 위험이 보인다.
그래도 여러 방향에서 많은 질문을 받아 든 독서였다. 저자의 고민이 그대로 내 것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앞서가는 사람의 고민은 뒤따라가는 사람의 나침반이 된다. 그 점에서 좋은 독서였다. 다만 AI 시대를 바라보는 내 마음은 여전히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참, 책을 지원해 주신 어크로스 출판사(@across_book)에 감사드린다.
✍ 한줄감상 : 인문과 과학의 지식, 경험이라는 옷을 세련되게 입힌 AI 시대의 자기계발서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아직 읽지 않았지만 내 장바구니에 담긴 ‘AI, 신의 탄생 인간의 종말'. 제목에서 느껴지듯 AI 비관론의 맨 끝에 선 책이다. 이 책으로 AI와 함께 사는 삶을 고민했다면, 그 AI의 극단적인 위험도 함께 따져 볼 필요가 있다.
p25 “ 창의성은 텅 빈 머리에서 솟아나는 신비로운 샘물이 아니다. 오래 저장된 기억과 개념이 낯선 방식으로 다시 만나는 과정이다.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증거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복잡한 절차를 끝까지 수행하는 경험도 삶과 일의 중요한 토대가 된다. “
p61 “ 팀의 성과는 가장 똑똑한 구성원의 지능보다 구성원들의 사회적 민감성 및 고른 발언 기회와 더 밀접하게 관련돼 있었다. 여기서 사회적 민감성이란 상대의 표정과 말투, 침묵에 담긴 감정과 의도를 알아 차리고, 그에 맞게 자신의 말과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말한다. “
p79 “ 욕망은 종종 결핍이 남긴 빈자리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
p254 “ 오래 남고 싶다면 학생이 되세요. “
p263 “ (판단력) 정보가 불완전한 상황에서 맥락을 읽고, 여러 가치가 충돌할 때 우선순위를 정하며, 결정의 결과를 책임지는 능력이다. “
p281 “ 내게 예술 작품을 산다는 것은 지금까지 아무도 하지 않았던 생각 하나를 집 안에 들이는 작업이다. “
p345 “ 사실 감정은 이성의 반대편에서 사고를 방해하는 정서적 요동이 아니다. 정보가 부족하고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압축해 알려주는 진화적 의사결정 장치다. “
p367 “ 우리의 뇌는 ‘소중한 한 사람’을 만들 수 있지만 ‘평생 다른 사람에게 흔들리지 않음’까지 보증하지는 않는다. “
p377 “인간은 진실보다는 평온을 택할 때가 있고, 결혼생활은 때로 그 선택을 서로 모르는 척 존중함으로써 유지된다. “
p394 “ 행복은 기분 좋은 순간의 총합일까, 내 삶이 괜찮다고 평가하는 상태일까, 아니면 내가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감각일까. 뇌과학에서는 행복을 다음 보상을 찾지 않아도 괜찮은 평온한 상태로 정의한다. “
#bookstagram #서늘한대화_기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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