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본주의리얼리즘 #마크피셔 #리시올
🪙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경쾌한 표지도 한몫했지만, 부제 때문이다. 감히 ‘자본주의에 대안은 있는가’라니. 뼛속까지 자본주의에 찌든 우리에게 먼 나라 영국의 어떤 철학자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궁금했다.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궁금했다. 얇지만 읽기 만만찮았던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동기다.
🪙
이 책은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직 후에 쓰여졌다. 미국에선 월스트리티 점령이 유럽각국에선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발이 들끓고 있었고, 선진국들은 자본주의 몰락을 바라볼 수 만 없어 천문학적인 돈을 파산 직전의 은행들에게 쏟아붓는 상황이었다.
저자 피셔는 이 상황에 놓인 ‘자본주의’를 ‘자본주의리얼리즘’이라는 개념으로 분석했다. 자유시장은 ‘시장 스탈린주의적 관료주의’에 빠져 있다 판단했으며, 커트코베인의 절망, 체제에 대한 권태, 분노, 낙담까지도 사고팔리는 상품으로 거래되는 현상은 심화되기만 한다고 본다. 자본은 이미 자신에 대한 비타협적인 요소까지 소화시키는 괴물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헐리우드 대작 SF의 주적은 전 우주적인 사업을 벌이는 대기업이다. 헐리우드 자본은 이런 ‘비타협적인 것’까지 시장성으로 소화한다.
이 책을 통해 획기적인 대안 등의 대서사는 기대할 순 없다. 우리 앞에 자본주의는 너무나 거대한 난공불락의 요새로 보인다. 자신의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가진 소수와 강한자극에만 부분적으로 반응하는 ‘무쾌락’ 상태의 현대인(잠재적 우울증 환자)들의 급증은 몇 가지 계몽작업으로 개선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이런 부류의 생산과 소비에 의존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인간들에게 중요했던, 유연성, 노마디즘, 자발성 등은 포스트모더니즘의 거대담론의 해체로 그저 자본주의의 치장을 화려하게 해주는 장식으로 존재하게 되었다. 많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
절망적인 상황인가. 책을 꼼꼼히 다 읽어도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일관된 정치경제 모델’을 찾을 순 없었다. 새로운 좌파의 목적은 국가를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일반의지(?)’에 종속시키는 것임을 이해하라 하는데, 나의 지적 능력의 부족으로 ‘일반의지’자체를 일반단어로 소화할 순 없었다. 그래도 무언가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면, 반자본주의는 자본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장이었다. 구 반체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급속히 진행되는 자본주의의 변화, 새로운 희생자들, 무비판적 추종에 대한 ‘조직적 행동’이 될 텐데, 이것이 정치적 조직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인지는 피셔도 알 수 없다 말한다. 단, 예시로 설명한 영국 교육제도의 문제 등을 통해 ‘관료주의’는 반드시 축소되어야 한다 주장한다.
🪙
이제 우리는 자본주의 이후 세상이라는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단지 ‘생산수단’ 중심의 초기 자본주의에서 ‘소비’하는 ‘노동자’의 출현이라는 현대 자본주의 변화라는 조금 다른 모습만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간과하는 다수의 부채, 압류, 실업, 긴축, 조용한 프롤테라리아화의 진행에 대해선 고민의 기회조차 빼앗기고 있다. 정말 대안은 없는가. 저자의 사망으로 더 이상의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대안’에 대한 기대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동의어라 생각한다. 희망을 버리진 말자.
✍ 한줄감상 : 공산주의자가 아닌 포스트 자본주의자가 펼치는 자본주의 모순해결에 대한 기대, 그리고 그것에 대한 선언.
덧,
이 책은 현실 자본주의가 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하는 독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하던대로 재테크에 집중하시길..☺️) 그래도, 신자유주의 상황 하에서 무한 경쟁, 적자생존, 왜곡된 능력주의 등에 노동자들이 어떻게 병들어 가는지 (근대에는 육체적인 병, 현대에서는 정신적인 병), 보이지 않은 억압과 착취가 지속되는지를 인지하고 무언가 변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진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책이다.
p42 “ 자본주의 리얼리즘의 힘은 부분적으로 자본주의가 이전의 모든 역사를 포섭하고 소비하는 그 방식에서 나온다. “
p46 “ 들뢰즈와 가타리에 따르면 자본은 ‘지금까지 존재했던 모든 것이 마구 섞인 그림, 초ultra근대적인 것과 고대적인 것의 낯선 혼종 같은 것이다. “
p59 “ 자본주의가 나쁜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는 동안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자유롭게 자본주의적 교환에 가담할 수 있다. “
p66 “ 라캉에게 실재(리얼)는 모든’현실(리얼리티)’이 반드시 억압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현실은 바로 이러한 억압을 통해 구성된다. “
p103 “ 노동자들의 성과를 평가하고 애초에 정량화하기 힘든 노동 형태를 측정하려는 충동은 불가피하게 추가적인 관리 및 관료주의를 요구했다. “.
p106 “ 라캉의 ‘대타자’ 개념(은)…. 집합적 허구, 상징적인 구조다. 우리는 결코 대타자 자체와 조우할 수 없다. 대신에 그 대역들만을 대면할 수 있을 뿐이다.
p137 “ 탈중심화된 시장 스탈린주의적 관료주의는 중앙 책임 기관이 있는 관료주의보다 훨씬 더 카프카적이다. “
p176 “ 언제나 미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 정도는 자본가가 자신의 미래를 가져가는 것보다 정부가 자기 돈을 가져갈까 봐 끝없이 전전긍긍하는 우매한 인종주의적 호모포비아입니다. “
p198 “ 생산력의 발전을 가속화함으로써 자본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이른바 가속주의 accelerationism 이념을 기반으로 신항황주의, 미래주의적 상상력…. 등에 심취했다고 전해진다. “
#독후감 #북스타그램 #bookstagram #독서 #추천도서 #book #서평 #철학 #자본주의 #자본주의리얼리즘_기시리뷰

'Cul-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빛과 실 (0) | 2025.04.27 |
|---|---|
| 체스 이야기 , 낯선 여인의 편지 (0) | 2025.04.25 |
| 센스의 철학 (0) | 2025.04.19 |
| 경제신문이 말하지 않는 경제 이야기 (0) | 2025.04.17 |
|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0) | 2025.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