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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수상작품집 #백온유 #강보라 #서장원 #성혜령 #이희주 #현호정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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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의 에너지를 즐기는 시간이다. 문동북클럽에 포함되어 날아온 새책을 반갑게 받았다. 여섯 명의 작가의 작품들. 아는 이름도 눈에 띄고 새로 만나게 되는 작가들도 있다. 매년 눈높이가 높아져 문제다. 마음 비우고 책을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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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편을 골라 인상비평이나 해볼까 한다.
*대상 : #반의반의반 백온유
치매 초기의 영실, 간병인 수경, 영실의 딸 이혼녀 윤미, 그의 딸 현진, 이렇게 4명이 등장하는 5천만 원을 둘러싼 유사 추리물이자 돌봄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는 웰메이드 단편소설. 단, 영실의 캐릭터 구성에 입체성을 넣으려는 노력은 실패했다 느꼈다.
*#바우어의정원 강보라
같은 오디션을 보게 된 연기자 선후배 두 명의 만남을 통해, 여성이 일반적으로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무게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상처 입은 영혼들이 나누는 정답고 리듬감 있는 티키타카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원경 성혜령
전 여친 원경이 유전성 유방암 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차 버린 남자 신우. 건강검진에서 심각한 암을 발견한다. 헤어진 지 몇 년이 지났지만 뭔가 원경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그녀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그는 원경과 그녀들을 만난다. 떨어지는 핍진성에도 속도감있는 전개와 쿨한 대사와 진행이 인상적인 작품.
*#최애의아이 이희주
개천에서 난 용, 대기업에 다니는 삼십 대 우미는 스물세 살의 남자 아이돌 유리를 진정으로 깊이 사랑한다. 우미의 세계에선 기획사가 아이돌의 정자를 굿즈로 판다. 국가에서도 출산율 문제 해결을 위해, 특정 아이돌의 정자로 임신하는 것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우미는 유리의 아이를 가졌다. 우미는 너무나 행복했다. 작가는 능숙한 솜씨로 드라이빙하는 F1 레이서 같다. 질주하다 파괴시킨다. 난 그 강열함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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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애나의 길티 클럽은 얼마 전 #혼모노 에서 읽은 작품이라 건너뛰었고 나머지 작품들도 완성도나 재미 측면에서 위에 언급한 작품들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나 현호정 작가의 ‘~~물결치는~몸~떠다니는~혼~~’은 집중하고 한 번 더 읽어보고 싶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내게 대상을 정할 권한이 있었다면, 난 ‘최애의 아이’를 골랐을 것 같다. 작가의 의도는 성공했다. 그녀는 자신의 글에 남들이 당혹스러워할 때가 좋다고 한다. 충분히 당혹스러웠고, 작품이 타겟팅한 고민의 지평이 꽤나 넓게 느껴졌다. 인간의 본성과 자본주의, 욕망의 질주 그리고 파국까지 내달리는 힘에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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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심사위원들이 마음에 들었다. 심사위원인 김금희 작가는 백온유의 소설에서 ‘안정적인 문장과 전재, 생생한 인물 표현’을 집어냈고, 신형철평론가는 강보라 작가의 ‘대화의 묘미’를 칭찬하며, 성혜령 작가에겐 ‘강한 에너지’의 단절이 가져오는 단편의 효과를, 이희주작가에겐 ‘사회심리학적 통찰’을 가진 문제작이라 표현했다. 작품들을 다 읽고 내가 좋아하는 심사위원의 평을 읽으며 내가 생각한 것들에 대한 공감과 간극을 찾는 재미도 은근히 좋았다.😌
✍ 한줄감상 : 젊은 작가들의 에너지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 언제나 평균이상의 단편들이 가득한 선물. 단 매편마다 달린 평론들은 가끔 현학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p31 “ 홀씨처럼 가볍고 희끄무레한 영혼이 손이 닿지 않는 아득한 곳으로, 건너갈까 봐 돌을 눌러두듯 잠든 윤미의 이마에 자신의 손을 올려둔 적도 있었다. “
p35 “ 영실은 사람을 믿지 않았다. 스스로도 잘 알아채지 못하는 냉혹한 면모였지만 인간이 인간 옆에 붙어 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피를 빨아먹기 위함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
p56 “ 파란색 사물로 사랑을 표현하는 새가 있다는 거 아세요? “
p201 “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들과 그 사람이 가지고 올 불확실한 미래까지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라면, 신오는 지금까지 누구도 사랑해 본 적이 없었다. “
p242 “ 새해의 첫날, 아침 일찍 일어나 가까운 산에서 해돋이를 보고, 집에 돌아와 뜨거운 물로 씻고 떡만둣국과 남은 귤까지 먹어치운 우리는 어떤 충동 없이, 삼십 대 여자의 냉정한 판단력으로 유리의 아이를 가지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
p244 “ 우미는 진심을 감추는 데 선수였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그렇게 변한다. “
p246 “ 기획사에 2세가 창출할 경제적 이득과 소유권의 10퍼센트가 넘어가는 것쯤이야 견딜 수 있었다. “
p273 “ 말했잖아. 내가 원한 건 딱 하나라고, 유리의 아이를 갖는 거. “
p312 “ 아름다운 것과 살아 있는 것을 어떻게 구분하지? “
p315 “ 내가 기생체로서는 유일하게 심장을 가진 건 우연이었습니다….. 제 자생체의 가슴에 매달린 둥그란 머리통이었지요. “
p319 “ 사는 게 괴롭고 외로울 때요. 나는 내가 지구라는 몸에 잘못실린 혼이라고 생각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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