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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란무엇인가 #김영민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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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교수의 인기 원인은 리버럴 한 삶의 태도 때문이다. 엘리트교수 답지 않은 일상에서의 전통이나 기존 가치에 대한 쿨한 시선,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의 의도적인 흩트림이 리버럴 성향의 나 같은 독자에게 호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다만, 그의 전공이기도 한 ‘정치사상’에 들어가면 그는 냉소주의자다. 그의 대부분의 책(학술서 제외☺️)을 좋아하지만 #인간으로사는일은하나의문제입니다 라는 ‘정치’를 주제로 한 책에 별 호감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에 김교수는 신작을 냈다. 탄핵의 시간 마무리에 나온 책, 제목도 볼륨감 넘친다. 😅 그가 바라보는 2025년의 ‘한국이란 무엇인가’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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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3부로 나뉜다. 한국의 과거, 현재, 미래다. 새로 쓴 꼭지도 몇 보이지만 다른 간행물에 발표되었던 ‘한국’ 관련 산문들이 주제에 맞춰 모여있다.
*한국의 과거
단군으로부터 시작된 ‘왕조’의 역사를 훓어본다. 성군이라는 개념에 그의 비관적인 반인간론이 적용된다. 보통의 인간들이 행하는 행동들, 자기의 무능과 이기심을 반성하지 못하고 남 탓에 목숨을 거는 행동들이 왕이라고 다를까. 그리고 그 증거들이 담아낸다.
*한국의 현재
군사독재와 그 폭력에 대한 거부감은 (당연히) 강하다. ‘소년이 온다’는 정서적 호소일 뿐 아니라 ‘사유’를 촉발하는 지적질문이란 판단에 동의한다. 혁명이 일어나는 동력에 대한 긍정은, 혁명을 끝낼 방법을 모르는 인간본성에게 다시 화살이 돌아간다. 정치에 과몰입하는 사회, 하지만 이슈 몰이와 악마화에 쉽게 넘어가는 대중. 운동권 배경으로 권력에 맛을 들이는 386, 타락해 가는 사회단체에 환멸. 지금 현재를 지키는 것들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한국의 미래
그가 보기엔 좋은인간은 정치판에 들어가기 싫어하고, 시민들은 좋은 정치인을 뽑기도 싫어한다고 한다. 시기심에 흠을 잡고 비방하고 끌어내리고 싶어 한다. 지금의 시민은 좋은 시민이 될 수 있는 욕망, 기회, 능력이 있는 가를 묻는다. 그리고 그에게 많은 돈을 준다면 ‘합리성을 재정의’ 함으로써 사람들을 바꾸겠다고 한다. 합리성의 재정의가 궁금했지만, 그는 자세한 설명은 생략했다. 😌 대안적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으나 아직도 그 실체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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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분열하는 존재고 그 분열을 재조정하는 것이 정치이며, 따라서 분열을 인정해야 정치를 긍정할 수 있다는 김교수의 메시지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에게 군부독재 외의 정치세력들은 ‘그놈이 그놈이다.’ 백번양보해서 12.3 이전 상황이라 하면 그나마 이해해줄 여지는 있다. 최소한 지금 시점에 이런 제목의 책을 낸다면 내란 전후에 대한 최소한의 분석은 필요했다.
거창한 제목에 어울리지 않는 디테일 중심의 에세이였다. 당연히 매력적이 꼭지들이 넘친다. 자기 의지에 따라 한국인으로서, 아니 개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충고는 달콤하다. 많은 부분 고개 끄덕이며 읽었고 환기했다. 개인인 나에게 이처럼 좋은 참고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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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과 봄을 지나면서 그에게 무엇이 남았을까 생각했다. 똥묻은 개와 겨 묻은 개는 구별해야 하지 않을까. 김교수가 말한 속물적이고 이기적인 정치인과, 내란에 맞서 생명을 걸었던 정치인은 구분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기심에 가득 찬 시민과 찬서리에 온밤을 지새우며 빛의 혁명을 이루어낸 시민들은 달리 대접받아야 하지 않을까?
이번 내란에 대해 ‘ 뜬금없는 계엄 시도를 통해 공동체의 밥상을 엎은 지금, 한국의 보수 우익에게도 마침내 자살의 기회가 왔다. p277’라는 유일하게 계엄을 이야기한 문장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울림을 줄 수 있을까.
안다. 그도 인권이 무시되고, 비참이 창궐하며, 장애인은 무시되고 동료시민을 악마화하는 사람이 사람취급받지 못하는 지금의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안다. 그는 ‘분투’를 이야기한다. 추상적이다. 분투를 독려하려 했다지만 독려받지 못했다.
✍ 한줄감상 : 한국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기대하지 않은다면 읽고 생각할 꺼리들이 많은 책. 단 정치적 냉소주의에 감염되지 말 것.
p26 “ 단군신화는 제국을 의식한 정치신학이다.
p38 “ 삼국지위서동이전에 따르면 3세기 때만 해도 한반도에는 적어도 78개의 소국이 존재했다.
p40 “ 역사는 결국 오늘의 사태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야기이고, 누가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오늘의 사태는 달리 보인다. “
p115 “ 일제강점기를 어떻게 애석해야 하는가? 국사 교과서에서 쓰이는 ‘동화’와 ‘수탈’(혹은 ‘참 탈’)이란 표현은 이 시기에 대한 서로 경쟁하는 해석을 상징한다. “
p127 “ 충족되지 않은 욕망은 더 절실해진다. 이것이 욕망의 동학이다. “
p139 “ 라 로슈푸코는 위선이란 악이 미덕에게 바치는 경의라고 말한 적이 있다. “
p147 “ 인간의 저열함은 놀랍게도 생존의 욕망에서 온다. 살겠다는 의지에서 온다. 인간은 죽음이 두렵다. 그 바닥 없고 어두컴컴한 구덩이가 두렵다. “
p157 “ 사랑이라뇨. 이 세상엔 사랑은 없고 충동만 있어요. “
p211 “ 현장 사진가의 소명은 대상을 핍진하게 보여주면서 그 대상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데 있다. “
p237 “ 의사들이 자살류이 높은 것은 치명적인 약물에 남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
p265 “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구는 시들고, 잘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구만 남는다….. 잘나 보이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구만 남는다. “
p273 “ 소중한 것을 남겨 공동체에 게 전하려는 게 보수 우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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