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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서양 #나냐맥스위니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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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역사책을 읽었다. 세계사는 나름 오랫동안 관심 있던 분야라 내가 지향하는 ‘얇고 넓은 지식’ 정도는 쌓여있다 생각했었다. 제목이 자극했다. 만들어진 서양이라니. 서양을 누가 만들었겠나 서양인, 그리스로마인들이 만들었겠지 하는 들리지 않은 혼잣말을 하며 잘 빠진 책을 펼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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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괄식으로 표현해 보자. 우리 머릿속의 ‘서양’은 유럽지역, 백인, 그리스로마의 문화적 전통과 기독교 전통을 거쳐 과학기술 혁명까지 이룬 우월한 집단/지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저자는 이 ‘상식’에 문제제기를 한다. ‘서양’이라는 개념은 각 시대별 권력자들의 해석들이 이어져 만들어진 인위적인 개념이고, 지역적으로도 현재의 유럽보다 넓은 지역에, 아시아지역인 트로이문화도 포함되는 이질적인 문화, 문명의 결합체라는 것이다.
유색인이자 여성인 고전 역사학자인 저자는 14명의 상징적인 인물들을 둘러싼 이야기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분량상 전체 내용을 정리하긴 어렵고,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몇 부분만 발췌한다.
유명 역사가 #헤로도토스 는 자신의 책 ‘역사’에서 그리스인과 야만인을 구분해서 명기했지만, 여기서 야만은 그리스 외의 모든 사람을 의미하며 특별한 차별의 의미가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그리스인들이 다른 서양과 동양인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의 반대의 입장에 선다.
페르시아의 철학자 ‘알칸디’는 수백 종의 그리스 문헌을 수집했고,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을 연구하여 그리스문화는 이슬람은 본질적으로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십자군 시대 서유럽이 동유럽을 공격 약탈한 역사적 사실을 볼 때, ’ 13세기에 그리스인과 라틴인의 입장 차이는 기독교인과 이슬람교도 사이의 차이 못지않게 넓고도 깊었다 p154 ‘ 고 해석할 수 있다.
한때, 영국과 오스만이 중부유럽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협력을 도모한 적이 있다고 한다. 영국 엘레자베스1세 시대, 오스만은 사피에 술탄이라는 여성이 지배자였고, 이 둘은 서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중부 유럽의 가톨릭세력을 견제했다는 것이다. 이 배경에는 영국이 ‘트로이’에서 건너온 사람들의 후예라는 설과 오스만도 트로이의 후예라는 동질감이 일정 정도 작용한 탓이다.
계몽주의 철학의 시조. 프랜시스 베이컨은 믿음보다 과학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사고의 전환을 통해 서유렵을 발전시키는 단초를 제공하기는 했으니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비서양은 열등하다는 생각의 사상적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하며, 빅토리아 시대의 정치인이자 저술가인 ‘월리엄 그래드스턴’을 다루며 19세기 중반 이미 서양이 그 나머지 지역과 문화권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우월한 진리에 당도했다는, 지금의 서양 우월주의가 확립되었다고 본다.
책의 모두를 정리할 순 없었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활동소개를 통해, 시대와 문화 간 경계를 허물고, 서양이라는 무형의 정체성 형성과정을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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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지역이야기가 아니다. 권력과 그 권력이 만들어낸 상징이자 ‘허구적인 개념’인 서양 우월주의가 역사 안에서 얼마나 많은 비극을 만들어 냈었는지, 그 근본을 찾아 올라가는 여정이다.
순수와 정통은 존재하기 어렵다. 세상은 혼성과 교류, 영향의 주고받음 통해 이루어진다. 전통을 잘못 주어진 상식을 깨는 작업은 유의미하다. 저자는 #오리엔탈리즘 을 저술한 에드워드 사이드를 소환하며, 비서양을 ‘전체주의, 화려함, 관능, 잔혹함 같은 고정관념에 결부하여 ‘동양’의 틀에 가두며, 서양의 우월성을 설파하는 ‘서양’ 주의자들에 대한 비판을 환기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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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중심, 백인중심주의 이데올로기의 비판이라는 선명한 주제로 이렇게 깊고 다양한 이야기를 펼치는 책은 사실 피드로 정리하기 힘들다. 😅 요지만 적기엔 너무 단순하고 디테일은 너무 많아 어디까지 줄여서 소개해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은 동안은 즐거웠다. 앞부분 잘 모르는 인물들의 출현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알고 있는 인물들의 뒷이야기, 당시의 사건 사고들이 흥미롭게 펼쳐져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간단한 주제에 풍부한 콘텐츠의 책이란 이런 책을 말하는 것이다.
✍ 한줄감상 : ‘서양’이 지역이 아니라 ‘이데올로기’라는 점을 명쾌히 해부한 역사서. 가볍게 읽을 순 없지만 세계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덧, 하나
로마에서 성노동을 하는 여성들은 수입의 10퍼센트를 도시의 다리를 수리하는 비용에 기부해야 했다 한다. 국가가 포주란 말이다. 하긴 이때만이 아니었긴 하다만 기이한 역사임엔 틀림없다. 😰
덧, 둘
매춘부이자 철학자 다라고나는 여자는 열등하다고 주장한 아리스토텔레스, 진정한 사랑은 남성끼리만 가능하다고 떠들었던 플라톤에 반론을 재기했다고 한다. 간지쩐다. 👍
덧, 셋
오스만의 ‘사피예’의 궁중비사도 흥미진진했다. 시어머니와의 권력다툼으로 왕비에서 쫓겨나고, 왕이 들인 많은 후궁들 사이에 40명이 넘은 자녀들이 태어났는데, 어떻게 다시 권력을 잡은 그녀는 그 이복자녀들 중 19명의 남자아이를 죽였다고 한다. 🥺
p17 “ 오늘날 모든 진지한 역사학자와 고고학자 들은 ‘서양’과 ‘비서양’ 사이의 문화 교류가 있었고 근대 서양의 문화적 DNA의 상당 부분이 비유럽인 및 비백인 선조들에게서 폭넓게 빌려온 것임을 인지하고 있다. “
p81 “ 고대 로마는 인종적으로는 백인이고 지리적으로는 유럽이며 문화적으로는 서양이라는 통념과 어긋난다. “
p87 “ 서유럽은 그리스-로마 세계의 유산을 물려받은 여러 지역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
p94 “ 726년에 ‘평화의 도시’로서 건립된 바그다는 9세기 중반 무렵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였는데 1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
p123 “ 라틴어를 쓰는 가톨릭교회와 그리스어를 말하는 정교회 사이의 이 결별은 이른바 동서 대분열로 알려져 있다. “
p123 “ 중세에서 ‘에우로파(Europa)’라는 지리적 관념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유럽’과 동일하지 않았다. “
p181 “ 르네상스의 사상가들은 그리스와 로마에 그치지 않고 에트루리아,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 등 더 폭넓은 세계에서 영감을 끌어왔다. “
p210 “ 심지어 어떤 기독교들은 무슬림의 신앙이 자신들의 종교와 그렇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
p269 “ 서양의 16세기가 유럽에서 계몽주의 초석을 놓기 위해 새로운 발상의 전개를 촉진한 탐험의 시기였다면, 17세기는 이 팽창이 서양 제국주의로 전환한 시기였다. “
p294 “ 17세기에서 18세기로 넘어가면서 서양의 정체성과 서양 문명은 점차 인종화되고 있었다. “
p313 “ 유럽 대륙의 많은 사람이 그리스 애호주의에 휩쓸렸던 것과 달리 북아메리카 혁명파는 로마 공화정의 방식을 따른다고 자처했다. “
p329 “ 계몽주의 사상의 한 가지 중요한 조류는 인간이 신에 의해 자연과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라고 보는 관점이다. 이는 동물과 종과 가축의 품종을 구분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인간을 분류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낳았다. “
p349 “ 무엇보다도 18세기 후반은 고대 그리스-로마가 절대적인 지고의 가치, 우월성과 지위 등의 의미를 띠기 시작한 시기이다. “
p380 “ 1789년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 제국 쇠망사’ 마지막 권이 출간되면서 그 저작 전체가 19세기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제국의 몰락을 종말론적 시각으로 다룬 그 책은 제국의 과도한 팽창에 대한 영국인의 불안을 자극했(다.) “
p452 “ 툴리아 다라고나와 같은 르네상스기의 사상가와 작가 들은 옛 전통을 되살렸다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창조했고, 고대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전유했다. “
p453 “ 조지프 워런같은 인물들의 연설 속에서 서양이라는 개념은 신생 미합중국과 밀접하게 연결되었고, 미국의 독립은 미국이 서양 문명의 역사적 정점이라는 생각을 통해 일부 정당화 되었다. “
p458 “ 서양은 서양 문명에 대한 낡은 거대 서사를 버리고 고대 그리스-로마가 서양의 단일하고도 순수한 기원이라는 생각을 그만두면서 앞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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