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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소설3

모비딕 ✔️ 🐋 발자크 소설이 문학사에서 인정받는 이유는 그의 소설이 탐미적 성취가 있어서라기보다 그 시대의 '인간군상'을 세밀하게 그려낸 업적 덕분이다. 리얼리즘의 시작이며, 문학예술이 단지 세상의 묘사에 그치지 말아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오래 벼르던, 모비딕을 읽었다. 두괄식으로 말하자면, 내게 모비딕는 1800년대 중반의 미국, 미국의 산업, 그들의 꿈과 이상, 삶의 행태들을 세밀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록으로서의 의미가 컷다. 남북전쟁 이전, 석유가 아직 산업발전의 원료로 활용되기 전인 초기 미국 경제의 중추에는 포경산업이 있었다. 고래를 잡는 미국인들은 석유를 캐듯 향유고래 머리부분에 가득한 '경뇌유'를 확보하려 전세계 바다를 누볐다. 🐋 소설의 시작은 화자인 '이스마엘'이 당시 미국 포경산업의 .. 2023. 1. 15.
울분 ————————— 부조리한 세계에서의 청춘, 불합리한 구조안에서 울분에 찰 수 밖에 없는 젊음. 아무리 노력해도 청년이라는 시기는 세계와 불화할 수 밖에 없다. 앞부분은 미국판 #무라카미하루키 의 #노르웨의숲 을 읽는 듯 했다. 수줍은 일본인이 아닌 키크고 잘생긴 유태인 청년의 이야기가 너무 가득 따른 술잔처럼 넘실대는 불안은 있었지만 실제 있었을 듯하게 현실감 있게 펼쳐진다. 지금의 우리라면 하지 못할, 아니 하지 않을, 속단과 과신과 치기가 연이어 일어나지만 읽는 동안 주인공 ‘마커스’에 점점 몰입 될 수 밖에 없었다. 20세는 그런 나이니까, 그의 들뜸을, 열정을, 실수를 이제는 추억하게되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작가 필립로스는 짧은 후반부에서 이 소설을 단순한 #청춘소설 로 그냥 두지 않는다. 인.. 2022. 6. 10.
우체국 ✔️ 📕 촉이 맞았다. 내 취향일 것 같았다. 비주류의 백인꼰대 '헨리 치나스키'의 첫 등장 작품이자 부코스키의 첫 데뷰작이기도 하다. 1971년 출간될 당시에도 미국에서도 많은 식자층을 당황시켰다고 한다. 그럴만도 하다. 열심히 개미처럼 일해야할 프롤레타리아가 '노력하지마라(Don't try)'를 선언하다니 이건 체제전복 시도 아닌가? 😁 숱하게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좋은 이유는 바닥에 깔린 이 배덕한 정서 때문이다. 📗 뭐하나 내세울것 없는 하층민 30대 치나스키는 매일 술, 여자에 쩔어 살아간다. 어쩌다 계약직으로 우체국에 취직한 그는 숙취에 휘청거리면서도 출근은 한다. 별로 열심히 일할 생각도 없고, 상사에게 또박또박 말대꾸하는 성격에 완전히 꼴통으로도 찍혀 매일 가장 힘든코스의 배달만.. 2022.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