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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돈3

스페이스 (논)픽션 ✔️ 📕 정지돈작가의 좌우명을 상상해본다. 日新又日新(일신우일신). 비록 전작 #스크롤 에서 너무 많은 새로움을 선사하는 바람에 나같이 올드한 독자들에게 약간의 충격을 주긴 했으나 그의 그 실험정신 만큼은 존중하고 박수쳐주고 싶었다. 그런 그가 새책을 냈다. 공간과 건축에 관련된 에세이모음과 짧은 소설 두편. 그의 유니크한 '예술가의 창조성'이라면 공간과 건축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책을 들었다. 📗 3개의 Gate를 가진 얇은 책이다. 첫번째 문엔 '공간'에 대한 10편의 에세이가 모여있다. 공간의 범위는 어디까지 인가? 내 육체가 느끼는 범위라 한다. 나와의 '상호작용의 범위'를 공간이라고 한단다. 왠지 양자역학적인 느낌이 난다. Gate안에서 그는 미술관과 극장, 건축의 공간들.. 2022. 11. 3.
당신을위한것이나당신의것은아닌 ✔️ 📕 정지돈작가의 작품은  한편을 읽었다. 첫책에 대한 이미지가 좋았고, 얼마전에 ‘산책’을 소재로 한 수필집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구매했다. 얇은 책이라 쉽게 즐기자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예상을 벗어나는 책이었다. 📗 짧은 ‘들어가며’에 써놓은 한 문장이 인상깊다. ‘ 길이 있는 곳에 뜻이 있다.‘ (잘 읽어야한다. 뜻이있는곳에 길이있는것이 아니다) 길을 놓고 자기가 하고싶은 말을 놓겠다는 뜻이다. 힘빼며 글을 쓰는 듯 하면서 복선들은 미리미리 챙긴다. 이어서 22편의 비슷한 색깔의 다른 ‘산책’이야기가 펼쳐진다. 홍보문구에도 나오듯이 서울에서, 파리에서 길과 산책을 놓고 벌이는 ‘수다’이자 '예술론'이자 자신의 '세상인식'의 방식에 대한 썰이다. 📘 270페이지.. 2022. 6. 2.
스크롤 ✔️ 📕 소설의 기본은 인과관계다. 우리가 이야기에 몰입하는 이유는 이번 사건으로 다음사건을 유추하거나 어긋났을 때의 긴장감 때문이다. 대부분은 잘 짜여진 핍진성이 인과관계가 주는 쾌감을 고조시켜 독자들에게 소설 안으로 몰입할 수 있게 해 준다. 정지돈작가는 일단 저지르고 보는 실험을 한다. 소설의 일반적인 문법은 대부분 무시하고 한권의 '소설'책을 만들어 냈다. 호불호가 갈릴것으로 보인다. 📗 두개의 줄기로 내용은 진행된다. 첫째, 음모론에 대응하는 글로벌 국제조직 '미신파괴자' 소속 대원들은 '존재론적 행방불명자'가 되어 음모론 자체에 뛰어는 이야기. 또 하나는 펜데믹 이후 가상현실이 일상화된 근미래 한국에서 거대 메타버스 '메타북스'의 종업원으로 살고 있는 몇 명 인물의 파편화된 이야기들이 나열된다.. 2022.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