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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출판사는 철학잡지로 '뉴필로소퍼', 과학잡지로 '스캡틱', 여성잡지로 '우먼카인드' 이렇게 3종류의 퀄리티 높은 잡지를 발행 중에 있다. '스캡틱'은 주제에 따라 구매해 봐왔고, 철학잡지는 처음 주문해 봤다. 살짝 어려울까 긴장했는데, 훓어보니 그렇지 않았다. 전문서라기 보다는 대중잡지라 어떤 챕터도 그렇게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이번호 주제는 '사랑'이다. 철학자들이 말하는 '사랑'. 구미가 땡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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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20개가 조금 안되는 인터뷰와 에세이를 담고 있다. 눈의 띄는 꼭지들을 보자. '사랑에 이유가 있을까?' 내가 상대방을 사랑하는 이유를 목록으로 써보자. 정말 그것 때문에 그(그녀)를 사랑하는걸까?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사랑'이 무언지 알고 말하는걸까? 꼭 이성만의 사랑이 아니다. 친족, 친구, 연인, 자기자신 심지어 사물에 대한 사랑까지 우리는 다양한 사랑을 알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저마다 다른 사랑의 방식'도 집어볼 수 있다. 조금은 과격하지만 일처일부제 체제에서 사랑역시 재화처럼 쟁겨지는 모습에 대한 급진적인 대안, 선물하는 사랑(?)이라는 신선한 주장도 인상적이다. 나이든 커플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뜨겁기 보다 은은한 사랑의 장점도 살펴볼 수 있었고, 불륜의 매력과 위험도 다시 확인해 볼 수 있다. 미국에선 꽤 유행중인 '데이팅앱'을 통한 사랑의 문제점을 '바디우'의 이론으로 분석해 주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고전 '변신이야기' 일부와 스탕달의 '사랑론', 나르시시즘 분석도 좋았지만, 벤야민의 물건에 대한 수집욕 '변호' 이론이 조금 더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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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랑의 세계가 펼쳐진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선 아이에 대한 사랑, 아이들의 세상과의 관계 등을 살펴볼 기회가 될 것이고, 당장 사랑에 들뜬 사람들에겐 니가 느끼는 그 희열의 정체를 고민하게 할 것이다. 오랜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끼는 커플에겐 극복을 위한 예시를 찾을 수 도 있다. 익숙한 단어인 '아가페'적인 사랑의 근원을 살펴볼 수 있다. 아무튼 우리 인간은 사랑을 갈구하게 탄생되어졌고, 개별적인 시행 착오는 끝없이 반복되며 희열과 고통을 번갈라 가며 던져준다. 지금 나에게 '사랑'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할 것인가 결정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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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유행가의 70%는 사랑을 주제로 한다고 한다. 미국에서 한해 판매되는 전체 도서중 로맨스소설의 판매비중이 20%가 넘는다고도 한다.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가지는 관심과 열망은 인류가 멸망하기 전까진 계속 될 것 같다. 열심히 책한권을 사랑이야기로만 읽었지만, 책장을 덮은 지금도 사랑이 뭔지 모르겠다. 같은 책을 읽어도 읽은 이 각자의 마음에 와 닿는 사랑론은 다 다를 것이다. 다행히 사랑에 대한 철학적 접근은 '과학'이 아니다.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양한 경험과 의견을 듣고 자신만의 사랑론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특이했지만 좋은 책여행이였다. 아무튼, 이 잡지의 다음 주제가 궁금해졌다. ☺️
p26 " (몽테뉴)...사랑은 나의 욕구와 상대방의 성격이 결합한 결과다."
p65 " ... 모든 사람에게 일부일처제만을 강요하는 경제체제는 어딘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이것은 자기를 아낌없이 내주기보다 상대방을 소유하는 것이 우선시되는 환경이다.... 인간은 유대감을 얻고 지속하기 위해, 서로의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다른 수많은 이유로 성을 이용하지 않았던가.... 결국 우리는 사랑을 재화처럼 쌓아두고 경쟁적으로 연애 시장에서 거래하기보다 선물처럼 아낌없이 사랑을 나눌 때 상호 간의 유대감을 돈독히 쌓을 수 있다."
p73 " ... 지브란은 '예언자'에서 결혼생활을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유지하려면 '함께하면서 따로 있는 공간'을 남겨두라고 조언한다. '서로 사랑하되, 사랑의 굴레를 씌우지 말라, 서로 마음을 나누되 서로를 소유하려하지 말라.'"
p78" (레비나스)... 그는 '윤리는 본성에 어긋난다'라고 말했다. 윤리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존재하며 자기만의 세계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
p98" (바디우) 나를 상대방에게 알리는 것, 특히 자신의 참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스스로 상처받기 쉬운, 즉 취약한 상태가 되었다는 의미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질지는 전적으로 상대방에게 달려있고, 상대방 때문에 자신감과 자존감도 접어야 한다. "
p152 " ... 어떤 물건의 운명은 그 물건의 역사와 물질적 속성이며, 대대로 그것을 소유했던 모든 사람의 기억이다.... 벤야민에 따르면, 진정한 수집가는 이런 '운명'때문에 대상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에 빠지기까지 한다."
p155 " 소비는 수집과 다르다. 예를 들어, 과시적 소비로 교양과 지성을 뽐내기 위해 책장을 가득 채우는 경우라면 더더욱 새로움에 방해가 된다. 어떤 대상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대상을 소모하지 않으며, 남들의 평가에 따라 대상의 가치를 판단하지도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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