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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프루스트와 오징어

by 기시군 2025.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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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와오징어 #매리언울프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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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랫동안 장바구니에 담가두었던 책이다. (오징어가 말라 비틀어졌겠다. 😌) 인친님 피드를 읽고 인상적이어서 담아놨던 책인데 일 년 만이다. 

독서하는 인간을 중심에 두고, 책 읽는 뇌를 분석 연구한 책이다. 지성의 성역을 상징하는 ‘프루스트’와 신경학, 생물학을 대표하는 ‘오징어’가 어떻게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독서’와 연결되는지 독특한 구성으로 이야기를 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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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뇌는 어떻게 글을 읽게 되었을까
눈에 들어오는 텍스트가 어떻게 뇌에 자리 잡은 추론기능과 합쳐 저 지적 풍성함이 이루어지는가를 설명하며, 문자의 발명과 변화 과정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뇌가 독서를 배우는 방법
독서의 발달과정을 설명한다. 엄마 품에서 책 읽어 주는 엄마로부터 사랑받는 느낌과 자신도 모르게 이루어지는 언어학습이 우리의 뇌가 독서라는 본원적이지 않은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꽤나 도움이 될 내용들이다.  

*뇌가 독서를 배우지 못할 때
저자의 아들이 난독증이라 한다. 난독증의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파트다. 그리고 난독증이란 창의력이 강한 우측 뇌가 좌측뇌의 언어 관련 프로세스와 제대로 합을 이루지 못해 생기는 일로 분석하고 있다. 난독증을 가지고 있었던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다빈치, 아이쉬타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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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알파벳의 탄생 파트에, 한 두 페이지에 걸쳐 한글의 창제와 구성원리, 장점들을 소개하는 내용이 나온다. 특히 한글 자음이 발성기관의 정보를 담아 발음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을 외국인 학자가 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이런 한글처럼 알파벳도 다른 문자체계에 비해 높은 효율성(26개의 알파벳)이 혁신적인 사고를 촉진하여 인간이 문자를 해독하는 편리한 수단이 되었다 한다. 뇌구조에 최대한 가깝게 설계된 문자 덕에 우리는 ‘독서’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또 하나, 소크라테스가 문자 사용을 반대했었다는 내용도 재미있었다. 단일한 통로로 전파되는 문자는 문답이 이루어질 수 없어 위험하고, 인간의 기억력을 파괴하고, 언어 통제가 어렵다는 이유였다. 통제되지 않은 문자 언어의 위험성에 대한 언급, 지금 시절 인터넷과 유튜브를 우려하는 지식인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그리고 그 숨은 의도도 이해가 된다.  사고와 추론 없는 정보의 전달은 깊이 있는 인간을 만드는데 큰 위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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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내 개인적인 사례를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난 어린 시절 단 한 번도 부모가 책을 읽어주던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다. 책을 사준 기억도 별로 없어 집에 책이 많지도 않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책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저자의 추억을 읽다가 문득 초등학교 도서관이 떠올랐다. 맞다.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그 안엔 온갖 신천지가 가득했다. 루팡과 홈즈가 추리를 하고, 우주전쟁이 벌어지는 환상의 세계가 가득했다. 난 등하교 길에 책을 들고 읽으며 걷던 어린이였다. 😅 그 어린이가 자라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보던 청소년이 되고, 활자중독자가 되어 비는 시간에 뭐든 읽고 있어야 하는 병자(?)가 되었다가 지금에 나로 남았다. 이렇게 매일 밥벌이와 상관없는 뭔가를 읽고 쓰는 사람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일이기도 하다. 🤔

✍ 한줄감상 : 독서라는 큰 선물을 거부하는 삶은 문맹의 삶은 아니다. 그저 ‘정보 해독자’ 수준의 인간으로 살아갈 뿐이다. 사유하고 숙고하며 삶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능력은 독서라는 지적행위를 통해 가능해질 뿐이다.

덧, 하나.
이집트어는 왼쪽으로 글을 쓰다가 칸이 막히면 아래로 내려와 오른쪽으로 글을 써가는 구조라고 한다. 인상적이었다. 😦

덧, 둘.
농담처럼 난 책 보는 게 숨 쉬는 거랑 비슷해라고 이야기하고 다닌 지 꽤 되었다. 이번에 출처를 알게 되었다. ‘하퍼 리’의 소설 #앵무새죽이기 한 대목, ‘ 글을 못 읽게 될까 봐 두려운 생각이 들 때까지 난 한 번도 그것을 좋아해 본 적이 없다. 숨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 

p29 “ 가소성은 뇌 구조의 핵심적 특성으로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이루는 많은 것의 기반이 된다. “

p32 “ 독서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그 사람의 뇌에 이미 생리적, 인지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났다는 뜻이다. 

p49 “ 독서란 뉴런과 지성이 우회하는 행위다. 독서는 눈에 들어온 텍스트가 전달해 주는 직접적인 메시지뿐만 아니라 독자의 추론과 생각에서 비롯된 예측 불허의 에두름으로 인해 보다 풍성해진다. “

p93 “ 본래의 수메르어 체계와 마찬가지로 아카드어(길가메시 서사시의 언어) 문자 체계에 숙달하는 데도 6,7년 정도가 걸렸다고 하는데 이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  

p160 “ 모든 것에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일반적으로 18개월 정도 되었을 때다. “

p191 “ 빈곤한 환경에서 자란 일부 다섯 살짜리 아이들이 듣고 자란 단어의 수가 평균적인 중산층 아이보다 3200만 개나 적다는 섬뜩한 결과를 얻었다. “ 

p234 “ 마태 효과란 부유한 사람은 더욱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는 원리를 말한다. 어휘가 풍부한 아이들의 경우 이전에 습득한 단어들은 자동화되고 새로운 단어들이 추가된다. “ 

p283 “ 숙련된 독서가가 독서 중에 추론을 하는 경우 뇌에서 적어도 2단계의 프로세스가 일어난다는 가설을 주장한다. 하나는 추론이 생성되는 단계, 다른 하나는 텍스트에 관련된 독서가의 지식에 추론이 통합되는 단계다. “ 

p336 “ 그러니까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우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더 창조적인 것이고 내 우뇌의 경로들이 그런 식으로 강화될 거다. 이 말인가요? 아니면 난독증인 사람들은 아예 처음부터 남보다 더 창조적인 뇌를 갖고 태어났다는 말인가요? “

p365 “ 난독증은 뇌가 본디 독서에 적합한 회로를 타고나지 않았음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최고의 증거다. “ 

p367 “ 독서는 뇌가 새로운 능력을 학습해 지능을 확장해나가는 방법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독서는 기존 구조 사이에서 회로와 연결을 재편성한다….. 인간은 독서를 배움으로써 과거에 경험했던 기억의 한계에서 해방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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