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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3

✔️ 📕 아무일 없는 평범한 휴일이었다. 본가 모친을 모시고 맛나는 점심을 먹었고, 집에 돌아와 김기택시인의 '껌'을 읽었다. 모친은 즐거웠으며 시집은 너무 좋았다. 좋은일만 있었는데 두가지 일이 겹쳐지니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다. 📗 늙은 모친은 자신의 건강을 걱정한다. ' 건강이 너무 많아 어디다 써야 할지 모르는 건강을, 몸에 좋다는 것 찾아 먹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건강(p64) '을 많이 걱정한다. 위로와 호응의 말을 전하나 ' 말들은 허공 속으로 마구 퍼져 스며(p89)' 드는 느낌이다. 다음 레파토리, 본인의 희생과 사랑의 댓구로 호응하지 못해 조금 혼났던 어린 내가 등장한다. 모친에게는 생활의 서러움이 각인되어 있고, 나에게는 ' 악쓰는, 윽박지르는, 한숨이 엿처럼 찍찍 늘어나는 중년 여.. 2022. 8. 21.
마음사전 ✔️ 📚 우연히 알게된 시인, 시집보다 산문집을 먼저 읽게 되었다. 시인의 언어사전. 아주 섬세하게 ‘낱말들’에 집중하고 그것들을 시인의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감탄하며 감상했다. 한단어를 생각하며 하룻밤을 새웠다는 시인의 말이 헛으로 들리지 않는다. 📔 너무 늦게 만나 아쉬웠다. 시인이 이 글을 처음 썼던 10여년 전이라면 지금보다 더 들뜬기분으로 이 ‘언어의 축제’를 즐겼을 터, 특히 ‘사랑’의 시작과 결말을 다양하게 겪은 ‘젊은’어른들 이라면 나보다 더 이 책의 재미를 느낄 듯 하다. 📖 시인의 시집을 읽어야겠다. p57 ”소중한 존재는 그 자체가 궁극이지만, 중요한 존재는 궁극에 도달하기 위한 방편이다.” p59 ”행복은 스며들지만, 기쁨은 달려든다.” p78 “슬픔은 모든 눈물의 속옷과도 같다... 2022. 6. 23.
최승자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 📕 담배를 깊게 들이마시는 시인의 흑백사진에서 책 전체를 느낄 수 있다. 아니 그의 삶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처음 만난 순간의 느낌이었다. '이 한장의 사진이 총론이며 글들은 각론에 불과하다' 라고 메모했고, 책을 다 읽은 지금에도 그 느낌은 유효하다. 📗 1989년에 출간된 에세이집에 2013년까지 발표된 글들을 추가해 펴낸 개정판이다. 1부에서 3부는 시인의 어린시절부터 시작한다. 행복했던 시골생활이 차가운 도시생활로 바뀌고, 시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펜 가는 대로 적어내고 있다. 이미 낮고 어두운 감성은 내면에 깔리고 있었던듯하다. 4부에서는 더욱 무거워진다. '죽음' 근처에서 사유한 흔적들이 가득하다. 📘 '불안'과 '고독' 그리고 '죽음'은 많은 시인들에게 영감을 주.. 2022.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