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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이 사라진 시대에 사는 기분이다. 아니 너무 과도한 시대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의 글보다는 포탈의 짧은 영화평이나 유튜버들의 인상비평을 통해 영화를 선택하고 평가하는 시대다. 영화는 깊이있는 컨텐츠다. 오락영화라 하더라도 그 안엔 많은 의도와 함의가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영화에 대한 전문가의 글을 읽는 다는 것은 영화를 좀더 깊게 볼 수 있는 기회를 한번 더 가진다는 이야기와 다름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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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평론가는 꾸준히 영화평론을 비롯하여 영화안에서 살아온 인물이다. 문화일보, YTN, 필름2.0 등에서 영화 전문 기자생활을 했으며 독립영화의 제작을 하기도 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을 지냈고, 지금은 한국 유일의 독립영화제은 #들꽃영화제 집행위원장이다. 그가 이번 5월에 63편의 영화평을 묶은 영화책을 내었다. '당신은 영화를 믿지 않겠지만' 이라는 제목 뒤에는 '나는 영화가 세상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믿는다'라는 말이 숨어있는 듯 하다. 그는 ' 결국 예술이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며, 지금 시대를 다음 시대로 넘기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 선한 낭만주의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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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추상과 관념에 접근하는 구체와 실재를 보여'주는 도구라는 측면에서 문학과 구별된다. 평론가의 경험과 사유는 개별 영화를 내가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는지, 좋은 조언자 역할을 하게된다. 책 중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영화평이 그랬다. 못만든 섹스영화라 생각했었다. 평론가의 말에 따르면 아니였다. 감독은 섹스를 팔려는 것이 아니라 섹스를 통해 금기를 깨려는 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감독의 데뷰작이 #김복남살인사건의전말 이라는걸 알고 납득했다. 연기 못하는 여주인공이라 생각했었으나, 그녀의 연기는 철저하게 감독의 의도였다는 것이다. '딱딱하게, 어색하게, 경계선 안과 밖을 오가는 이미지로 그려져야 했다'는 것이다. 평론가의 말에 그저 동의한다 말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영화평론은 내가 바라보는 시선의 편협을 흔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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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본 영화는 평론을 통해 다시 한번 정리한 기분을 느꼈다. 특히나 현학적이지 않고 독자에 눈높이에 맞춰 풀어내는 친절한 평론들에 따스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아직 안본 영화나 드라마를 고를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더체스트넛맨 이라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찜하게 되었다. 남녀평등이 잘 되어 있다는 북유럽에서조차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구태의연한 논쟁이 남아있다고 그것을 잘 풀어낸 작품이라 한다. 몇편 안본 영화 몇개도 더 찜해 놨다. 책이 가져다 주는 보너스였다. 구어체에 가까운 편안한 글이 인상에 남는 책이었다.
덧,
출판사의 도서제공은 받지 않고 있지만 인친님의 개인적인 책 선물은 감사라 하며 받는다 😊 이 책은 저자인 오동진평론가와 가까운 지인이신 인친님( @shining_yooni )이 선물해주신 책이다. 10여명의 인친님들께 선물하셨다는데 내가 그 중 한명의 영광을 누렸다. 좋은책 선물에 감사의 말씀 전한다.
덧 둘,
머릿말부터 현 정권에 대한 파격적인 비판발언이 날서게 박혀있다. 그가 진행하는 의미있는 영화활동에 국가의 지원은 점차 줄어들 것이 예상된다. 머릿말 후반부 그는 '2027년까지 5년간 댁내에 두루 행복은커녕 아무 일 없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한다. 평론가님도 5년간 잘 버티시라 말씀 드리고 싶다.
덧 셋,
책을 통해 알게된 소소한 사실하나. '프렌치 디스패치' 속에 나오는 이쁜 삽화를 그린 이는 '산드로 코프'라고 실제 잡지 '뉴요커'의 삽화가라 한다. 그는 배우 틸다스윈튼의 남편이기도 한데, 둘의 나이차이는 17살이라고 한다. 세상에 😁
p179" '듄'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욕망에 관한 얘기다. 레토 공작은 아들 폴에게 말한다. '무릇 위대한 자는 지도자가 되려는 자가 아니라 부름을 받는 자이다.' 이건 세상을 지배하려는 욕심을 앞세우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p205"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는 언제부턴가 사라져 가고 있는 중요한 세상의 가치, 삶의 원칙에 대한 얘기다. 무엇보다 그 회환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p230" '돈룩업'이 얘기하려고 하는 것은 결국 불문가지, 명약관화하다. 지구는 멸망하기 전에 이미 멸망했다는 것이다. 그건 순전히 인류, 곧 인간들의 천박함과 오만함, 비루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p255" 정치하는 것과 연애하는 것은 사실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너무 사랑해서 미워하고 너무 미워해서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신파는 정치의 영역에서나 연애의 과정에서나 똑같이 벌어진다."
p279" 나의 지론은 영화가 세상에 저항할 수 있는 무기란 늘 두 가지 중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나는 폭력이고 또 하나는 섹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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