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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지만 비겁하지 않은 문학청년, 이젠 중년이 되어버린 평론가 신형철에 대한 느낌이다. 평론가는 타인의 슬픔을 근원적으로 공감할 수 없는 인간의 근원적 결함을 슬퍼한다. 그리고 그걸 공부할 수 밖에 없는 지식인의 숙명을 슬퍼한다.
'슬픔'이란 주제로 묶인 글타레들이 좋다. 결국 타인을 이해하는 것엔 실패하겠지만 그것 자체에 대한 노력에 가치를 두는 작가의 주제의식으로 책 전반에 걸친 다양한 소설, 시, 현실을 인식해 나가는 작업을 진행해 나간다. 그것도 월등히 세련되고 깊이있는 문체로 말이다.
책장에 책 중, 최근 문학평론가가 쓴 가장 좋게 읽은 책이라 다시 한번 뒤져봤다.
p.201 " 인간의 깊은 곳까지 내려가서 그 어둠 속에 앉아 있어본 작가는 대낮의 햇살에서도 영혼을 느낄 것이다. 내게 작품의 깊이란 곧 '인간 이해'의 깊이다."
p.272 " 아름다움이라는 말에 질색하고 시에서 그 가치를 수상쩍어하는 이들도 있지만, 나는 그들이 아름다움을 포기하고 얻은 것들에 조금도 질투를 느끼지 않는다. 시는 세계와 싸울 때조차도, 아름다움을 위해, 아름다움과 함께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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