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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은빨강 #오르한파묵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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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사람이름인줄 알았다. 아니였다. 책의 빨강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기존질서에 반대되는 모든 것이 아닐까 하느 생각이 떠올랐다. 1500년내 후반이 배경이고 주요 등장인물은 예술가들이다. 기존의 재현과 모방의 예술에서 개성의 예술로 넘어가는 시기. 빨강은 사랑, 감정, 질투, 시기 그리고 섹스를 포함한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상징으로 추측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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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보자. 짧지 않은 소설이다. 간략하게 서두만 정리한다. 추리물의 성격도 있음으로 스포를 조심해야 한다. 😊
오스만투르크제국시대 강력한 술탄 밑엔 궁정화원장 ‘오스란’과 그 부하지만 술판의 이쁨을 받는 ‘에니시테‘가 있다. 술탄은 어느날 비밀스런 그림들을 만들어내라는 직령을 ’애니시테‘에게 내린다. 그는 잘나가는 세밀화가들에게 그림을 그리기를 명한다.
어느날 세밀화가 ‘엘레강스’가 살해당했다. ‘애니시테’의 딸 ‘셰큐례’를 사랑하는 ‘카라’는 ‘애니시테’를 도와 범인을 찾는데 동참한다. 범인은 누구일까? 에니시테를 질투하던 ’오스란‘, 아니면 비밀스러운 그림을 그리게 명령 받은 3명의 세밀화가들 중 범인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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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구성의 독특함부터 이야기 해보자. 소설은 58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으며 각 장마다 아주 다양한 사람(죽은자 뿐 아니라 개, 나무등의 동식물들, 색깔, 심지어 악마까지. 😳)들이 주체가 되어 한단락 씩 자신의 입장과 상황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신선한 포맷이다. 소설은 다양하게 읽힐 수 있는 스토리를 독특하게 구축해 간다. 기본은 추리소설이다. 범인은 누구일까를 계속 따라가다보면 삼각관계안에서 갈등하는 남녀들을 만난다. 로맨스의 탄생이다. 책장을 넘기게 하는 이 두가지의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예술’에 관한 무게 있는 전통소설을 읽고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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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화가들은 현대적인 의미의 예술가가 아니였다. 필요한 물건 또는 이야기에 장식을 다는 기술을 가진 장인이라는 위치에서 ‘아름다움‘은 지금보다 더 집요하게 파고들어야할 이유였고, 목적이였을지 모른다. 그때까지 그려왔던 모사와 ‘세밀화’는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시대, 서유럽의 르네상스 등의 신 화풍과 불화를 만들어 낸다. 긍정하는 이와 부정하는 이, 합리화 하는 이들을 통해 자신의 신념과 변화의 이유를 사유하게 만드는 것이 이 소설의 주요 테마 중 하나다.
화가의 욕망에 대해 생각해 봤다. 있는 그대로를 모사하는 시대에서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그림으로 넘어가는 시대. 구체적인 무엇보다 ’알지못하는 것들을, 반쯤은 어둠 속에 묻혀있는 것p249‘ 을 그리고 싶어했다. 죽음을 그려보라는 스승의 요구를 죽음을 모른다는 이유로 거절한 제자에게 다시 요청한 것은 ’두려움‘을 그려보라는 것이었다. 근대 이후 사실 가장 많은 그림의 주제가 아닐까. 죽음의 표피를 쓴 감정의 정체 ’두려움‘. 미지의 세계에 한발 내딛는 행위로 작품이 만들어 지는 것이 ’회화‘라는 ’예술‘이라면 같은 기준으로 ’문학‘이라는 ’예술‘도 평가 받을 수 있다. 이 책 ‘ 내이름은 빨강’이 그렇다.
덧, 하나
책의 갈등 중 주요 테마 중 하나는 시기심이다. 시기심은 인간의 5대 감정에 어디에 속할까가 궁금해졌다. 진화과정에서 만들어진 공포,분노,기쁨,슬픔,혐오는 각각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시기심은 어디에 속하며 어떤 효용을 가지고 있을까?
덧, 둘
몇가지 표현에서 영감을 얻는다. 초록색 비명소리, 추억은 밖에서 내리는 눈과 같다 등을 ’글‘로 표현하는건 어렵지 않다. 그림으로는? 경지에 오른 미술가들이 멋진 이유이기도 하다.
덧, 셋
주인공중 한명의 이름은 ‘카라’다. 튀르키에어로 ‘검정’을 뜻한다고 한다. 여주인공인 ‘세큐례’는 작가 오르한 파묵의 실제 어머니 이름이며, 자신의 이름도 ‘세큐레’의 둘째 아들 이름으로 출현한다. 😁
[1권] p32 “커피숍은 쾌락을 탐닉하는 돈 많은 한량들이 무릎을 맞대고 앉아 온갖 부도덕한 일을 저지르는 장소요. 그러므로 수도원보다 먼저 커피숍을 폐쇄해야만 합니다. ”
p46 “ 우리는 그림에 금박을 입히고 테두리를 장식하지…. 가장 아름다운 그림도 우리가 그리고, 서랍장과 궤짝에도 그림을 그려 넣어 생동감을 주지. ”
p59 “ 나는 화가가 어떤 이야기를 장식하기 위해 그 그림을 그렸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그림을 보다가 어느 순간, 그것이 이야기가 아니라 그림 그 자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이야기의 일부로서의 그림이 아니라 그림을 위한 그림이었지. ”
p135 “ 자네의 이야기에 따르면, 불완전함이야말로 우리가 스타일이라 부르는 것의 근원이겠군 ”
p197 “ 삶에서 가장 원초적인 감정이 형제간의 시기심이라는 것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
p213 “ 베네치아인들은 모두 마치 전염이나 된 듯, 자신들의 초상화를 만들고 있었다. 돈과 힘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 삶의 목격자 혹은 기념물이 될 초상화를 만들었고, 그것은 자신들의 부와 힘과 권위의 표시가 되었어. ”
p248 ” 베네치아인들이 그렸던 죽음은 우리의 저승사자에 해당하는 천사였네. 그들은 그 천사를 인간의 형상으로 그렸지. “
p273 (셰큐레) “ 난 사실 하산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아요. 왜냐함면 저도 그 사람도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p312 “ 훌륭한 화가는 자신의 그림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종국에 가서는 우리 마음속의 풍경까지 바꿔 놓는다는 것을 말이야. ”
p360 “ 색은 눈길의 스침, 귀머거리의 음악, 어둠 속의 단어 한개다. ”
[2권] p116 “ 우리를 드러내 주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그리도록 요구한 소재가 아닐쎄….. 화가의 개성은 소재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그림에 반영된 화가의 숨겨진 감수성을 통해 드러나네 ”
p148 “ 매일 밤 슬픔과 비참함이 나를 압도한다. ”
p168 “ 웃지 마십시오. 사상이란 그 내용이 아니라 형식이 중요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세밀화가 무엇을 그렸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그린 방식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
p189 “ 그림을 그리는 것은 곧 기억하는 것이라네 ”
p318 “ 장인 오스만은 옛 장인들의 걸작들을 보면서 내게 자녀의 화풍에 대해 가르쳐 주었네. 회풍은 세밀화가 원해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세밀화화의 과거가, 잊었던 기억이 비밀스러운 결점을 드러내는 거라고 가르쳐 주었지. ”
p371 “ 왜 시인들은 남자의 물건을 ‘갈대로 만든 연필’이라고 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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