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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트러스트

by 기시군 202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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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에르난디아스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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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친님들의 피드가 눈에 띄었다. 호평들이 많았고, 마침 #문학동네북클럽 에서 선택할 책을 고를때 이 책이 보여 바로 잡아왔다. 책 뒷편에 #장강명 작가의 추천사가 인상적이였다. #라쇼몽 을 언급하며 다층 서술의 소설구조와 믿음과 현실사이의 지적 질문들의 솜씨가 좋다고 한다. 우리 '장각가'가 허튼소리를 할 이유가 없단 생각을 했다. 결론부터 말하지면 장작가 평가에는 반만 동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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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초 미국의 금융시장이 커지고 주식과 금융상품이 쏟아지던 시절, 천재적인 사업가 '앤드루 베벨'은 대공황마저 이겨내고 엄청난 부자로 계속 성장한다. 그의 성공 의 내조자로 똑똑하고 감성적인 아내 '밀드레드'가 있었다. 아쉽게 병으로 아내는 죽고 말지만 '베벨부부‘의 이야기는 전설이 되고 있고 책은 이 사건을 두고 4가지의 시선에서 그들의 삶을 바라본다.

1부
어느 소설가가 가명을 쓰긴했지만 누가봐도 알 수 있는 베벨부부 이야기를 흥미롭게 소설화했다. 상당히 픽션에 기반한 분위기. 이 이야기 속에 아내는 특이한 정신병으로 스위스 어느병원에서 쓸쓸히 죽어간다.

2부
베벨 자신이 자신과 자신의 아내의 이야기를 쓴다. 아픈 아내를 사랑하는 베벨의 괴로움과 아픈 아내에 대한 안타까움이 짧은 문장들로 묘사된다.  

3부
베벨은 능력있는 대필작가(직원)을 고용하여 인터뷰를 통해 최고의 '자서전'을 만드려 한다. 단지 직원인 '파르텐자'는 돈에 팔려 거짓말을 받아쓰는 사람이 아니다. 조심스럽지만 치밀한 추적을 통해 이 부부의 진실에 한걸음 다가 선다.

4부
우연히 발견된 죽은 부인 ‘밀드레드'가 직접 적은 노트. 믿음과 현실은 그녀의 짧은 일기를 통해 바로 잡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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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플롯'이 멋지다. 이렇게 세련된 구성의 소설은 오랜만이다. E.H 카아의 '역사는 과거의 현실의 대화'라는 문장이 떠오르는다. 소설에서의 진실은 진술자와 팩트간의 대화일지 모르겠다. 4개의 형태로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풀어낸다. 내용만이 아니라 형식도 다르다. 소설의 형식, 자서전의 형식, 낙서 등 한권의 소설이 담을 수 있는 테크닉은 맥시멈으로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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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의 신선함은 어떨까? 사실 그렇게 감흥이 일진 않았다. 대공항 전후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 그 와중에 좌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단편적인 모습들 등은 인상에 남으나, 사실 그들 역시 장식적으로 소비되며, 금융자본이 형성되고 거대화되며 모든 산업을 잡아먹어 가는 과정과 그 주체가 되는 '성공한 사람들'의 '그들의 숨겨진 사연' 만으론 재미를 뛰어 넘는 의미가 보이질 않는다.

사람이 갈려나갔던 시대와 제도의 위어드함을 이렇게 소모적으로 쓰고 넘어가는 것을 지켜본다는 것이 그리 유쾌하지 않다.  금융투기기술의 문제의식 따위는 일도 없다. 오로지 대중의 ‘선망’으로만 존재시키고 말랑한 ‘젠더’이슈 만으로 만들어 낸 재미. 글쎄. 킬링타임용으로는 추천한다. 😚

덧,
갑지기 예전에 읽었던 경제관련 책들이 떠올라 책장 구석을 찍업봤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금융투기의 역사가 인류에 미친 영향은 어마어마 하다. 개인이 투자 기술을 익혀 부를 축적하는걸 시비거는게 아니다. 최소한 뭔지는 알아두자고 말하고 싶다. 부인을 지칭하는 ’아내‘ 는 ’집안에 있는 사람‘을 뜻한다. 그래서? 알고 난 다음의 선택은 개인적인 것이다. 투자,투기,재테크… 뭔지는 알고 하든지 말든지 하자. 시건방진 사족이었다. 용서를 빈다.

p144 " 시간이 지나면서 벤저민은 두려운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헬렌의 죽음이 그의 인생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

p157 " 뉴욕은 미래의 수도이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본성상 향수에 사로잡혀 있다. 모든 세대가 저마다 '옛 뉴욕'에 대해 생각하며 자신들이 그 뉴욕의 적법한 후계자라고 주장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 결과로 과거는 끊임없이 재발명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늘 새로운 옛날 '뉴요커'가 존재하게 된다. "

p202 " 내가 나의 사업을 모략하는 아무 근거 없는 비난에 분노를 느끼는 건 그래서다. 우리의 성공 그 자체가 우리가 이 나라를 위해 한 모든 일에 대한 설득력 ㅇㅆ는 근거가 되어야 하지 않는가? 우리의 번영은 우리가 선행을 해온 증거다. "

p260 " 돈이 바로 그거잖아요. 모든 것. 최소한 돈은 모든 것이 될 수 있죠. 돈은 우리가 다른 모든 상품의 가치를 측정하는 보편적 상품이에요. 그리고 돈이 상품의 신이라면 여기가.... 그 신의 최고 신전이죠. "

p452 " 우리의 기이한 협력은 이어졌다. 나는 과정에 집착했고 그는 결과에 중독되었다. "

p474 " 지금부터는 그 무엇도 기억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는 데서 오는 무시무시한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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