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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by 기시군 2024.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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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이야기로만들어졌다  #자미라엘우아실 #프리데만키릭 #원더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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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이동진 평론가가 추천책 몇권을 알렸다. 그 중 고른 한권.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으로 ‘세상이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는데 호기심이 안 갈 수 없었다.  

저자들은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변할 수 있었다고 믿는다.  인간이 이룩한 대부분의 성과는 이야기를 통해 만들어졌으며 인간이 저지른, 혹은 저지를 예정인 많은 비극들 역시 이야기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본다.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한다. 종교, 문화, 경제, 여성, 환경, 노동, 소비 등 우리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이야기’로 풀어낸다.

참고로 좋은 글, 이야기를 쓰기 위한 글쓰기 작법 책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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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이야기에 끌리는 이유에 대한 설명으로 책은 시작된다. 그것은 생존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 사람들은 사실보다 이야기를 과장하여 말하게 되며 어떤 틀을 갖추며 발전하게 된다.

이야기의 힘은 인과율에서 나온다. 왜 이런일이 일어났는지를 사람들이 이해해야 공감 할 수  있다. 그것이 미흡하거나 오류라 하더라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효과적이며 심지어 거짓 근거에 따른 인과라 하더라도 그 이야기는 힘을 가지게 된다.

이야기가 힘을 가지기 위해선 객관성보다는 보다 박진감 넘치고 큰 규모의 흥미로운 이야기여야 한다. 원시인들이 묘사한 매머드는 실제보다 더 거대하게 묘사된다. 그래야 더 철저한 준비를 할 수 있었고, 이것을 책에선 ‘ 허구에 의한 생존p99 ‘이라 부른다.

한동안은 신의 내러티브가 있었다. 인간은 운명에 순응한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계속 굴러 종교의 시대가 가고 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한다. 이제 운명이 아닌, 재능과 노력이 삶의 성패를 가른다는 내러티브가 정착하는 시대가 되었다. 당신이 가난한 것은 당신이 게으르기 때문이라는 내러티브는 점점 강화되어 현대의 ‘능력주의’라는 탈을 쓰고 우리 주위를 아직 배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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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를 보자. 적은 양의 이야기가 전수되어오면서 만들어져오던 인간문명이 디지털, 네트웍, 미디어, SNS 등의 급격한 환경변화를 맞이한다. 스마트폰으로 상징되는 이야기의 ‘루트’는 사실 어떤 측면에서는 ‘디지털 판옵티콘p220’의 성격도 가지며 위세를 떨친다. 정치는 다른가? 아니다.

세상을 만드는 이야기는 객관성이 아닌 ‘서사적 우위’차원에서 더 효과를 가진다. 가짜뉴스가 판치는 요즘이다. 트럼프의 발언은 화끈하고 명쾌하고 영웅적이다. 포스트트루스 따위의 개소리를 붙혀놓고 거짓말을 ‘땡기는 이야기’로 만들어 사람들을 속이고 이용한다. 프럼프 지지자, 유럽의 극우정당 지지자, 대한민국의 태극기부대들, 그들의 성공요인에는 ‘이야기의 특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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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야기의 구조를 살펴본다. 이야기들의 기반이되는 ‘이야기의 핵심’은 내러티브Narrative다. 내러티브는 ‘특정’ 메시지를  이야기를 통해 세상으로 내보낸다.  그 내러티브는 ‘문화적 표현p159’으로서 이야기가 쌓이고 다시 그 위에 다양한 형태의 구체적인 이야기가 쌓인다. 심청전을 놓고 보자. 눈먼 아비를 모시는 효녀 심청이 돈을 받고 임당수에 몸을 던지는 이 이야기는 조선시대 유교사상에 입각한 효의 긍정적 측면을 강화하는 내러티브를 가진다.

통속적이고 일상적인 이야기가 더 먹힌다. 아무리 많이 알렸다해도 12.12사태의 내용을 의미있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적었다. 영화 #서울의밤 은 무협지의 형태로 사람들에게 역사의 진실에 마음을 열게 하였다. 이것이 이야기의 힘이다. 그리고 오늘 저녁 친구들에서 썰을 풀고 있는 당신들의 힘이기도 하다. 😅

✍ 한줄 감상 : 이야기를 부풀려 말하는 당신의 습관은 인간생존을 위해 유전되어 내려온 것이다. 자책하지 마라. 😌

덧, 하나
인간과 간단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고릴라 ‘코코’가 있었다. 그녀석에게 던진 죽음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편안함, 동굴, 안녕’ 이었다고 한다.

덧, 둘
볼테르의 유명한 말 ‘ 나는 당신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말할 권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는 그가 직접한 말이 아니다. 볼테르의 전기를 쓴 작가의 말이다. 물론 볼테르는 위의 말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덧, 셋
좋은 책이다. 하지만 읽기전에 조금 불안했다. 꼼꼼한 독일인 학자들. 568페이지를 가득 채운 많은 예시와 컨텐츠들은 총균쇠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며 읽는 속도를 더디게 했다. 참고하시길. 😅

p15 “ 폭력과 발견으로 가득 찬 인류 역사는 나누어진 우리 이야기들의 총합이라고도 볼 수 있다. 어둠과 밝음, 이 두 가지 모두가 그 안에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다. “

p17 “ 치유의 메시지와 파괴의 메시지가 가득 찬 기이한 책인 바로 성경이다. 성경은 인간의 우월성과 지구의 이용 가능성에 대한 내러티브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위험한 책이다. “

p19 “ 우리가 오늘날 ‘나’라고 부르는 거의 모든 것은 우리 자신만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다소 일관성 있는 소토리를 이루고 있는 ‘타인을 합쳐서 말하나는 것’이리도 하다. “

p29 “ 영웅의 임무는 많은 사람의 무의식적 갈망, 특히 방향 설정, 사물의 질서를 꿰뚫는 통찰력, 인식을 향한 갈망에 대한 은유다. “

p43 “ 영웅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적수 antagonist 다….. 적수는 우리 모두에게 - 주인공에게도 - 내재된 특정한 문제적 특성이나 이기심, 기형적 특성을 구현한다. “

p59 “ 마스터플롯(뼈대가 되는 스토리)은 주인공을 부추기는 에너지, 거대한 갈등이나 소망을 기술한다. “

p90 “ 문명이란 성공적인 생존전략과 이야기를 여러 세대에 걸쳐 재생산하는 것이다. “

p106 “ 도파민은 즐거움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즐거움에 대한 기대와 관련된 것이다. 그리고 행복 자체가 아니라 행복을 향한 노력에 관한 것이다. “

p116 “ 주의를 환기하는 코르티솔이 사랑 호르몬 옥시토신과 섞이면 우리는 ‘몰입 Transportation ‘이라는 현상을 경험한다. “

p123 “ 특히 소설은 독자가 자신의 사회적 환경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갖도록 촉진한다고 생각했다. “

p167 “ 단어는 극소량의 비소와 같다. 다시 말해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삼키면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잠시 후 독성 효과가 나타난다. “

p214 “ 스마트폰으로 말미암아 호모 나랜스(이야기하는 인간)는 그 어느 때보다 무수한 자신의 이야기를 생산할 수 있는 초강력 이야기꾼이 되었다. “

p240 “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우리는 내러티브를 통해 정의한 우리 집단의 이익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 우리 진영의 입지가 위협받을 때는 매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 “

p265 “ 우리의 삶은 자원과 권력으로의 접근을 체계화하는 몇몇 조작적 내러티브에 의해 결정되어고 지금도 그러하다…. 권력과 불의를 아주 믿을 만하게 미화시켜서 우리 사회의 토대가 사물의 질서에 대한 정교한 허구라는 사실을 우리가 더 이상 눈치채지 못하게 한다. “

p273 “ 종교는 한 문화에 담겨 있는 대부분 스토리의 서사적 틀과 정당성, 출처로서, 말하자면 일종의 어른(과 아이)을 위한 메타 동화로서 내러티브를 독점하면서 잘 기능해왔다. “

p288 “ 능력주의적 관점은 교육, 직업, 인간관계로의 접근이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하게 제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

p358 “ (미국의 소외층 지원사업등은) 백인 노동 계층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러한 편애는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집단적 이상에 대한 배신, 즉 사회적 지위와 출세를 스스로 얻을 수 있고 또 얻어야 한다는 능력주의 동화에 대한 배신이다. “

p381 “ (68혁명의 결과로) 1969년 사회민주당의 빌리 브란트가 총리에 올라섯고 이는 전후 최초의 정권 교체였다. 정권 교체 이후 노동자의 기업 경영 참여, 무상 대학 교육, 100만 난민 수용 등 수 많은 진보적 정책이 실현되었다. “

p402 “ 여성은 최소한 남성만큼 일부다처의 성향을 지니며 성적으로 정력적이다. 다만 수천 년 동안 온갖 권력과 잔인함으로 이러한 성향을 강제로 빼앗겼을 뿐이다. “

p473 “ 착취당하는 노동자는 자신을 착취당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궁지에 처한 자본가라고 본다. “

p492 “ (칼 포퍼) 우리가 심지어 관용적이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무제한 관용을 베푼다면, 그리고 비관용의 공격에 맞서 관용적인 사회 질서를 지켜낼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면 관용적인 사람들은 파멸할 것이고 관용도 그들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

p494 “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이야기는 윤리적으로는 보편적으로 옳지만 많은 사람의 현실에서는 그저 허구에 불과하다…… 특권층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정체성 정치라는 내러티브는 이러한 숭고한 이상에 대한 공격으로 여겨진다. “

p518 “ 내러티브의 전염은 만남이나 전화 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개인에서 개인으로 이뤄진다. 또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보면서 언론 매체나 토크쇼(유튜브 😅 ?)를 통해 다른 매체로 전염되기도 한다. “

p523 “ 상상력은 근융과 같다. 근육은 단련하지 않으면 쇠약해진다. “

p536 “ 위험이 임박했을 때 위험해지기 전에 행동하는 것이 현명하다. 말하자면 주인공이 되지 말고 이야기하는 원숭이로 남아 있는 것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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