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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이주하는 인류

by 기시군 2024.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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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하는인류 #샘밀러 #미래의창 #Migr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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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노마드로써 움직이기 쉽지 않은 정주민이 보기에 한없이 부러운 환경에서 평생을 보내왔던 유랑인인 저자는 지금까지 서술된 인류사를 ‘정주주의’에 매몰된 시각으로 보고, ‘이주’를 중심으로 인류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정주, 즉 농사가 인류 비극의 시작이라고 본 #유발하라리 의 #사피엔스 가 떠오른다. ‘사피엔스’가 총론이라면 이 책은 각론에 해당될까? 개인적으론 이주(이동)를 많이 귀찮아 하는 스타일이라 내 취향에 맞을까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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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관점이 전제된다. 우리는 이주의 원인을 먹이를 찾아, 기후가 변하여 생존을 위한 결과로 움직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인간에게는 특별한 이동에 관한 ‘호기심 유전자p17’가 있다는 가설로 이주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살핀다.

이주가 기본이었던 그리스시대, 정복과 호기심으로 인도까지 내달렸던 알렉산더대왕, 이주민들과 융합되어 발전되어 왔던 대로마제국의 이야기들이 다채롭다. 책에 의하면, 반달리즘이라는 말 자체를 탄생시킨 이주자들인 반달족의 행패도 과장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먼 섬인 아이슬란드로 이주한 자유민들은 930년에 의회 민주주의를 실시했다는 예시 등. 지금까지 알고 있는 이주의 몰랐던 측면들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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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폭압적 결과로 귀결된 ‘이주’도 빼놓지 않는다. 콜럼버스가 시작한 신대륙에 대한 백인들의 이주는 원주민이라 불리우는 좀더 빠른 이주민에 대한 거대한 희생을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노예화, 학살 뿐 아니라 전염병은 접촉을 통해 선주민 몇백만명을 쓰러트렸다. 이주는 접촉과 교류이며 이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인류사 진행에 굴곡을 만들어 낸다.

청교도들의 메이플라워호로 이해하고 있는 미국 최초의 개척담은 틀렸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13년 빠른 이주를 시도했다가 처절하게 실패한 선배들이 있었다. 환경이 이주의 실패를 만들고, 혹은 좀더 빠른 이주자들에 의해 후발 이주자가 고통에 처하기도 한다. 이주를 환영했던 19세기 미국과 20세기 초반, 경제공황의 고통에서 이주를 막아야 했던 미국은 같은 미국이다. 이주의 시도와 실패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 유럽으로 들어가려는 중동의 난민들, 미국으로 향하는 멕시코, 남미의 생존을 위한 비자발적 이주민들은 각각의 국가에서 정치적 이슈로 철저하게 관리, 거부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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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세계사가 아니다. 너무 ‘정주’ 중심의 세계사를 저자가 선택한 역사적 사실들을 근거로  ‘이주’ 중심으로 재구성해 본 시도라 할 수 있다. 정주민은 정상, 이주민은 지저분하고 포악한 비정상이라는 선입관에 대한 직설적 반론으로도 읽힌다. 기울어진 자전거를 바로 세우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꺽어야 하는 것처럼, 이주에 대한 저자의 강한 신념이 다양한 증거물들을 찾아내었고 상당부분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읽으면서 계속 우리의 미래에 대해 생각했다. 출산율 0.7대의 시대, 이 땅의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보다 많은 ‘이주민’들을 받아들어야 할 것 아닌가 하는 생각, 그들을 남이 아닌 동료들로 바라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등.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한 책이란 생각을 했다.

✍ 한줄 감상 :  볕 좋은 날이면 무조건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어하는 ‘호기심 유전자’가 많은 이들이 읽고 즐기기 좋은  역사 에세이 . 😁

덧,
이 책도 #이동진 작가의 추천도서였다. 이제 그가 추천한 소설로 넘어간다. 4권의 도서 중 3권은 이미 읽고 리뷰를 한 터라 남은 한권을 읽고 있다. 그 책도 생각보다 재미있다. ☺️

p11 “ 우리가 바란 것은 일손이었는데 대신에 인간들이 왔다. (막스 프리쉬) “

p25 “ 거의 50만 년 동안 네안데르탈인들이 유럽에 존재했던 유일한 인류였고, 그 세월은 현대 인류인 우리가 대륙에서 존재한 기간의 거의 열 배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

p61 (모세가 60만명의 이스라엘인을 이끌고 약속의 땅으로 가는 여정) “ 40년 전 이집트를 탈출한 성인 남자 이주민 중 생존자는 단 세 명뿐이었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잔인한 침략군이 되어 있었다. “

p95 (알렉산더대왕) “ 그는 페르시아를 정복한 후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동쪽으로 이동하여 인도 국경까지 진격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호기심이나 영광, 모험에 대한 사랑 외에는 뚜렷한 목적이나 동기가 없었던 듯 하다. “

p130 “ 로마는 북쪽과 동쪽에서 온이주민들에 의해 파괴되었다. 훈, 고트, 롬바르드, 알란 및 반달족 등으로 알려진 이주민들은 약탈과 파괴를 즐기는 무식한 야만인들로 그려진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대부분은 사실이 아니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이주민들을 악마화한 최학의 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

p138 “ 가이세리크가 이끄는 반달족이 서기 455년에 로마를 약탈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 어떤 것도 파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

p197 “ 스페인의 정치, 경제 엘리트의 중심에 제노바 이주민들이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었기에 제노바 출신 방직공의 아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인도를 찾아 대서양을 횡단 항해하겠다는 계획이 왕실의 지원을 받기가 더 용이했던 것 같다. “

p228 “ 스페인 사람들은 천연두를 아메리카 대륙으로 가져왔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덜 치명적인 답례품으로 매독을 선물했다. “

p279 “ ‘분류의 대가’ 린네는 동물과 식물을 물리적 특성에 따라 분류한 가장 잘 알려진 저서에서 아시아인은 천성적으로 오만하고 탐욕스럽고, 아프리카인은 교활하고 나태하며, 유럽인은 온화하고 창의적이라고 기술했다. “

p392 “ 최초의 튀르키에 이주 노동자가 독일에 나타난 지 60년 이상이 흘렀고 오늘날은 튀르키예 혈통을 가진 독일인이 최소 700만 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p396 “ 우리는 정주주의를 추구함으로써 과거와의 연속성, 이주의 정상성과 상호 연결성에 대한 인식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

p419 “ 이주의 역사야말로 우리의 가장 가가운 사촌인 유인원과 인류를 분명히 구분할 수 있게 하는 것 중 하나다. 우리는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주민과 이주민 후손으로서 우리의 역사가 모두의 공통점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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