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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부처스 크로싱

by 기시군 2024.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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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스크로싱 #존윌리엄스 #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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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역시 작년 연말에 #이동진 작가의 추천으로 구매한 책이다. 1960년에 발매한 #스토너 의 작가 ‘존 윌리엄스’의 첫 장편. 서부극이라 했고 세밀한 묘사와 삶의 대한 질문이 인상적이란 평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궁금한건 확인해야 한다. #존매카시 의 핏빛 넘실거리는 서부극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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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을 중퇴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서부로 모험을 떠나는 청년 앤드류스는 메마른 먼지 가득한 작은 마을 ‘부처스 크로싱’에 도착한다. 부친의 소개로 찾아간 들소가죽 도매상 ‘맥도날드’와의 이야기를 나누다 조금은 위험하지만 큰 들소사냥에 나서기로 한다. 자신이 비용을 투자하고 팀을 꾸려 ‘인생대박’을 만들어 보기로 한 것이다.

팀은 꾸려졌다. 자신의 신념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노련한 사냥꾼 밀러, 메마른 세상에서 신에게 의탁해 삶의 의미를 유지하고 있는 밀러의 조수 찰리,  명쾌하게 돈의 욕망을 표현하는 가죽벗기기 전문가 슈나이더. 그리고 서부라는 텅비고 큰 공간을 처음 경험하게 되는 자신 앤드류스 .

이들은 말그대로 ‘산넘고 물넘고’ 대평원을 가로지는 개고생을 하면서 소문으로만 알려져 있는 거대한 들소무리를 찾아간다. 들소떼의 존재를 강하게 믿고 있었던 밀러의 예상대로 3000여마리의 들소를 만나게 되고 대장 밀러의 총끝으로 하나의 생명은 한장의 가죽으로 변하는 ‘일상’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들의 진짜 모험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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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은 증명하기 전까지는 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그걸 알기에 신념이 중요한 사람들은 세월에, 시간에 필사적이다. 젊은 앤드류스는 미지와의 조우이겠으나 서부에 미리 가있던 그들에겐 존재의 증명이다.

능숙한 사냥꾼은 들소무리를 이리저리 몰아가며 서두르지 않고 한발씩의 총탄으로 들소들을 쓰러트린다. 들판에 누워있는 시체들은 전문칼잡이에 의해 한마리 한마리 가죽이 벗겨진다. ‘인간들’은 몰두하며 집중하여 그들이 설정한 ‘불길한 미뉴에트p169’의 리듬에 따라 몸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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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은 끝난다. 혹시나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 떠났던 모험이었다. 손에 쥐게될 욕망의 결과물을 바래서 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앤드루스는 다시 길을 떠나야 한다. 부처스크로싱에 오기 전과 달라진 것은 자신이 뭔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모호해 졌다는 사실이다. 막연하게 나마 생각했던, 자신을 충족시켜줄 것 만 같았던, 자연의 경탄, 부의 욕망, 경험에의 갈구, 모험의 흥분 등 상상했던 ‘소중한‘ 무언가는 결코 고정되지 않았으며 또 다시 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침범할 것을 예감했을지 모르겠다. 이번엔 들소들의 피비린내였지만 다음엔 어떤 잔인함과 함께 할지 아무도 알지 못할 것이다.

✍ 한줄 감상 : 가죽이 벗겨져 핏덩이가된 수천마리 들소들을 배경으로 자신들만의 삶의 이유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맑고 푸른 공허함p336’ 에 대한 소설적 질문.  

p61 “ 자신이 이제 어디 살든, 그 후에 어디 살든, 도시와는 점점 더 멀어져 자연으로 들어갈 거라 느꼈다. 이야말로 인생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느꼈다. “

p139 “ 앤드루스는 슈나이더와 밀러와 함께 말을 재촉해 숲 앞으로 들어가면서, 자신이 경계선도 표시도 없는 어떤 부드러운 존재 속으로 흡수되듯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말의 숨결, 발굽 소리, 일행이 나누는 얼마 안되는 얘기조차 모두 숲의 고요 속으로 빨려들었다. “

p168 “ 앤드루스는 조금 후에 밀러의 도살이 띤 리듬을 깨닫기 시작했다. 밀러는 신중할 정도로 느린 움직임으로 팔 근육을 긴장시키고 머리를 고정시킨 다음, 손을 천천히 쥐며 총을 발사했다.

p171 “ 밀러의 들소 사냥은 피에 대한 굶주림, 가죽 또는 가죽이 가져다줄 무언가에 대한 욕망, 또는 심지어 밀러 안에서 음울하게 작동하는 맹목적인 분노가 아니라고 보게 되었다. 그것은 밀러 자신이 빠져 있는 어떤 삶에 대한 냉정하고 무심한 반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

p188 “ 들소에게서 도망친 이유는 피와 악취, 흘러나오는 내장에 여자처럼 욕지기를 느껴서가 아나었다. 겨우 조금 전만 해도 당당하고 고귀하며 생명의 위엄으로 가득했던 존재가 이제 속절없이 가죽이 완전히 벗겨진 채 죽은 고깃덩이가 되어, 존재 자체 또는 그 존재에 대한 앤드루스의 개념을 완전히 빼앗긴 채 기괴하게 조롱하듯 눈앞에 걸렸기 때문에 구역질이 나서 도망쳤다. “

p258 “ 앤드루스 자신의 욕망은 이 모든 것들에 어느 정도 포함되기는 했지만 동시에 더 강력하고 모호했다. 어디로 돌아가고 싶은가? 어디에서 어디로 가고 싶은가? 그리고 이토록 모호했는데도 욕망은 그의 내부에 날카롭고 고통스럽게 남았다. “

p305 “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 앤드루스가 말했다. ‘ 저 자신도 제가 뭘 하려는지 모르기 때문이겠죠.’ “

p306 “ 자네는 거짓 속에서 태어나고, 보살펴지고, 젖을 때지. 학교에서는 더 멋진 거짓을 배우고, 인생 전부를 거짓 속에서 살다가 죽을 대쯤이면 깨닫지. 인생에는 자네 자신, 그리고 자네가 할 수 있었던 일 말고는 아무 것도 없다는 걸. “

p307 “ 서부는 오래 있을수록 감당이 안 돼, 너무 크고 너무 텅 비었어. 그리고 거짓이 자네에게 찾아오게하지. 거짓을 다룰 수 있기 전에는 거짓을 피해야 해. 그리고 더는 꿈같은 건 꾸지 말게. 난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만 해. “

p321 “ 그 공포감은 대평원을 가로지르는 긴 여정 동안, 들소를 사냥할 때 그 큰 짐승이 몸을 떨며 땅에 쓰러지는 순간, 가죽을 벗기면서 나는 뜨겁고 숨 막혀 죽을 듯한 악취에서, 눈보라가 치면서 온통 하애진 시야에서, 눈보라가 친 뒤의 발자국 없는 풍경 속에서, 순간순간 느꼈던 감정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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