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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즘 #브라이언딜런 #카라칼 #Essay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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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쇼핑 중에 제목이 눈에 띄었다. 그렇지 않아도 ‘글’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는 참이었다. 에세이는 글쓰기의 기초이자 시작이란 생각, 내가 피드에 올리는 서평도 일종의 에세이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에세이’즘’이라니. 알지 못하는 작가였지만 프로 작가가 생각하는 에세이, 글쓰기는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에세이의 근원 찾기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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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보는 에세이는 ‘정확함’과 ‘애매함’의 결함이다. 시작과 끝이 있는 대다수의 소설에 대비되는 개념일까. 한편으론 ‘아픈상처’면서 아픈 곳을 ‘찌르는 행위’가 에세이란다. 내 안의 아픔에 대한 시험이 아니라 ‘대상을 측정’하는 글이란 점은 공감이 된다. ‘측정’이란 단어가 낯설지만 학술서도, 문학예술도 아닌 글쓰기에 ‘측정’ 이상의 정의가 필요할까 싶다.
소설은 원료의 변형을 거친 사건과 인물에 대한 거리두기라면, 에세이는 가까이 벌어지는 감각되어지는 것들에서 ‘자아’를 찾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Text(어원은 거미줄이란다)는 수단을 통해 ‘불균질 한 질료’을 잡거나 흘려보내는 과정이 글쓰기의 과정이다.
목록을 소장하는 방향으로 활동하는(했던) 작가들도 많다. 자신의 발견을, 또는 실험을 ‘목록’화 하여 정리 또는 나열한다. 이것도 에세이스트의 습성 중에 하나다. 나 역시 책리뷰를 비슷한 포맷으로 지속적으로 정리, 축적하는 과정을 즐기고 있으니, 일종의 (능력은 떨어지지만☺️) 에세이스트라 할 수도 있겠다.
또 하나, 저자는 자신에게 찾아온 우울증이 어쩌면 특정글을 쓸때 글을 쓰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기 시작하는 시점은 ‘일기’라 생각한다. 외부로부터의 충격, 내면의 상처를 나만의 방식, 서술로 기록하고 픈 욕심. 그것이 일기이고, 그것의 확장이 에세이라는 점에서 일정정도 마음이 아픈 것은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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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하는 영혼’을 소진시켜 그 영혼을 달래는 것이 일기를 포함한 글쓰기의 효과라면, 자신이 쓴 글이 진실하다 느껴지지도 않고 형식적으로도 흥미가 떨어진다 느낌이 드는 경우, 글쓰기 자체에 염증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나와 같은 아마추어도 그럴진대, 저자와 같은 프로페셔널은 더욱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이걸 극복할 수 있는 저자의 방법론은 ‘읽기’ 밖에 없었다. 더욱 넓게, 더욱 많이, 그리고 가장 나에게 필요한 책을 골라 읽는 것. 이것은 글쓰기의 장벽을 피하는 방법일 뿐 아니라 일상의 고통 속에서 내 길을 찾은 방법론과도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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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께 추천할 책은 아니다. 에세이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을 듣는 재미는 솔솔찮게 좋으나, 아일랜드 출신의 우리에게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작가가 드는 많은 해외작가들의 예시는 너무 멀다. 읽는 재미를 반감시킨다. 다만, 나 같은 의문, 도대체 ‘에세이’라는 게 뭐야?라는 막연한 궁금증이 있는 이들에겐 하나의 주제를 깊게 훑어본다는 장점을 제공해 주는 책이다. 책 선택에 참고하길 바란다.
✍ 한줄감상 : 미완성이 하나의 태도로 가능한 장르, 에세이에 대한 다양한 시선들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
p23 “ 글 자체의 힘, 글을 쓰는 저자의 힘을 재는 글이 아니라 자기 밖에 있는 어떤 것을 재는 글이다. “
p35 “ 글이 음악이라면 목록은 지루하게 반복되는 리듬이다. “
p67 “ ‘흐름을 잡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놓아주기도 해야 한다. 둘 중 어느 하나만으로는 예술이 아니다. “
p114 “ 나는 에세이가 모종의 퇴적물이라는 발상이 마음에 든다. “
p123 “ 영어 단어 ‘아포리즘’은 윤곽을 정하기, 끊어내기, 떼어내기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
p129 “ 잠언(아포리즘)의 핵심은 모순을 간결하게 표현하는 데 있지만 순전한 역설을 응축적으로 묘사하는 데 있기도 하다. “
p165 “ 글은 오브제다. 나는 글이 독자에게 체험을 제공하기를, 다만 가능한 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제공하기를 바란다. 내가 쓴 것들을 체험하는 단 하나의 올바른 방법 같은 건 없다. “
p195 “ ‘우울증의 해부’는 센토cento 장르에 속하는데, 센토란 주로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직접 인용, 간접 인용, 주석 들로 이러어진 작품을 뜻한다. “
p229 “ 나라는 인간의 편린들을 빠짐없이 엮어보고자 하는 이 에세이즘은, 그. 모든 것이 고독으로 인해 생겨난다는 생각에 의지해 온 에세이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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