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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벨킨 이야기 . 스페이드 여왕

by 기시군 2025.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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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킨이야기 #스페이드여왕 #푸시킨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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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의딸 을 재미있게 읽고, 푸시킨의 데뷰작으로 돌아갔다. 짧게 이어지는 벨킨연작과 약간 더 긴 스페이드여왕으로 구성된 얇은 단편집이다. 18세기 후기 묵직한 러시아 소설들과는 다르다. 가볍게 읽히며 초기 러시아문학의 태동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고전소설의 향기도 느껴지는 게 우연은 아닌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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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킨이야기는 5편의 단편이 모여있다. 귀족기병 군인들 사이에서의 명예욕, 결투이야기가 담긴 ‘발사’. 극적인 사랑의 도피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연한 사건으로 신랑이 뒤바뀌는 이야기를 담은 ‘눈보라’. 탐욕의 장의사를 다룬 ‘장의사’ 등도 나쁘지 않았으나, 후반부 두편이 더 인상에 남았다. ‘역참지기’는 매력적인 딸을 납치해 간 기마병을 추적하는 역참지기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특히 ‘귀족아가씨-농사꾼 처녀’는 동네 귀족 자제 간의 알콩달콩 사랑이야기 자체가 사랑스러웠다. 🥰

스페이드여왕은 탐욕스러운 자본주의형 인간의 자기파멸의 과정을 담고 있다. 왠지 읽는 도중 ‘빨간 탁구공의 비밀’이 떠올랐다. 아주 오래전 선배에게 들었던 이야기인데 빨간 탁구공의 비밀은 여기선 생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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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흘러가는 중간중간 작가는 꾸준히 개입한다. 직접 목소리를 낸다는 측면에서 ‘메타픽션’이라 해도 될까 싶다. 물론 끼어드는 추임새가 민족과 황제를 위한 충성다짐이나 자신의 소설에 대한 방어논리 등이다. 

젊은 푸시킨은 아직 자신의 출신에서 자유롭지는 않은듯 했다. 사실 시대를 생각하면 그것에 대한 극복은 무리한 요구일 것이다. 물론, 소설은 러시아라는 자신의 조국에서 일어나는 현실을 단단히 딛고 서서 이야기하기에 힘과 재미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귀족과 민중 삶이 그의 주요 소재였다.  조금은 어설퍼 보이는 극적구성을 커버해주는 요소는 낭만적인 이야기의 힘이다. 갈등과 상황의 절묘한 짝짓기가 읽은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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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년대 러시아는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마음 따뜻한 귀족 푸시킨은 조국 러시아가 더 잘 되었으면 싶었을 것이고, 그는 귀족의 교양을 사랑하면서도 민중의 무지를 혐오하지 않고 함께 끌어안고 있다. 작품 속 부조리와 아이러니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되며 다양한 캐릭터와 사건들은 웃음과 미소를 목적으로 기술된다. 푸시킨스타일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 한줄감상 : 접근성이 좋은 러시아소설 중 한 권으로 러시아 문학 입문자들에게 추천, 대작들만 읽으셨던 분들에겐 고골문학의 원류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집으로 의미가 있을 듯. 🌱

p28 “ 나는 우울증 때문에 술꾼이 되는 것, 즉 가장 지독한 술꾼이 되는 것이 두려웠다. “ 

p49 “ 얼마나 한마음이 되어 우리는 민족의 자존심과 황제에 대한 애정을 결합했었는지! 그리고 황제에게는 또 얼마나 멋진 순간이였던가! “ 

 p54 “ 벌써 결혼한 지 4년째 됩니다. 그러나 누가 제 아내인지, 그녀가 어디 있는지, 그녀를 언젠가 만날 수는 있는지조차 모릅니다! “ 

p59 “ 교양 있는 독자들은 셰익스피어나 윌터 스콧이 모두 독자가 기대하는 바와 정반대를 그려 상상력에 충격을 주려고 무덤 파는 사람들을 지극히 유쾌하고 장난스러운 사람들로 묘사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 

p95 “ (알렉세이) 그는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 가운데 우울하고 그리고 세상에 실망한 듯이 보이는 최초의 인물이었다. 또 그들에게 잃어버린 기쁨과 시들어버린 청춘에 관해 말해 준 최초의 인물이었다. “ 

p127 “ 스페이드 여왕은 감추어져 있는 앙심을 의미한다. “

p140 “ 리자베타 이바노브나는 집안의 수난자였다. 그녀는 차를 마실 때면 설탕을 낭비하지 말라는 주의를 들어야 했다. 그녀는 소리 내어 책을 읽어야 했으며 작가의 모든 실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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