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Life

더 어두운 걸 좋아하십니까

by 기시군 2025. 9. 4.

✔️
#더어두운걸좋아하십니까 #스티븐킹 #황금가지

👻
협찬요청으로 받은 두번째 책이다. 스티븐킹의 책을 읽고 한번도 실망한 기억이 없었기에 새로 나온 2권의 단편집을 요청드렸고, 흔쾌히 보내주셨다. 역시나 책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늦더위를 잊을 만큼, 심지어 울컥할 만큼의 감정이입을 느끼며 책을 읽었다.  

👻
상권, 4편의 단편과 1편의 중편(장편에 맞먹은)이 실려있다. 

외계존재와 예술적 재능을 소재로한 ‘재주 많은 두 녀석’과 살인과 죽음의 단면을 가로지르는 ‘5단계’, ‘별종 윌리’는 잘 손질된 에피타이저다. 이어지는 #대니코플린의악몽 은 킹이 가진 이야기꾼의 제대로된 힘을 보여준다. 평범한 남자 대니는 꿈속에서 젊은여자의 시신을 개가 뜯어먹는 장면을 본다. 아는 장소라 혹시나 해서 가봤더니 실제 시체가 있었다. 귀찮은 일에 휘말릴까봐 익명으로 경찰에 신고를 했다. 너무 평범한 소재 아닌가? 그런대 웬걸, 등장하는 캐릭터과 이야기 속으로 내다 꼿히는 듯, 몰입하는 경험을 했다. 👍 그리고는 진정이라도 하라는 듯 ‘핀’이라는 소품으로 마무리 짓는다. 

하권, 6편의 단편과 1편의 중편이 실렸다. 

역시 비슷한 구성이다. 용감한 할배가 주인공인 ‘ 슬라이드 인 도로 위에서’라는 액션물과  제목 그대로 특이한 직업인 ‘난기류 전문가’이야기. 사랑스러운 강아지 ‘로리’의 모험담이 아기자기 이어지다. 메인 작품인 ‘방울뱀’이 등장한다. 코로나 시절, 친구 별장에 쉬러온 70대 노인과, 살짝 맛이 가서 죽은 자기 쌍동이 아들을 보살핀다며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할머니 사이에 사건이 벌어져 봐야 얼마나 대다한 일이 일이 일어날까 싶었다. 앞 책에 이어 또 한번 뒷통수를 맞는다. 어둠의 이야기 속에 그들의 잃어버린 상실의 슬픔이 알알이 박혀있었다. 마무리는 ‘앤서맨’이다. 삼십대 킹이 써놨던 초고를 칠십대에 완성한 작품이란다. 무엇이든 답해주는 앤서맨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
킹의 소설은 언제나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꺼야 하는 기대와, 생각한대로 또는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일을 일으키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작게 시작되는 일이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눈덩이를 굴리듯, 굴러가기 시작하면 주체할 수 없이 일이 커진다. 디테일까지 챙겨가며 흥미로움을 끌어내는 실력은 역시 장인의 실력이다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
#문지혁 작가의 창작론을 들었을 때 기억나는 부분이 떠올랐다. 소설은 말하지 않는다. 묘사로 캐릭터가 드러나게 해야한다는 말. 킹의 소설이 그렇다. 인물의 대사와 옷차림, 몸짓, 디테일들이 구체화 되어가는 과정에 하나의 캐릭터가 완성된다. 실제 존재하는 듯한 인물이 눈 앞에 있고, 그는 (조금은 어둡지만)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들을 일으킨다. 70대 후반의 작가가 상상만 해도 고될것 같은 ‘잘만든’ 소설을 계속 발표한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이 책은 킹의 팬은 물론 아직 킹의 이야기 빨(?)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께도 추천할 만한 책이다. 재미있다. 험담이랄까 조금 아쉬웠던 점을 보태자면 에피타이저, 쯔끼다시로 실린 단편들이 모두 때깔이 났던건 아니다. 몇몇은 이미 익숙했던 맛이란 점은 집고 넘어간다. 😉

✍ 한줄감상 : 킹 할배는 제목으로 질문한다. ‘ 더 어두운걸 좋아하십니까’ 내 대답은 이렇다. 아니요. 충분합니다. 더 어두우면 무서운거 싫어하시는 분들이 도망가실꺼에요. 😌

[상권]

p21 “ 트럼프가 두 번째로 나왔을 때는 그를 뽑지 않으셨어요. 차마 바이든을 뽑지는 못했지만 도널드라면 질릴 대로 질리셨거든요. “ 

p77 “ (지구의 미래) 당신들이 1세기라고 부르는 시간 정도 남았을 거예요. 그러니까 소위 말해서 ‘운이 좋다면’.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눈 눈 깜빡하면 끝나는 순간이죠. “ 

p119 “ 윌리는 그 악취를 좋아하는 편에 속했다.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좋아는 했다. 오줌, 빅스 코막힘 연고, 서서히 썩어 가는 할아버지의 조합은 죽은 새를 보는 것처럼, 배수로를 따라 마지막 여행을 하는 죽은 사마귀를 관찰하는 것처럼 흥미로웠다. “ 

p127 “ 악몽의 좋은 점이 있다면 금세 사라진다는 거라는 생각을 한다. 꿈은 솜사탕과 같다. 그냥 녹아서 없어져 버린다. “ 

p326 “ 배에 총을 맞으면 아프다. 통증이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다. 그리고 (총알의 크기에 따라) 완치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

[하권]

p13 “ 그는 이름을 바꾸고 가족을 버리고 호주 시골 마을의 조그만 은행에 취직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호주식 영어를 배워서 말이다. “

p51 “ 도망쳤던 난기류 전문가들은 감전사를 당하거나 내장이 적출되거나 심지어 산 채로 삶아졌다는 소문이 있었다. “ 

p74 “ 내가 이름을 지으면 내 반려견이 될 텐데, 로이드는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녀석이 처음으로 조심스럽게 그의 손바닥을 핥은 순간부터 이미 그의 반려견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 

p153 “ 상실의 슬픔은 잠잠해질 뿐 죽지는 않는다. 슬퍼하던 사람이 죽기 전까지는 그렇다. “

p156 “ 우리보다 운이 나쁜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주어진 운명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 “

p287 “ 똑똑한 사람들은 이중고를 겪어요. 필요한 답을 알지 못하고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점에서요. “ 

p315 “ 현실에는 주름이 있고 우리는 현재 그 주름 안에 들어가 있으니까요. “ 

#독후감 #북스타그램 #bookstagram #독서 #추천도서  #book #서평 #기시리뷰 #공포소설 #미스터리소설 #Stephen_King #더어두운걸좋아하십니까_기시리뷰

'Cul-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물농장  (0) 2025.09.09
양면의 조개껍데기  (0) 2025.09.06
궤도  (0) 2025.09.02
가라앉는 프랜시스  (0) 2025.08.31
화이트칼라  (0) 2025.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