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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디 에센셜 버지니아 울프

by 기시군 2026.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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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센셜버지니아울프  #버지니아울프 #민음사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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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모더니스트 삼대장을 뽑자면, #제임스조이스 #마르셀푸르스트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 ‘버지니아울프’ 일 것이다. #율리시스는 재작년 등산하는 심정으로 읽었고,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 는 1권만 읽고 나머지는 생략하기로 했다. 😂 울프는 아주 오래전 읽었던 #자기만의방 으로 땡치려 했는데, 문득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컬랙션 때문에 사둔 책. 이쁜 빨간색 책. 이 책부터 다시 울프를 시작하자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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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4편의 단편과 2편의 에세이로 채워져 있다. 모더니즘 대표작들,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파도’가 빠져있는 게 아쉬웠다. 그래도 단편을 통해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그녀의 ‘글맛’을 확인할 수 있었고, ‘자기만의 방’을 재독 하며 왜 이 작품이 페미니즘 문학의 지침서가 될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가장 좋았던 것은 1930년에 발표되었다는 #런던거리헤매기 였다. 당대 영국의 시대 분위기를 조금 구체적으로 확인할 있었으며, 다양한 사람들과 만남과 대화가 이어지며 사람과 사람의 관계, 그것을 그려내야 하는 작가의 역할, 영향력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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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을 가져야 하며, 500파운드의 연수입이 있어야 작가라는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울프. 이전 문학에 묻어있는 ‘남성성’에 대한 비판과 ‘여성’으로 글쓰기의 고단함을 찬찬히 잘 풀어낸 작품이 ‘여성과 픽션(나중에 자기만의 방으로 개작)’이다. 본인은 운이 좋아 친척에게 연 500파운드를 상속받을 수 있어 작가가 되었다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일 것이다. 이 글의 발표시기는 여성이 개인재산을 가질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지 채 몇십 년이 흐르지 않은 시점이었다.  공간과 시간, 특히 시간은 생계에 투자하지 않고 예술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일 터, 돈은 그 시간을 사는 도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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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의 다음 문장에 그녀의 문학세계가 모두 담겨있다. 

“나는 그저 다른 무엇이 아닌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
훨씬 중요한 일이라고 간단하게 그리고 단조롭게 중얼거릴 뿐입니다. p277”

여성 작가라는 정체성을 위해, 다른 무엇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여성이 처한 현실을 돌파해 가며 ‘삶의 리얼리티’를 글에 녹여가는 작업을 쉬지 않고 해온 작가였다. 심지어 당시 기준으론 별 능력 없는 남편이지만, 자신의 집필생활을 지지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둘이서 만든 출판사를 통해 작품을 출간하기도 한다. 그녀의 ‘단조로운 중얼거림’은 거침없는 발걸음과 함께 한 것이다. 

✍ 한줄감상 :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관계의 떨림을 즐길 것. 떨림은 리얼리티와 연결된다. 그녀는 ’ 리얼리티를 찾아내어 수집하고 그것을 여타의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라고 믿었던 사람이다. 

덧, 하나
울프가 말한 연 500파운드의 소득이 지금으로 환산하면 얼마인지 찾아봤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최소 연 5천만 원 이상의 소득으로 계산된다. 잠시… 이 땅에서 작가로 연 5천만 원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생각해 봤다. 

덧, 둘
이 책에 포함된 단편 #벽에난자국 이 울프의 후기 모더니즘 작품들의 단초를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에 난 하나의 자국을 두고, 이것이 뭘까 하는 생각의 연쇄작용. 짧은 단편 안에서의 심리변화의 출렁임과 그 묘사가 역시 ‘모더니스트’다라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p17 “ 그녀의 삶을 이룬 작고 하찮은 일들, 무의미하고 행복한 매일매일의 사소한 사연들로 가득 찬 일기였다. “

p40 “ 자기 생각으로는 예술 이면에 사상이 있어야 한다고, 그가 말하고 있을 때 우리는 그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

p59 “ 그녀의 온 존재가 그 구두 속에 있는 것 같았어. 그리고 내 사랑, 내 욕망은 그 잠자리 속에 있었지. “

p105 “ 인간 본성에 관해 솟아나는 온갖 사색이지요. “

p135 “ 여성은 수세기 동안 남성의 모습을 실제 크기의 두 배로 확대 반사하는 유쾌한 마력을 지닌 거울 노릇을 해 왔습니다. “ 

p141 “ (년 500파운드로) 사물을 그 자체로 생각하는 자유가 생겨났습니다. “ 

p148 “ 픽션은 거미집과 같아서 아주 미세하게라도 구석구석 현실의 삶에 부착되어 있습니다. “

p260 “ 현대의 남성은 자기 두뇌의 남성적인 면만 가지고 글을 쓴다는 것이지요. “ 

p264 “ 우리 시대에는 프루스트가 전적으로 양성적 마음을 가지고 있고 어쩌면 여성적 마음이 조금 더 우세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p272 “ 여성은 그저 이백 년 동안이 아니라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언제나 가난했습니다. “ 

p300 “ 자신을 묘사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접시꽃과 건초 냄새가 흘러들게 놔두었다. “ 

p339 “ 희극은 인가의 결점을 표현하고 비극은 인간을 실제보다 위대하게 그린다는 오랜 관념이 있다. “ 

p351 “ 독서는 세상을 등지고 연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활기찬 야외 산책에 가깝다. “ 

p364 “ 몸이란 영혼을 숨김없이 명료하게 비치는 판유리이고, 욕망과 탐욕 같은 한두 가지 열정을 제외하면 몸은 아무것도 아니고 보잘것없고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p393 “ 참으로 민주적인 시대의 예술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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