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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에로스, 달콤씁쓸한

by 기시군 2026. 3. 11.

✔️
#에로스달콤씁쓸한 #앤카슨 #난다

❤️
에세이라는 말에 속지 말 것. 앤 카슨이 자신의 박사논문을 나름 쉽게(?) 풀어쓴 작품이다. 그리스 서정시로 시작하여 수많은 철학자와 작가들의 말하는 ‘에로스’에 대한 지적 여행기다. 책 자체는 에로틱하지 않으며(즉, 나의 선별은 실패했다. 😂) 달콤 씁쓸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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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슨은 이 책을 ‘우리가 왜 사랑에 빠지는지 그 이유에 관한 것’이라 했지만 뇌과학 기반의 사랑과 욕망론에 익숙한 내겐 ‘이유’보다 ‘이야기들’에 관심이 더 갔다. 

에로스는 자기 내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와 무관하에게 외부에서 쳐들어오는 것이라는 정의. 그리고 그것은 움직이는 ‘동사‘라 정의한 부분에 공감한다. 또한 에로스는 까다롭게 굴 때 더 달콤하며, 에로스는 나와 연인사이의 사랑과 욕망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에, 욕망하기와 욕망의 부재 사이의 간극이 중요하다는 점 역시 이해가 된다. 

에로스는 실재 합일된 상태보다 상상 속에서 더 에로틱하다. 강화된 결핍은 고통을 끌어내며 씁쓸한 인내는 그 고통을 감내한다. 따라서 에로스는 ‘역설’을 내포하고 있다. 책에선 ‘얼음’의 예시를 들고 있다. 뜨거운 내손에 차갑고 시원한 얼음이 닿았을 때의 쾌감은 그것이 녹아내리는 것을 바라봐야 하는 근심을 전제로 한다. 욕망은 순간이며 끝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더 갈구하게 된다. 

❤️‍🩹
책의 역자의 말을 길게 옮긴다.  

‘ 욕망은 아름다운 대상을 향해 ‘손들 뻗는’ 부질없는 행위인데, 그럼에도 욕망하는 사람은 욕망의 시간이 영원히 어어지길 바란다….. 욕망이 성취되는 순간을 최대한 유예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생각으로 예로스를 품는 시간이 끝나버리길, 상상력의 물줄기가 끊겨버리길 원하지 않는다. p310 ‘ 카슨은 에로스의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에로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었던 것이 맞다. 

🧡
반론, 카슨은 씁쓸함은 ‘적의’의 맛이고  그것은 ‘증오’라 하였다. 과하지 않나 생각했다. 욕망이 부재된 에로스, 끝없이 올라가던 열락이 급격히 추락하며 느껴지는 감정에 ‘증오’를 달고 싶진 않다. 에로스는 유일하게 자기가 주인공이 되는 순간을 담는다. 주체가 되어 상대와 상호작용을 하며, 그것이 개념적으론 허구적이라 할지라도 실제 느끼며 나눌 수 있는 실존이다. ‘증오’의 자리에 ‘기억’을, ‘추억’을 두고 싶다. 

아플 것을 염려하며 시작하지 못하는 바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알지 못하고 주어진 삶을 지나갈 순 있겠지만, 한 번의 ‘추억’이라도 가슴에 남게 된다면, 이전과는 다른 ‘불규칙적인 삶’의 가능성을 두게 된다. 그것이 에로스의 유용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 한줄감상 : 에로스의 의미와 역사에 대한 철학사 산책. ‘지금이 시작되는 곳에서 그때는 끝난다. p237 ‘

p25 “ 그리스어 단어 에로스는 ‘ 필요’ ‘결핍 ‘ ‘없어진 것에 대한 욕망’을 의미한다. 연인은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원한다. 원하는 것은 소유되지 마자 더 이상 원하는 대상이 아니게 되므로, 그럴 경우 그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지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 

p33 “ 질투라는 단어는 ‘열의’ 혹은 ‘열렬할 추구’를 뜻하는 그리스어 제롤스에서 유래했다. “ 

p107 “ 그리스인들은 분명 자신들의 알파벳을 한 세트의 회화적인 고안물로 여겼다. “ 

p119 “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에 따르면 기쁨은 영혼의 움직임이다. 차이가 없으면 움직임도 없다. 에로스도 없다. “ 

p135 “ 상상력은 욕망의 핵심이다. 그것은 윤유의 핵심에서 작용한다. “

p148 “ 쾌락과 고통을 동시에 만들어내는 것이 소설가의 목적이다. “ 

p187 “ 우리가 읽는 말과 우리가 쓰는 글은 우리가 의미하는 바를 절대로 정확히 말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우리가 욕망하는 모습 그대로의 그들이 아니다. “

p213 “ 사랑에 빠진 사람은 누구도 사랑이 끝날 거라고 믿지 않는다. 연인들은 그 ‘순수한 불안의 한 조각’, 즉 욕망의 현재 직설법 속에 떠 있다. 그들은 사랑에 빠질 때 깜짝 놀라고, 사랑에서 빠져나올 때도 똑같이 깜짝 놀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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