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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여기서 나가

by 기시군 2026.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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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나가 #김진영 #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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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기분으로 골라든 책이다. 일상의 진득한 스트레스를 털기로는 공포소설만한 것도 없다. 군산, 적산가옥, ‘여기서 나가’라는 제목. 일본어로 ‘데데이케’라 발음한다. 당연히 낮고 거친 유령의 목소리겠지? 안나가면?  

📗
40대 중반, 정리해고 당하기 딱 좋은 나이다. 😂 주인공 형용은 작년에 죽은 형이 사둔 땅을 증여받게 된다. 군산의 청사동에 있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좋은 위치. 형의 친구 일석의 도움을 받아 이곳에 일본적산가옥 스타일의 카페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마침 아버지도 농사짓던 땅을 증여해준다고하고 좋은 기회를 잡은 것 같다.  

아내 유화를 설득해 군산에 내려 왔는데, 유화는 형용과 준비를 하면서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터에는 귀신이 산다고. 사람이 죽어나가는 곳이라고. 어느날 밤 유화는 카페에서 하얀얼굴에 일본인 복장을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는 그녀에게 가까이 아주 가까이 다가와 말한다. ‘데/데/이/케! ‘ 유화의 온몸은 떨린다.  사건은 이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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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소설의 주인공은 귀신이 아니다. 귀신을 보는 사람들이 가지는 욕망과 갈등이 주인공 자리를 차지한다. 자신의 실패를 만회하려는 욕심, 자기가 차지하지 못한 명예에 대한 갈망, 아귀다툼에 밀려 자기손에 들어오지 못한 재물에 대한 절박함. 유령과 귀신은 그들 사이를 헤집으며 이야기를 공포를 만들어 낸다. 이 책 역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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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창작에 대한 노고에 대해 생각했다. 문장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잘 안다. 특히나 장편소설을 쓴다는 것은 일반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강도 노동이다. 그 결과물이 엄청난 것일 때, 그 작품은 베셀이 되거나 명작이 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범작으로 남고 만다.

무언가 한방이 없다. 이런 평이면 작가도 힘이 빠질 것 같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웰메이드 소설은 맞다. 술술 잘 읽혔고, 다음이 궁금해서 끝까지 쉬지 않고 읽어내려갔다.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고, 조금은 너무 예상되는 부분도 있었다. 일단, 공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층에겐 추천이다. 하지만 나처럼 ‘곡성’정도 아니면 심령, 공포에는 둔감한 사람에겐 볼만한 넷플 영화한편을 감상한 정도의 기분이다.

✍ 한줄감상 : 등장인물 내면의 갈등, 변화, 그 추락의 과정이 ‘귀신’보다 더 무섭게 그려졌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p19 “ (퇴직자) 형용의 송별회ㅏ를 하며 자신들의 고용 불안을 잠시나마 잊고 싶은 듯했다. “

p104 “ 성공과 싶래가 노력의 차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대부분 운이지. 그리고 그 운은 사람이 발 딛고 선 땅의 기운에 좌우될 때가 많아. “

p193 “ 십이지신은 혀를 차며 등을 돌렸느니라. 혼백을 흩뜨리는 악귀가, 환혼귀가 따라붙었느니라. “  

p209 “ 저주란 기이한 힘이 아니라, 그 말이 세상에 한 번 발설되는 순간부터 이미 누군가를 괴롭히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해령은 알고 있었다. “

p286 “ 삶을 빌려 목숨을 이으니, 죽음을 남겨 어둠에 바치노라. 아귀는 탐하고, 혼은 흩어지고, 산 자의 탐욕은 죽은 자의 제물이 되어 굶주림에 묶인 자를 스스로 입멸에 이르게 하노라. “

p304 “ 아니, ‘유메야’는 산 자의 집이 아니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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