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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by 기시군 2022.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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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이장욱작가의 첫 장편소설이자 데뷰작이다. 2021년 개정판을 내서 새책으로 읽었다. #천국보다낯선 에서 처음 만났고 #캐럴 로 다시 만났다. 처음부터 그는 장인이였고 난 그의 초기작이 궁금했다. 궁금할 땐 찾아가서 읽으면 된다. 첫 소설은엔 조금 더 젊고 날선 이장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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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영화적이다. 15개 **씬**(scene)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씬에서 당황하지 말자. 사고가 일어난 직후의 풍경이다. 누가 누구인지 왜 이러는지 알수 었다. 13개의 씬이 지나간 후 마지막 씬에서 첫번재 씬이 발생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모든 일은 한 여자의 두통에서 시작한다. 이 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예상할 수 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서로를 바라보다 지하철이라는 쇳덩이에 뭉개져 죽어나간다. 쳐다 보는 것 만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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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환경과 다르지 않다. 2000년대 초반 IMF직후 한국은 경제발전의 속도는 가속화 되었지만 그 전보다 빈부의 격차는 커지고 있었다. 지금 대한민국 역시 다르지 않다. 삼성 현대는 이미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고, 부동산은 폭등하여 집가진 서민들은 좋은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상당수의 서민들은 그 빈부격차의 가속화에 이미 절망하고 있다. 근본적인 개혁은 눈에 보이지 않은다. 다만 다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각자도생'의 길에서 외로이 분투할 뿐이다. 소설에서 죽어나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각자도생의 길에서 낙오한 낙오자들. 악마는 사람들을 파편화 시키고 일차적인 욕망에 복무하게 만든다.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의 킬킬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이 시대의 악마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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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부분에서 평론가는 이 책을 '추리할 수 없는 추리소설'이라 평했다. 일리있는 말이다. 우리 주변까지있는 불행들을 인과관계없이 진행시킨다. 말도 안되는 초현실적인 상황과 인물이 등장하여도 어색하지 않게 스토리가 굴러간다. 불길한 징조는 사건을 암시하고 나름 정교하게 사건들은 이어진다. 추리물의 한장면같다. 다만 추리물이 가지고 있는 사건해결의 통쾌함은 없다.  이 암울함을 문학적으로 즐길 수 있어 다행이다. 나에겐 좋은 독서였다. 이장욱작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덧,

왜 어두운 이야기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들은 적이 있다. 나도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 다만 다크사이드를 쳐다보게 될 때 '질문'이 선명해 진다. 인간의 삶에 대한 질문 말이다. 내가 행복할 땐 질문거리가 많지 않다. 운이 좋아서 내가 능력이 있어서 행복할 뿐이다. 하지만 불행 또는 불운이 닥칠 때 우리는 질문한다. 내가 무슨잘못이 있어서 이런 꼴을 당하는지. 나의 다크사이드는 쳐다보기 어렵다. 소설을 통해 작품을 통해 그 내면의 숨겨진 면들을 더듬는다. 내 삶은 메타화 하기 위한 좋은 액션이다.

p18" 화요일 저녁의 그 순간에 한 여자의 두통이 시작되자, 그들 모두는 자기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누군가 제 이름을 불렀던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 등을 툭 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아니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저 뒤를 돌아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제 뒤쪽에 아무것도 없음을 확인하고는 하던 일을 계속했다. "

p138" 친구의 장례식장에 와서 옛 연인을 만난다는 것이 약간은 기묘하게 느껴졌다. 죽은 친구는 한때 그가 사랑했던 여자의 옛 연인이기도 했다. 삶과 죽음과 삶이 이상하게 이어져 있었다. 삶과 죽음과 삶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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