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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전국축제자랑

by 기시군 2022.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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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하며 봤다. 🧐 생각해 보자. 연인이든 부부든 마음맞는 사람과 정기적으로 여행을 간다. 활발할 여성과 조심스러운 남자, 캐미도 맞다. 재미있게 여행가서 놀고 이야기하고 맛난거 먹고 집에와서 글을 쓴다. 심지어 그 글이 잘 팔려 돈도 번다. 세상에 이런 신선놀음이 어디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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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12개의 지방 축제 탐방기를 담고 있다. 첫장부터 낯설다. 의좋은형제축제, 형님먼저 아우먼저 농심라면의 그 의좋은 형제가 실존인물이어였다니. 😁 일본에 천자문을 전해주었던 왕인 관련 축제, 홍어축제, 의병제전, 밀양아리랑축제에 이어, 품바축제도 참가한다. 최선을 다하는 품바들을 보고나면 거대한 스케일의 강릉단오제를 둘러보고 쓸쓸했던 '젓가락페스티벌'에 들리게된다. 가장 웃겼던 '완주와일드푸드축제'에 참고하고 나면 슬펐던 '양양연어축제'에서 죽어가는 연어를 만난다. 마지막으로 꼬막을 먹고 곶감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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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작가들의 따뜻하고 유머스러움이 책 군데군데 진하게 묻어난다. 즐거운 독서란 이런 경험을 말하는 것이겠다. 발랄한 김혼비가 벌레를 갈아먹는 내공을 발휘할 때 박수를 보냈고, 꼬막끌대에 매달려 경주에서 헤메이는 김태하의 귀여움에 웃음이 지어진다. 그러면서도 연어축제를 통한 생명에 대한 진지한 문제제기는 마음을 울린다. 그 뿐이랴. 지자체에서 축제를 준비하는 모든 공무원들에게 살아있는 리포트를 제공함으로써 코로나 이후 K축제의 퀄리티 업그레이드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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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쉽게 쓰여진듯 보여 만만하게 보일 수 도 있겠다. 하지만 기획과 실행, 집필로 한권을 책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어 이정도의 '톤앤매너'를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나 진심이 장착되지 않으면 현실에서 물과 기름처럼 둥 뜬 글이 되기 쉽다. 두 작가는 젠체하지 않고 축제와 그 안에 사람들 안에 깊숙히 들어가 알찬 결과물을 내었다. 좋은 책이다.

덧,
책을 읽다가 대학때 축제에 참가했던 장면이 떠올랐다. 당시 유행했던 '운동단체'등에 기부하고자 하는 목적없이(!) 순수히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주점을 며칠 운영했었다. 😁 축제 후반부 주방을 담당하던 선배는 조용히 나를 불렀다. 부추전에 부추가 부족하다며 뒷쪽 잔디밭에 가서 잔디를 캐오라는 것이다. 선배의 명령을 하늘같이 아는 나는 열심히 풀때기들을 수확하여 선배에 가져다 바쳤다. 어떤 비율로 부추와 잔디를 섞었는지 알지는 못한다. 다만 축제가 끝날때까지 클레임은 단 한건도 없었다. 😊

p29" 그래, 사실은 알고 있었다. 때로는 어설프고, 때로는 키치하고, 때로는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이 혼잡한 열정 속에 숨어있는 어떤 마음 같은 것을 우리는 결코 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그마저도 낡고 촌스러워진 ‘진정성‘이라는 한 단어로일축해 버리기에는 어떤 진심들이 우리 마음을 계속 건드린다는 것을 "

p217" 누군가의 필사적인 삶의 의지를, 그리고 그 의지가 너무나도 간단히 꺾여 버리는 순간을 봐 버리고 나면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같이 죽는 것 같다."

p290" 이전의 여행들이 주로 그 지역의 명소나 음식, 풍광으로기억에 남았다면 축제를 통해 방문했던 지역들은 유독 사람들로 기억에 남았다.....축제장 안팎에서 마주치고 스쳐 갔던 모든 이들의 안녕이 궁금하고, 그들의 삶의 공간으로서 도시의 안부가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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