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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

by 기시군 2022.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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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SF소설계의 고인물, 듀나작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한명인지 그룹인지도 알 수 없는 신비에 쌓여있지만 한국내 SF업계에선 막강한 파워를 지닌 고참작가. 특별히 작가에 반감이 있던것도 아닌데 듀나의 작품들을 읽어 본적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현대문학 핀시리즈에 듀나 작품이 있는걸 발견했고 컬랙션에 집어 넣을 요량으로 바로 구매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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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소행성대에 있는 아르카디아라는 도시에 우주선 사고를 당해 몸의 3/4을 날려버린 '승예'가 오게된다. 사고를 당한 곳과 마침 가깝게 있던 이곳에서 '승예'는 서서히 재생작업에 들어간다. 아르카디아는 초거대AI '마더'가 관리하는 곳으로 스스로 소멸하고 싶은 인간들이 자신의 정신을 AI에 편안히 녹여버리는 곳으로 우주의 3곳 밖에 없는 '양로원'이다. 마침 이곳은 승예가 어린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아직 상처가 아물진 않았지만 AI의 힘을 빌려 거리를 돌아다니던 승예는 어린시절 자신의 베이비시터였던 '라다'을 만나게 된다. 직후부터 ‘승예'는 복잡한 사건에 휘말리기 시작한다. 아르카디아에는 어떤 조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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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SF에서 쓰이는 주요 소재들은 다 모인 것 같다. AI부터 우주전쟁, 인간재생, 공장에서 생산되는 인간, 게임에서 가능한 세계관의 구현, 역시 둥량감 있는 작가 답게 이 짧은 분량에도 속도감있게 멋진 세계를 창조해 낸다. SF세계관을 자연스럽게 빌드업 하는건 그리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책에 절반까지 차근차근 쌓아올리는 가상의 '아르카디아'는 모습은 아주 흥미로웠다. 그런데, 구축된 세계에서 주요 인물들이 만들어 가는 사건들은 급격히 흥미가 떨어졌다. 속도감 있게 벌어지는 전투씬까지 있는데도 말이다. 책을 다 읽을 때까지 가진 의문이였는데 마지막 해설부분에서 일정정도 힌트를 얻을 수는 있었다. 조금은 뻔한 서사역시  SF 찐 팬들에게 보내는 오마주라는 것이다. 아직 소프트한 SF팬인 나에겐 그 괴리감이 느껴졌던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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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복사, 개조, 변형이라는 과정, 그리고 거대AI의 범위와 의도 등을 바라보면서 육체없이 뇌만 남는 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인간이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에게 '자아' 또는 '정신'의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 지난주  에서 다룬  의 주요 주제이기도 했다. 방송에서  교수는 물리량으로 측정 할 수 없는  의 실제 존재 여부에 문제제기를 하기까지 했다. 아직아는것이 많이 없다. 이 짧은 한편의 소설을 통해 삶과 죽음,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궁극적으로 나의 존재는 어떻게 증명되는 것일까 하는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때부터 시작한 궁극의 의문을 다시한번 떠올릴 기회가 되었다. 😊

덧,
듀나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대표작은 뭔가 한번 찾아봐야겠다. 이 작품은 SF장르의 형식미에 더 집중하는 느낌이 더 강해 아주 몰입하진 못했다. 유명한  의 정체가 궁금하다. ☺️

덧 둘,
사놓은 핀시리즈는 다 읽었다. 가장 최신출간작이 #오한기 작가 작품이라 이 책은 질러놨다. 다음 작품은 아직 모르겠다. 추천해주실 만한 작품이 있다면 감사드리겠다. 🤗

p41"죽는 건 무섭잖아요. 영원히 사는 것도 무서워요, 그렇죠? 그리고 태양계 대부분의 곳에서는 그 둘밖에 허용하지 않지요. 하지만 여기 소행성대에는 다른 선택이 있어요."

p161"아르카디아, 엔디미온, 엘리시움. 이들은 죽은 자들의 안식처와 거리가 멉니다. 다들 아시잖아요. 양로원의 마더들은 소멸하는 인간들의 정신이 남긴 데이터를 이용해 끊임없이 미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구해왔습니다. 여기는 프랑켄슈타인의 연구실입니다. 번뜩이는 글리치 속에서 죽은 자들의 정신을 자르고 붙이며 무언가 다른 것을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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